[OSEN=길준영 기자] A등급 FA 선수들의 이적으로 뜨겁게 타올랐던 FA 시장이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
올해 FA 시장은 처음으로 FA 등급제가 도입됐다. 총 25명의 선수가 FA 자격을 얻었고 이중 16명이 FA 자격을 신청해 시장으로 나왔다. A등급은 8명(유희관, 이용찬, 오재일, 최주환, 허경민, 정수빈, 김상수, 김성현), B등급은 7명(김재호, 차우찬, 양현종, 최형우, 이대호, 우규민, 이원석), C등급은 1명(김용의)이다.
스토브리그 초반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구단들의 지갑이 쉽사리 열리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무색하게도 엄청난 돈의 전쟁이 벌어졌다. FA 계약을 맺은 7명의 계약 총액은 293억원에 달했다.
초반 이적시장을 주도한 것은 아무래도 대어급 선수들이 많이 있는 A등급 선수들이었다. 계약에 성공한 7명 중 A등급 선수가 5명이었고 B등급과 C등급이 각각 1명씩 계약에 골인했다. 특히 두산 출신 A등급 선수 4명은 모두 대형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허경민이 4+3년 총액 85억원에 두산에 잔류했고 정수빈도 6년 총액 56억원에 재계약했다. 모기업의 상황이 좋지 않아 큰 금액을 투자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였던 두산은 계약기간을 늘려 총액 규모를 키우는 방식으로 주축 선수를 붙잡는데 성공했다. 오재일과 최주환은 각각 삼성과 SK로 팀을 옮겼다. 오재일은 4년 50억원, 최주환은 4년 42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또 다른 A등급 선수인 김성현은 원소속팀 SK와 2+1년 11억원에 재계약했고, B등급 최형우는 KIA에 잔류하며 3년 47억원으로 만족스러운 계약을 따냈다. C등급 김용의 역시 원소속팀 LG와 1년 2억원에 재계약했다.
이제 시장에 남은 선수들은 대부분 B등급 선수들이다. 그렇다보니 뜨거웠던 이적시장은 지난 16일 정수빈의 계약을 마지막으로 살짝 사그라든 모습이다. 다만 남아있는 선수들의 이름값만큼은 A등급 선수들 못지 않다. 이대호, 양현종, 김재호, 차우찬, 우규민, 이원석이 B등급 선수로 시장에 남아있다.
이중 해외진출을 모색중인 양현종을 제외하면 타팀으로의 이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재자격을 얻은 선수들이다보니 이대호나 김재호 같이 원소속팀에서 상징성이 큰 선수들이 많고, 대부분 나이도 적지 않다. A등급 선수들과 비교하면 FA 보상금은 조금 완화됐지만 여전히 FA 보상 선수를 내줘야하는 것도 부담이다.
양현종은 만약 해외진출에 실패한다면 KIA에 잔류할 것이 유력하다. 양현종은 KIA를 이끌어온 에이스로 KIA 입장에서 놓칠 수 없는 선수다. 더구나 보상선수 지명시 23억원, 미지명시 46억원에 달하는 FA 보상금도 타팀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액수다.
타팀 이적이 쉽지 않다고 해도 계약규모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균, 정근우 등 동년배 선수들이 은퇴하기 시작한 가운데 이대호는 144경기 타율 2할9푼2리(542타수 158안타) 20홈런 110타점 OPS 0.806으로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다. 양현종 역시 31경기(172⅓이닝) 11승 10패 평균자책점 4.70으로 조금 아쉽지만 국내 선발투수로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이대호와 양현종 등 거물급 B등급 선수들이 두 번째 FA 태풍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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