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AI를 활용한 그림 그리기 툴이 다수 등장했지만, 누구나 고품질 일러스트를 뚝딱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원하는 그림을 만들기 위해서는 코딩에 가까울 정도로 세세한 상황과 요소 키워드를 입력해야 하는데요, 필자 [진석이] 님과 함께 AI 일러스트 프로그램의 현황과 다루기 어려운 점을 재미있게 묘사한 [AI야 소녀를 그려줘] 코너를 통해 확인해 보겠습니다.
더 롱 다크(The Long Dark). 자기장 폭풍에 의한 EMP 현상으로 캐나다 북부 오지에 추락한 주인공의 생존을 다룬 게임이지. 프로스트 펑크에서 쫓겨나는 엔딩을 봤을 때 즉시 이 게임을 플레이하면 이어서 하는 느낌을 낼 수 있지.
내가 틀린 게 아니야… 나는 살아남을 것이다.
“더 롱 다크, 캐나다의 대자연, 눈이 내리는 벌판에 서 있는 소녀를 그려줘”
EMP 때문에 핸드폰을 포함한 모든 전자기기가 먹통이 된 상태지만, 아직 구조의 희망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이군.
약해져서는 안 된다! 우리는 살아남아야 한다! 호수 근처로 가서 부들개지를 채집하자!
“부들개지를 채집! 앞으로 많이 먹을 비상식량이지”
갑자기 고양이 귀가? 설마 부들개지가 영어로 ‘cattail’이기 때문인가?
그럼, 소방관(firefighter)을 그리라고 하면 불 싸움꾼이 나오냐? 어?
당장 해보자.
어둠과 불, 전사… 이건 흡사 다크 소울? 어리석은 야심 같은 거 안 품었고 그저 비상식량 주우러 왔을 뿐인데…
그냥 부들과 고양이가 같이 노는 상황이 많이 학습된 영향으로 일어난 일이겠지.
어쨌든 게임이라도 풀만 씹어 먹는 건 좋지 않다. 토끼를 사냥한다.
“돌멩이를 던져서 토끼를 맞춘다!”
아니 이건 원신의 통통 폭탄? 토끼와 돌멩이가 융합됐어?
“왼쪽은 투척 자세! 오른쪽은 돌에 맞는 토끼!”
이펙트가 과해서 체렌코프 현상이 일어나는 돌멩이가 되어버렸어!
겨우 바위 뒤에 숨은 토끼는 큰 부상을 입었겠지.
사실 저 정도면 나도 멀쩡하지 않겠지만...
“토끼를 잡아 들다”
토끼를 고기 형태로 만들려면 일단 숨을 끊어야지.
목을 꺾자. 빠르고 편하게 보내줘.
“토끼의 목을 꺾는다”
뭐야! 방사능 돌연변이로 커졌나? 아니면 원래 변신하는 토끼였나?
사실 '목을 꺾는다'를 입력하면서 감당할 수 없는 폭력적 장면이 나올까봐 살짝 걱정했는데, 다행이라면 다행이네.
어쩔 수 없군. 근처 오두막에서 식량과 자원들을 구할 수밖에...
“눈 덮인 벌판에 홀로 있는 오두막”
일단 안전한 곳을 먼저 방문하는 게 순리겠지.
남의 집 물건을 잠시 빌리자.
“성냥, 책, 돋보기, 초콜릿 바, 연유 캔”
맥주 한 잔 하면서 독서? 책만 써도 책상에 앉아서 독서하는 자세를 취하네. 초콜릿 부스러기는 책에 흘렸나...
자세히 보니 맥주에 떠 있는 게 거품은 아니고 눈이 쌓인 거로군. 입김을 보니 오두막집 내부 온도가 상당히 낮은 모양이야.
아니... 창문이 저 정도로 큰데다 유리도 안 달려 있으니 보온이 될 리가 있나!
급한 대로 책을 불쏘시개로 써서 난방을 하자.
“스토브 안에 책을 찢어서 불쏘시개로 넣다, 책을 불태우다, 냄비에 눈을 담고 끓이다.”
뭐야? 왜 이런 걸 원했냐는 눈빛으로 날 바라보지 마! 냄비 안에 불을 붙여서 내밀라고 한 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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