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금욜부터 오늘까지 운동을 못했어. 내 몸에 미안하기도 하고, 여기 횽들 보기 민망하기도 하고, 의지도 다질겸-다행히 우리는 신정 쇠서 설날땐 좀 덜 불안해 ㅎㅎ-, 제목 그대로 80대 몸무게에서 60대 몸무게로 진입하기까지의 여정을 이야기 해 보려고.
내가 주저리주저리 길게 말하는 걸 좋아하니까, 스크롤 압박에 알러지 있는 횽들은 살포시 뷁스페이스 눌러 주길 바랄게.ㅎㅎ
내가 여자 치고는 좀 큰 키야. 그리고 어릴때부터 그리 마른 체격은 아니었고. 그래도 어릴땐 키 커야 하니까 부모님이 잘 먹이셨고, 본인도 먹는거 무지 좋아하고 그렇게 먹으며 지냈지. 중학교때까지도 뭐 그렇게 심하게 뚱뚱한 편은 아니었어. 그냥 덩치가 좀 큰 정도랄까. 중학교 2학년 때 키가 170에 몸무게 64였으니 심한 정돈 아니잖아. 심해??- -;;
문제는 고등학교 가면서. 살이 기하급수적으로 찌는거야. 앉아 있는 시간이 많고 그러니까. 고 1때 65를 넘겼고, 고 2때 70을 돌파하고, 고3 때는 차마 몸무게 잴 용기가 안나서 우리반 체육부장한테 부탁해서 2학년 무게에 1키로만 더해서 적어냈지.
수능을 치고, 좀 뭔가 멋진 대학생활을 하기 위해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살을 빼야 하겠더라고. 집에서도 예전엔 별 말 안했지만 이제 슬슬 살빼라고 압박도 들어오고. 결국 동네 헬스클럽에 등록을 했지. 그런데 이게 매일매일 안가지는거야. 가도 하루에 20분만 걷고 오기도 하고. 그런 식으로 한달을 허비했지. 나같은 경험 있는 횽들은 알거야. 머리와 몸이 따로 노는 그런 현상 말이야. 그래서 나름대로 막 괴로워 하고 있다가, 집에 온 비만클리닉 찌라시를 봤지. 몇 번 왔던 찌라신데, 그날은-지금도 기억해 2001년 12월 20일- 좀 다르게 보이더라고. 이틀 고민하다가 어렵게 부모님한테 이야기했지. 나 이거 보내 달라고.
그때 좀 황당한 표정 지으시더니만, 내 상태의 심각함을 아시니 승낙하시더라. 그래서 비만클리닉 찾았고, 그날 첨으로 체성분 검사라는 걸 했어. 84키로. 90넘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낮아서 안심했지만, 당연히 난 중등도 비만이었지. 그래도 키가 있으니 고도는 아니더라고.
1200칼로리 먹고, 약도 먹고, 병원 운동실에서 운동도 하고, 행동수정요법도 쓰고...
그렇게 두 달을 보냈어. 한 달에 백만원씩 주고. 그러고 나니 내 몸무게는 72키로가 되어 있더군. 앞자리 줄이는 데 성공한거야. '돈을 그렇게 처발랐는데 그거 안빠진 게 이상한 거 아니냐'라고 말하는 횽들 있을거야. 물론 약과 돈의 힘을 빌었지만 그렇게 하는 거 정말 쉽지 않았어. 연말에 설이랑 크리스마스도 끼어 있고, 친구들 만나야 하고... 병원에서 하는 운동 모자란다는 생각 들어서 병원 왔다갔다 하는 거 버스 안타고 걸어다니고-왕복 한시간 이십분 소요- 그랬으니까.
암튼 그렇게 해서 대학에 들어갔지. 난 내가 많이 뺐다고 생각했는데 대학가니까 또 그런 것도 아니더라고. 게다가 신입생 환영회니 엠티니 뭐니 해서 무작정 먹고 마시고 하다 보니 도로 3키로가 쪄버린거야. 이런제길. 2002년 여름방학때 고향 내려와서 다시 다이어트 시작했어. 하루에 30분 자전거 30분 빨리걷기, 혼자 식사일기 써가며 1300칼로리 섭취. 그렇게 대학교 방학 두 달을 올인하니 몸무게는 69키로가 되어 있더라고. 어쨌든 또 앞자리 변화를 시킨 거고. 그 여름방학 다음부터는 생활 속에서 의식적으로 덜 먹고 자주 움직이려고 애를 썼어. 한 시간 이내의 거리는 걸어다니고, 공기밥은 아무리 배불러도 3분의 2 이상 먹지 않았고(이건 지금도 그래)...
빨리 빠지진 않았지만 또 서서히 빠지기 시작한 끝에, 몸무게는 62에서 64를 오르내리지. 이 선에 다다른 게 2003년 중반부였어. 그 후로 계속 유지중. 중간에 60까지 갔던 적도 있는데 그땐 하루에 1000칼로리도 안되게 영양섭취하고 있던 때라 그랬던 거고.
웨이트 해야 한다고 들은 건 있었지만 실제로 하진 않고 있었는데 다갤 들락거리면서 생각이 많이 변했어. 이제 근육을 좀 만들어서 탄력있게 살고 싶은 생각이 막 치민다고나 할까. 그러면서 다시 한번 의지를 다지고 있는 중이지. 무작정 유산소만 하는 생활은 잠시 안녕 하려고.
32짜리 바지도 안 들어가던 내 몸이 29까지 들어가고, 100짜리 상의 입어야 하던 내 몸이 이제 66사이즈 소화 가능해. 자신감도 적당히 생겼고. 아직 미운오리새끼 컴플렉스가 남아 있지만 그건 웨이트로 만들 탄력있는 몸매가 많이 날려주리라 믿고 있어.
살 빼면 인생이 달라진다는 말 거짓말 같지만 어느 정도 진짜더라고. 물론 아직 험난한 여정이 남아 있지만 그 와중에 연애도 해 보고 예쁜 옷도 사 보고 그랬으니까. 그러니까 다들 힘내서 달려가자고.
내가 다른 갤보다 이 갤을 더 좋아하고, 눈팅을 벗어나서 글도 올리는 이유는 다같이 하나의 목표로 가는 사람들 때문이야. 건강한 몸이라는 그 목표. 그러니까 서로서로 챙겨주고 격려도 해 주고 채찍질도 해 주자구.
물론 병원 도움 받았고 유산소만 죽어라고 했지만, 나름대로 살 뺀 사람으로서 나도 여기서 많은 횽들한테 힘이 돼 주고 싶네. 뭐 전문적인 건 아니고 그냥 심리적인 용기 같은 것 말이야.^^
읽어봤으니 알겠지만 내 살까기엔 대단한 방법이 있었던 건 아냐. 덜 먹고 많이 움직이는게 전부였을 뿐. 그래도 그 정도도 안하던 생활이 있었으니 대단하다면 대단한 건가?
뭐 쌈빡한 거 기대했던 횽들이라면 미안하구.ㅎㅎ
기차를 좀 오래 타고 집에 왔더니만 되게 피곤하네. 일찍 자고 낼부터 다시 열심히 운동해야지. 자기 전에 맨손스퀏 100개랑 크런치 45개, 레그레이즈 30개 하고 잘라궁. 횽들도 즐쿰하고 달려가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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