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과 실력: 진짜와 가짜를 가르는 경계에 대하여"
항상 그랬다. 실력 없는 이들이 더 시끄럽다. 눈에 띄고 싶어서, 뭔가 있어 보이고 싶어서, 혹은 자기 자신을 속이기 위해. 시끄러움이 실력의 대체재가 되어선 안 되지만, 요즘 세상은 그런 착각에 빠지기 쉬운 구조다. 무대는 넓어졌고, 마이크는 모두에게 주어졌다. 문제는, 가장 먼저 그 마이크를 붙잡는 이들이 대개는 가장 실력 없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나는 오래 전부터 이 패턴을 봐왔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도, 대학 시절에도, 그리고 지금 자본 시장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다. 실력 없는 자가 시끄럽고, 진짜를 아는 자는 조용히 제 길을 간다. 이건 인류 보편의 진실이다.
반에서 80점, 항상 시끄러웠던 애들
중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려보자. 반에서 항상 시험 전에 가장 시끄러웠던 애들이 있다. 평균 80점대. 어느 정도 아는 건 있지만, 결코 탑이 될 수는 없는 애들. 이들은 시험 전날엔 불안에 떨며 펜을 돌리고, 시험이 끝나고 나면 교실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채점지를 휘두른다. 마치 자기가 무언가 대단한 분석가라도 되는 듯이.
그들의 행동은 언제나 ‘실력 없는 자의 초조함’에서 비롯된다. 그 초조함을 감추기 위해 오히려 더 시끄럽고, 더 과장된 표현을 쓴다. 나처럼 조용히 책상에 앉아 있던 이들은 그들이 교실을 떠들썩하게 만들 때도 묵묵히 다음 시험 과목을 준비했다. 100점을 맞기 위해선 그렇게 해야 한다. 시험 범위만 안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출제자의 의도를 역산하고, 주변 지식을 엮어내야 한다.
눈으로 책 읽고 “공부 다 했다”는 애들
한 번은 반에서 30등 정도 하던 친구와 같이 공부한 적이 있다. 불과 2시간 만에 “공부 다 했다”는 말이 튀어나왔다. 나는 그 말이 너무 신기했다. 어떻게 이걸 다 했다고 할 수 있지? 그래서 곧장 물어봤다. 이건 어떻게 외웠냐? 저건 이해됐냐? 그런데 하나같이 대답을 못했다. 그 친구는 그냥 책을 읽고 온 것이지, 공부를 한 것이 아니었다. 그냥 그림책 보듯이 넘겨본 것이다. 그걸로 자기 위안을 삼고, 자기기만을 했다.
결과는 명확하다. 그 친구는 여전히 30등이고, 항상 70점대다.
공부라는 건 눈으로 글자를 읽는 게 아니라, 그 내용을 자기 안에 구조화하는 것이다. 핵심은 단기 기억이 아니라 중장기적 응용력에 있다. 그런데 눈으로 훑기만 한 사람들은 이걸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대학에서도 똑같았다. 시험 전날, 나를 비웃던 그 친구
대학교에 와서도 마찬가지였다. 시험 전날 아침, 나는 밤새 정리한 것을 달달 외우고 있었다. 내 옆자리에 앉은 친구가 그걸 보고는 한심하다는 듯 비웃었다. “그걸 뭘 아침까지 보고 있냐, 나는 어제 저녁에 다 끝냈다. 공부는 평소에 하는 거다.”
그 말이 얼마나 웃겼는지 모른다. 나는 그를 조용히 쳐다보며 이렇게 생각했다. 아, 이 친구는 정말 공부를 해본 적이 없는구나. 그 친구는 늘 그렇듯, 현실에 맞지 않는 자기신념 속에 살고 있었다.
결과는? 나는 과에서 1등. 그 친구는 입력조차 제대로 못 해서 교수한테 0점 처리당했다. 기본적인 개념조차 없었고, 오히려 자기가 무언가 대단한 전략이라도 쓴 듯한 태도로 일관했다.
공부를 안 한 게 문제가 아니다. 공부를 안 했으면서도 자기가 뭔가 있다고 착각하는 그 허세, 그 자의식이 문제다. 이건 지능의 문제라기보단, 인식능력의 결함이다.
현실: 코스피와 “돈복사”라는 신기루
요즘 주식판을 보면 마치 그 시절 친구들이 커서 다시 나타난 것 같다. 여기저기서 “돈복사”가 된다느니, “시장은 미쳤다느니”, “코인 다음은 주식이다”라는 말들이 떠돈다. 그런데 정작 수익 인증은 없다.
진짜 버는 사람들은 조용하다.
진짜 큰돈을 굴리는 사람들은 트위터에 줄글을 쓰지 않는다.
그들은 HTS창을 닫고, 다음 리스크를 분석하고 있다.
그런데 실력 없는 사람들은 항상 앞서 있다. 말부터, 주장부터, 의심 없는 확신부터. 자기확신이 곧 실력이라는 착각은 수많은 이들을 망하게 만든다.
요즘 코스피는 불장이 아니다. 똑똑한 사람은 지금 시장을 거품기로 본다. 미국발 금리 사이클, 엔저 지속, 중국 리스크, 한국 내수 약화
실력은 소음이 아니다. 결과다
사람들은 자기가 바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시끄럽다. 자기의 무지를 덮기 위해, 허세와 포장을 통해 실력인 양 위장한다.
그러나 실력은 소음이 아니다. 실력은 결과다.
100점을 맞는다는 건,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그건 수십 번 반복한 복습의 결과다.
단 하나의 실수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정밀한 사고의 훈련이다.
그건 ‘노력’이라는 단어로 포장하기엔 너무나 체계적이고, 전략적이며, 철저한 과정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조용히 공부했다. 항상 조용히 분석했다.
그리고 항상 1등을 했다.
바보는 왜 바보인 줄 모를까
사람은 한 번 바보면, 대개 죽을 때까지 바보다. 왜냐하면, 바보는 자기 자신이 바보라는 걸 모른다.
자기 객관화는 가장 고차원적인 지능의 산물이다. IQ 130 이상에서도 흔치 않다.
그래서 실력 없는 자는 공부 안 하면서 공부했다고 말하고, 투자에 실패하면서도 자기가 안목이 있다고 착각한다.
가장 어이없는 것은, 그들이 실력 있는 사람에게 ‘너무 열심히 한다’고 핀잔을 줄 때다. 마치 성실이 죄라도 되는 양.
하지만 진짜 위험한 건, 그런 바보들이 세상에서 점점 더 목소리를 크게 낼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SNS, 유튜브, 커뮤니티—이젠 누구나 방송국장이 됐다.
결론: 조용한 실력자들이 세상을 바꾼다
나는 오늘도 조용히 분석한다. 주식이든, 공부든, 데이터든.
내가 떠들지 않는 이유는, 이미 실력이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하루에 수백만 원을 벌 때도,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건 나의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스템은 소음이 아니라, 침묵 속에서 작동한다.
시끄러운 사람들은 언젠가 사라진다. 공부 못하던 그 친구처럼, 결국엔 결과로 말하게 된다.
역사는 항상 조용한 실력자들이 바꿨다. 시끄러운 바보들은 구경만 했다.
그러니 오늘도, 나는 내 자리에서 조용히 공부하고, 조용히 투자한다.
그리고 그 모든 시끄러운 목소리들엔, 단 하나의 감정만 든다.
"연민도, 분노도 아니다. 그냥 가소로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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