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외모, 표정, 목소리, 말의 내용을 자유자재로 생성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인공지능 인간(AI Human)’이 국회의원 후보, 미인대회 참가자로 등장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스칼렛 조헨슨의 목소리 도용 논란 등 학습 데이터에 대한 의혹과 문제 제기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 닮은꼴 생성’ 기술의 활용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다음 달 7월 예정된 영국 총선에는 ‘인공지능 후보’인 ’에이아이 스티브(AI Steve)’가 출마할 예정이다. 최근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은 그가 영국 남부 해안 도시인 브라이튼 앤 호브(Brighton and Hove)의 브라이튼 파빌리온(Brighton Pavilion) 선거구 후보 명단에 올라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지역구의 시민들은 다음 달 투표용지에서 그의 이름을 보게 될 것이다.


‘에이아이 스티브’를 탄생시킨 사람은 ’뉴럴 보이스(Neural Voice)’라는 ‘인공지능 아바타’ 회사의 회장인 스티브 엔다콧이다. 2022년 보수당 소속으로 지방선거에 출마했으나 500표도 얻지 못한 엔다콧 회장은 14일(현지시각) 미국 NBC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에이아이 스티브의 부조종사(co-pilot)“라며 “인공지능을 이용해 항상 유권자와 대화하고 에이아이 스티브 대신 내가 의회에 들어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이아이 스티브는 자신의 누리집을 통해 시민 누구와도 24시간 대화를 나눌 준비를 갖추고 있다.


미국에서도 정치 분야에서 생성형 인공지능이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미국 와이오밍주 샤이엔 시장 선거에 출마한 빅터 밀러(Victor Miller)는 자신이 당선된다면 챗지피티(ChatGPT)를 기반으로 자신이 만든 챗봇 ’브이아이씨(VIC)’가 주도권을 쥐고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는 공약을 내세웠다. 2년 전 덴마크에서는 인공지능 기반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정당이 창설되기도 했다.


온라인에서는 ‘인공지능 인간’을 대상으로 한 미인대회가 한창이다. 세계 에이아이 크리에이터 어워드(World AI Creator Awards)와 창작자 기반 플랫폼 팬뷰(Fanvue)가 지난달 함께 연 ‘미스 에이아이’ 행사에는 1500명의 ‘에이아이 미인’이 참여했다. 상위 3명의 참가자에게는 2만 달러(약 2800만 원)의 상금이, 최종 우승자에게는 추가로 5000달러(약 690만 원)가 상금으로 주어진다.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인공지능 인간의 역할을 확대시키며, 정치, 문화, 사회 전반에 걸쳐 새로운 가능성과 도전 과제를 동시에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인공지능 기술의 윤리적 사용과 데이터 관리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