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멸종할 수도 있는 시나리오 중 하나로 핵전쟁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핵전쟁은 소행성 충돌이나 화산 폭발과 같은 자연재해와 달리, 인류가 스스로 버튼을 눌러 최악의 파국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공포스럽게 느껴집니다.
유명한 과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미국과 소련의 냉전 체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무렵, “제3차 세계 대전에서는 어떤 무기로 싸울지 알 수 없지만, 제4차 세계 대전에서는 몽둥이와 돌을 들고 싸울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핵무기를 사용하는 전쟁이 벌어진다면, 인류의 문명과 유산은 사라지고 원시 시대 수준으로 퇴보할 수 있다는 그의 경고는 자멸 가능성에 대한 깊은 공포와 경각심을 불러일으켰고, 지금까지도 핵 억제를 위한 대표적인 격언으로 널리 인용되고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끔찍한 이야기지만, 게임 속에서는 핵전쟁이라는 설정이 매력적인 이야기로 재구성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핵전쟁 이후의 세계를 배경으로 삼아 몰입감 있는 플레이를 선사하는 게임들이 다수 존재합니다. 그 배경답게 황량하고 메마른 땅 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그려냅니다.
폴아웃 2
대표적인 작품은 ‘폴아웃’ 시리즈입니다. 첫 작품이 1997년 등장한 폴아웃 시리즈는 2077년 10월 23일에 벌어진 미국과 중국 간의 핵전쟁으로 인류 문명이 멸망한 이후의 세계를 그리고 있습니다. 동시에 1950년대 미국의 낙관적인 미래상인 로봇 가정부나 비행차 등을 구현한 레트로 퓨처리즘 감성도 담고 있죠.
폴아웃: 뉴 베가스
핵전쟁 이후, 폴아웃 세계에서 기존 문명은 붕괴되고 일부 사람들만 ‘볼트’라 불리는 방공호나 황무지에서 살아남게 됩니다. 세계에는 돌연변이나 괴생명체가 등장하며, 약탈을 일삼는 세력도 나타납니다. 게임은 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시리즈를 통해 다루며, 인간성과 문명의 재건, 권력 다툼 등을 주요 테마로 삼습니다. 핵전쟁 이후에도 여전히 ‘핵’이 인간의 도구로 사용되는 끔찍한 모습도 등장합니다.
또한, 생존을 가능하게 했던 방공호 ‘볼트’는 게임 속에서 끝없는 탐험과 미스터리를 제공하는 요소가 됩니다. 정상적인 방공호도 있지만, 비윤리적인 실험이 벌어진 곳도 있다는 설정으로, 볼트 내부에서 벌어진 사건들이 게임의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줍니다.
폴아웃 4
아울러 폴아웃 시리즈를 즐기는 이용자들은 핵전쟁 이후의 세계에서 사람을 죽이고 자원을 취할 것인지, 아니면 사람들을 지키며 도덕을 끝까지 지켜낼 것인지 선택을 강요받게 됩니다. ‘폴아웃’은 핵전쟁을 게임의 핵심 요소로 삼으면서도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시리즈로, 지금까지도 꾸준히 작품이 출시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2024년에는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웨이스트랜드 리마스터
폴아웃 시리즈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진 1988년작 ‘웨이스트랜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 작품은 미국과 소련 간의 핵전쟁 이후 디스토피아 세계를 배경으로 한 RPG입니다. 텍스트 기반 UI와 높은 자유도를 갖춘 RPG 장르로, 이후 등장한 서양 RPG에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웨이스트랜드3
게임은 황무지를 정찰하며 질서를 회복하려는 레인저를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여 이용자가 내린 결정이 게임에 지속적으로 반영됩니다. 생존을 위해 도덕을 버릴 것인지, 아니면 끝까지 인간다움을 지킬 것인지 선택해야 하죠. 1편은 오래된 작품이지만 2020년 리마스터 버전이 등장했고, 2014년에는 약 25년 만에 팬들의 크라우드 펀딩으로 2편이 출시되었으며, 2020년에는 3편도 공개되어 관심을 받았습니다.
메트로 2023 리덕스
‘폴아웃’과 ‘웨이스트랜드’가 미국 배경이라면, 러시아를 무대로 한 게임도 있습니다. 핵전쟁 이후의 모스크바를 배경으로 한 ‘메트로’ 시리즈가 대표적입니다. 첫 작품인 ‘메트로 2033’은 2010년 출시되었으며,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1인칭 슈팅 장르입니다. 핵전쟁 이후 낙진과 돌연변이로 사람이 살 수 없게 된 모스크바 지상 대신, 사람들은 지하철 역에서 살아갑니다. 각 역은 하나의 고립된 사회가 되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메트로 엑소더스
이용자는 다른 역을 오가거나 지상에 올라 괴물들과 전투를 치르며, 핵전쟁 이후의 무시무시한 상황을 체험하게 됩니다. 게임의 주요 무대인 지하철은 어두운 터널이나 폐허가 된 역처럼 시야가 제한된 공간이 많아 공포감이 더해지고, 방사능 지역에서 생존하기 위한 가스마스크나 손전등 등 생존 요소도 몰입도를 높입니다. 여기에 술, 문학, 종교, 이념 등 러시아 특유의 색채가 듬뿍 담긴 세계관이 색다른 매력을 더하죠.
스토커 인핸스드
핵전쟁은 아니지만,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바탕으로 한 ‘스토커’ 시리즈도 주목할 만합니다. 이 게임은 원전 사고 이후 정부의 비밀 실험으로 2차 재앙이 발생하고, 체르노빌과 프리피야트 일대에 초현실적인 ‘존(ZONE)’이 형성된 세계를 배경으로 합니다.
이 존에서는 괴현상이 발생하고, 돌연변이나 초자연적 힘을 지닌 유물도 존재합니다. ‘스토커’라 불리는 탐험가들은 유물을 찾아 돈을 벌려 하지만, 존에 얽힌 다양한 단체와의 갈등으로 쉽지 않은 여정을 겪게 됩니다. 게임은 메인 스토리 외에도 자유도 높은 구성과 이용자가 개입하지 않아도 사건이 발생하는 등 살아 있는 듯한 세계로 몰입도를 끌어올렸습니다.
스토커 2
특히, 2024년에는 ‘스토커 2: 초르노빌의 심장부’가 약 11년 만에 출시되어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었습니다. 우크라이나에 위치한 개발사 GSC 게임 월드가 러시아와의 전쟁 중에 개발을 이어간 점도 화제가 되었습니다.
셸터드
이처럼 대작 게임 외에도 핵전쟁 이후 생존기를 그린 소규모 작품도 존재합니다. 2016년 정식 출시된 어드벤처 게임 ‘셸터드’는 방사능을 피해 지하 대피소로 피신한 한 가족의 소소한 생존 이야기를 다룹니다. 탐험을 다녀오고 다른 생존자와 물건을 교환하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많은 게이머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60초!
핵전쟁을 블랙코미디 형식으로 풀어낸 게임 ‘60초!(60 Seconds!)’도 있습니다. 2015년 발매된 이 게임은 1950년대 냉전 시기의 미국을 배경으로, 핵이 떨어지기 전 단 60초 동안 가족과 생존 물자를 챙겨 방공호로 대피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짧고 빠른 전개 속에서도 깊은 전략성과 무게감 있는 선택이 요구되어 많은 이용자에게 인상 깊은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오늘은 핵전쟁과 관련한 게임을 살펴봤는데요. 핵전쟁은 오직 게임에서만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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