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레딩대 심리·임상언어과학대학 연구팀은 최근 진행한 블라인드 실험에서 생성형 인공지능 챗GPT-4가 작성한 대학 시험 답안이 94%의 확률로 채점자에게 적발되지 않고, 83%의 경우 실제 학생의 답안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AI가 대학 시험에서도 컴퓨터와 인간을 구별해내는 '튜링 테스트'를 통과했음을 시사한다.


26일(현지시각) 과학 저널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연구팀은 심리학 학사 학위 취득을 위한 5개 학부 시험에서 챗GPT-4가 작성한 답안을 가짜 학생 33명의 이름으로 제출했다. 시험 항목은 단답형 3개와 에세이 2개로 구성됐으며, 숙련된 채점자들은 연구 진행 사실을 모른 채 답안지를 채점했다.


그 결과 챗GPT-4가 작성한 답안 94%는 채점자에게 적발되지 않았으며, 평균적으로 실제 학생의 답안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챗GPT-4의 답안과 실제 학생의 답안을 무작위로 비교했을 때, 챗GPT-4의 점수가 더 높을 확률은 83.4%에 달했다. 또한, 실제 학생이 챗GPT-4의 점수 중간값보다 높은 점수를 받는 비율은 4개 시험에서 4.35~17.63%에 불과했으며, 에세이 시험 1개에서만 실제 학생 57.14%의 점수가 챗GPT-4의 점수 중간값을 넘었다.


연구팀은 "학생들이 부정행위에 AI를 악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AI가 교육 평가에 미칠 영향을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전 세계 교육 부문이 AI 발달에 대응해 새로운 정책과 지침을 만들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AI 기술의 발달이 교육 시스템에 새로운 도전과제를 제기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학생들이 AI를 이용해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할 가능성은 물론, AI가 제공하는 학습 지원 도구들이 교육 평가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따라 교육 기관들은 AI 기술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학생들이 부정행위를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강조된다.


특히, AI 기술이 교육 평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 세계 교육 기관들은 정책 및 지침을 신속하게 마련하고, 이를 실질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AI 기술의 윤리적 사용을 위한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며, 학생들에게 기술의 올바른 활용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AI 기술이 대학 교육의 평가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시사하며, 교육계 전반에 걸쳐 AI와의 공존 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점임을 보여준다. AI의 발전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윤리적,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교육 환경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