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인원 줄고, 바깥 근무 늘고... 그래도 살아남아"[나는 이름 없는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2.12 14:55:01
조회 57 추천 0 댓글 0
인원 감축 후 업무 늘고, 급여도 일부 상승
30분씩 야외 근무…한파·무더위 걱정
식비 부담돼 반찬 가져와 끼니 해결
"2교대에 쉽지 않지만 다른직장에선 안 받아줘"


서울 대치동 선경아파트 경비원 A씨가 인수인계 후 초소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강명연 기자

서울 대치동 선경아파트 주차장. 빽빽하게 평행주차된 경우 경비원들이 차를 밀어야 한다. 사진=강명연 기자

A씨가 사용하는 냉장고 모습. 집에서 가져온 반찬이 채워져 있다. 사진=강명연 기자

<편집자주>
한국의 전체 주택 거주자중 64%가 아파트에 살고 있다(통계청, 2022년 기준). 아파트는 관리인력을 고용해 운영하는 회사이기도 하다. 특히 아파트를 지키는 보안요원은 ‘경비원’이라는 직책으로 상주중이다. 이들은 명찰을 달았지만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다. 까다로운 민원을 감내하는 것은 일상이지만 잇따르는 경비원 감축 추세는 더 큰 불안요소로 꼽힌다. 파이낸셜뉴스는 동행취재를 통해 이들의 일상을 살피고 대안을 조명해본다.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24일 오전 7시. 서울 대치동 선경아파트 경비원 A씨(66)의 하루는 인수인계로 시작한다. 전날에는 특별한 일이 없었지만 집을 비우는 등 공유할 내용이 있으면 확인해둔다. 강남 아파트 특성상 좀도둑들의 표적이 될 우려가 있어서다. 쌓인 우편물을 비워두고 집 앞 신문을 거둔다.

"담당 라인 2개로 늘어"
전달사항은 올해부터 두 배로 늘었다. 경비원이 76명에서 32명으로 절반 이상 줄어든 결과다. A씨는 "담당 라인이 1개에서 2개로 늘어나면서 아무래도 업무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아파트 입주민 입장에서 수십명의 보안 요원 인건비는 적지 않은 요소다. 인건비 부담과 첨단 보안서비스가 맞물리면서 앞으로도 경비원을 감축 하는 아파트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교대 근무자를 보낸 A씨는 초소에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해결한 뒤 아파트 마당 청소에 나선다. 겨울엔 청소할 게 많지 않지만 눈이 오면 얘기가 달라진다. A씨는 "평소엔 괜찮지만 폭설이라도 오면 쌓인 눈을 쓰는 게 주업무가 된다"며 "외제차가 많은 아파트 특성상 빙판길이 되면 곤란해진다"고 했다. A씨는 이날 담배꽁초를 정리하고 낙엽을 쓸었다. 주차 공간이 부족한 구축 아파트 특성상 차를 밀어야 할 때도 많다고 한다. 외제차는 아예 바퀴가 굴러가지 않아 힘을 써야 하고 사이드브레이크가 체결돼 있는 경우 빨리 연락해 해결해야 한다.

마당 청소를 끝낸 시간은 오전 9시. 이때부터 30분씩 밖에 서서 근무한다. 이 또한 경비원 수가 줄어들면서 생긴 변화다. 기존에는 라인마다 경비원이 상주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초소가 절반 이상 비었다. 주민들의 불만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만들어낸 고육책인 셈이다. 검정색 유니폼 위에 엑스자 반사판이 붙은 형광주황 조끼도 새로 지급됐다. 중간중간 주민과 택배기사가 오면 라인 입구 현관을 열어줘야 한다. 택배기사가 어느 세대에 배달 가는지도 체크한다.

바깥 근무 서자 5분만에 오한
기자가 A씨와 함께 아파트 건물 맞은편에 섰다. 5분 만에 오한이 들었다. 춥지 않냐고 묻자 A씨는 "옷을 많이 입어서 괜찮다"고 했다. 영하 15도 가까이 떨어지는 추운 날씨에는 경비원들 단체대화방에 '날이 춥네요. 건강 잘 챙기세요.' 라는 팀장의 메시지가 온다. 야외 근무를 쉬엄쉬엄 서라는 암묵적인 지시다. A씨는 "경비원을 줄이고 이제 체계를 정비하는 단계다. 이것저것 시험해보고 있는 것"이라면서도 "비가 오거나 한여름 땡볕에선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30분씩 두 번 밖에서 근무하니 점심시간이다. A씨는 집에서 가져온 반찬을 두고 끼니를 해결한다. 식비가 부담돼 밖에서 사먹는 일은 거의 없다. 어쩌다 한 번씩 중국음식을 시켜 먹는 정도다. 아파트 지하 공간에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 기본 물품이 갖춰져 있었다. 오후엔 재활용품을 정리한다. 건물당 1개씩 배치된 재활용 공간은 작년까지 3~4명이 하루씩 돌아가며 담당했지만 인원이 줄어 미화원들의 업무로 바뀌었다. A씨는 "아주머니들이 아직은 서툴러 우리도 들여다 봐야 한다. 매일 하거나 이틀에 한번씩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아파트 경비원의 근무시간은 오전 7시 30분부터 꼬박 24시간이다. 7시에 퇴근한 근무자와 2교대로 돌아가며 업무를 본다. 교대 근무를 서는 경비원은 모두 60대 이상이다. 아파트가 한산한 오후 11시부터 오전 5시까지 취침시간이 있지만 꼬박 18시간을 일하고 받는 월급은 세전 250만원. 일이 많아진 대신, 월급도 30만원 정도 올랐다고 한다.

