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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 음란물 온상? 진퇴양난에 빠진 플랫폼들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8.24 20:4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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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권택경 기자] 유료 구독 기반 소셜미디어 온리팬스(OnlyFans)가 오는 10월부터 음란물 규제 정책을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6년 영국에서 창업한 온리팬스는 현재 1억 3000만 명이 넘는 이용자를 보유한 거대 플랫폼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는데, 그 원동력이 된 게 음란물이었다.

온리팬스에서 콘텐츠 창작자가 사진, 동영상 등 콘텐츠를 게재하면, 이용자는 구독료 내고 콘텐츠를 볼 수 있다. 일종의 구독 콘텐츠 플랫폼이다. 구독료 중 20%는 온리팬스가 수수료로 가져가고, 80%는 콘텐츠 제작자가 갖는다.



온리팬스에서 활동하는 콘텐츠 창작자 중에는 음악가나 피트니스 전문가, 요리사, 유명인 등도 존재하지만 상당수는 성노동자다. 코로나19로 대면활동이 제한되자 성노동자들은 온리팬스에서 활동을 이어갔다. 유료 구독 기반 콘텐츠 플랫폼이라지만, 사실상 음란물 거래 플랫폼으로 활용된 셈이다.

그러나 지난 20일 온리팬스는 오는 10월부터 '성적으로 노골적인 행위'를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단순한 나체 사진이나 동영상 정도는 허용되지만, 성행위를 묘사하는 등 노골적 수위의 콘텐츠는 엄격히 제재하겠다는 것이다. 온리팬스는 “플랫폼의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과 포용적인 창작자-팬 커뮤니티를 위해서 콘텐츠 가이드라인을 개선해야만 했다”며 정책 변화 이유를 설명했다.



온리팬스가 이처럼 급격한 정체성 변화를 시도한 이유는 ‘음란물 사이트’라는 낙인이 투자에 걸림돌이 되어서다. 온리팬스는 지난 2020년 3억 7,500만 달러(약 4378억 원)에 달하는 순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순매출 12억(약 1조 401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처럼 급격한 성장을 기록하는 회사라면 손쉽게 거액 투자를 유치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온리팬스는 외부 투자자를 모집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투자자들이 온리팬스에 투자하길 꺼리는 이유는 결은 다르지만 결국 음란물 문제라는 점에서 같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일부 투자자들은 회사 평판 때문에 다른 브랜드와 협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일부 벤처 캐피탈(VC)은 성인 콘텐츠에 투자하는 게 합자회사 계약에 의해 금지되어 있기도 하다.

플랫폼 특성상 디지털 성범죄 온상이 되기도 한다는 점도 투자자들 걱정거리다. 온리팬스는 이전부터 부실한 신분인증 절차 때문에 미성년자 성착취에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영국 BBC는 실제로 지난 6월 온리팬스에서 미성년자가 음란물을 제작해 판매하거나, 아동 성착취물이 유통되는 등 디지털 성범죄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러한 이유로 비자나 마스터카드 등 카드 업체들은 음란물을 규제하지 않으면 결제를 중단하겠다며 온리팬스를 압박하기도 했다. 이들은 앞서 지난해 디지털 성범죄를 이유로 세계 최대 음란물 사이트인 ‘폰허브’에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걸 중단한 바 있다.

느슨한 규제로 이용자 모은 뒤, 규제 조이는 플랫폼들

일단 자유로운 콘텐츠 정책으로 이용자를 끌어 모은 플랫폼이 ‘지속가능성’ 등을 이유로 내세우며 정책을 변경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온리팬스와 유사한 유료 구독 플랫폼인 패트리온도 2016년까지는 성인 콘텐츠에 너그러운 정책을 폈지만,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 덩치를 키우는 과정에서 서서히 기조를 바꾸다 2019년부터는 음란물을 강력히 규제하기 시작했다.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페이팔의 강력한 압박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패트리온과 달리 온리팬스는 음란물 비중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음란물을 규제하는 정책을 시행하고도 지금 같은 규모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 온리팬스 창작자와 이용자 상당수는 새 정책에 배신감을 토로하며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이용자 기반 전체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온리팬스가 텀블러 전철을 밟거나, 그 이상의 몰락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마이크로 블로그 플랫폼인 텀블러도 ‘표현의 자유’을 이유로 음란물을 방치하며 인기를 모으다 지난 2018년부터 성인 콘텐츠 규제를 시작한 바 있다. 애플의 앱스토어 퇴출 위협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텀블러는 정책 변경 후 상당한 이용자 이탈을 감내해야 했다. 새 정책 시행 전 5억 2,100만에 달하던 텀블러 방문자는 3억 6,900만으로 줄었다. 텀블러는 지난 2013년 야후에 인수될 당시 기업가치가 11억 달러(약 1조 2,831억 원)에 달했으나, 버라이즌을 거친 후 2019년 워드프레스 모기업인 오토매틱에 매각될 당시 가격은 3백만 달러(약 3,499억 원) 수준이었다.



비슷한 일이 반복되는 모습을 보면 이른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표방하는 플랫폼 자체가 근본적인 딜레마를 안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란 창작자가 광고 수입이 아닌, 콘텐츠나 활동에 대한 구독료나 후원 수익을 직접 받는 경제 생태계를 말한다. 플랫폼으로서는 어느 정도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주는 편이 창작자나 이용자를 끌어 모으기 유리하다. 그러나 어디까지를 허용 가능한 선으로 볼 것인지 정하는 건 쉽지 않다. 그렇다고 규제없는 자유로운 콘텐츠 정책을 내세우면 음란물 온상으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특히 패트리온이나 온리팬스 같은 유료 구독 모델은 페이월(지불 장벽)이 가림막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음지’가 될 위험성이 더 높다. 폐쇄적 구조 때문에 음란물 유통이 빈번하게 이뤄진다. 합법적인 콘텐츠만 유통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성착취물 유통 등 디지털 성범죄로 이어질 때도 많으니 문제다.

이용자들이 모두 납득할 만한 기준을 잘 세우고, 디지털 성범죄에 악용되는 걸 철저히 단속하며, 건전한 수준의 성인 콘텐츠만 허용하면 어떨까? 실현한다면 이상적 플랫폼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 성노동 담론, 엄숙주의 등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회적 쟁점 위에 쌓아 올린 플랫폼이 이를 실현하기는 매우 어려워 보인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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