"잘 웃어야 하는 직업"
궂은 일보다 사람 대하는 일이 가장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경비는 잘 웃어야 하고, 말 주변도 좋아야 한다고 했다. A씨는 "식구끼리도 까칠한 사람이 있는데, 이 많은 입주민들중에도 성격이 제각각인건 당연한 일"이라며 "내가 잘못한게 없어 보여도 불만을 제기하는 주민에게는 철 없는 가족, 손주라고 생각하고 잘 받아준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래도 웃는 얼굴엔 침 못 밷는다"면서 "명절마다 떡을 돌리거나 선물을 주는 주민도 있어 그럴때 마음이 녹는다"고 전했다.

반면 배달기사, 택배기사와는 종종 부딪힌다. A씨는 "나한테 왜 반말하냐고 언성을 높이는 청년이 있었다. 삭여야 하는데 안될 때도 있다. 그래도 피하는 게 상책"이라며 "세상이 그렇게 됐다. 육체적인 것보다 마음에 상처가 된다. 경비 한다고 무시하나 생각이 들더라도 참아야지"라고 말을 흐렸다.

24시간 근무하지 않는 곳으로 직장을 옮기고 싶지만 나이 때문에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잠자리가 불편한 점 때문에 자녀들도 이직을 적극 권유한다. 쿠팡물류센터에 지원해보기도 했지만 뽑아주지 않았다고 했다. A씨는 "우리 일이 힘들 때도 있지만 중간 중간 여유 시간이 있다는 것은 장점"이라며 "야간 근무는 자주 돌아오니 뭘 배우려고 해도 월수금, 화목토 일정하게 수업을 듣는 활동을 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그는 "인원이 감축돼도 여기 남았다는 사실로도 안도한다"면서 "더 편하고 돈도 적게 주는 직장이 있겠지만 그래도 여기 계속 남고 싶다"고 말했다.

선경아파트 경비원 모습. 사진=강명연 기자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이혜정, 반전 고백 "남편 불륜에도 이혼 안한 이유는..."▶ 경기 부천 야산서 50대 女 숨진 채 발견, 시신 살펴보니...▶ 은퇴 후 목사된 스타, 솔직 고백 "모든 관계 다해봤는데..."▶ 자궁경부암으로 숨진 여배우, 이튿날 갑자기... 소름▶ 최동석, '전처' 박지윤에 폭탄 발언 "밤 늦도록..."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힘들게 성공한 만큼 절대 논란 안 만들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10 - -
11628 "한강식 검사입니다"…보이스피싱 조직원들 징역형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4 46 0
11627 서울 마포구 공사장서 50대 노동자 숨져 [13]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4 1889 14
11626 "서울역서 남녀 50명 아무나 죽이겠다"...30대 남성 구속 기소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4 67 1
11625 공수처장, 김 여사 소환 가능성에 "필요성 있다면 할 수 있어"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4 32 0
11624 '신림동 칼부림' 조선 2심도 무기징역..."극도로 잔인하고 포악"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4 37 0
11623 이재명, 대북송금 의혹…“조폭출신 부도덕한 사업가 말이 맞겠나?”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4 41 0
11622 [속보]'신림 흉기난동' 조선, 2심도 무기징역 [1]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4 41 0
11621 [속보] 이재명 “대북송금 의혹, 희대의 조작사건으로 밝혀질 것”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4 35 1
11620 ‘사랑은 강아지 모양’...단순 제목은 저작권 인정 안 돼[서초카페] [11]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4 1202 0
11619 임현택 의협회장 고발한 시민단체, 경찰 출석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4 34 0
11618 흉기로 여자친구 살해한 20대 남성 구속송치 [1]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4 47 0
11617 '얼차려 사망'...경찰, 중대장 등 피의자 신분 첫 소환조사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4 38 0
11616 '신림역 칼부림' 조선 2심 선고 앞두고 '기습공탁'...1심 무기징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4 41 0
11615 "이제 돌려달라"...'김여사 명품백' 구입한 서울의소리 기자 경찰 [2]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4 489 2
11614 법무법인 광장, '개인·금융정보 발전' 특별 세미나[로펌소식]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4 29 0
11613 '따릉이' 성북천 투척 남성, 경찰 조사..."난 범죄자 아냐"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4 46 0
11612 '김건희 명품백 수수 의혹' 서울의소리 기자, 경찰 소환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4 32 0
11611 '무자본 갭투자'...113억 전세사기 일당 무더기 기소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58 0
11610 "천원만 달라"...지하철 승객 대상 구걸·위협한 남성 검거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77 0
11609 대법관 후보, 조한창·박영재·노경필 등 9명 압축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49 0
11608 [속보] 대법관 후보 9명 압축…조한창·박영재·노경필 등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45 0
11607 "계 들어오면 2~3배 돌려주겠다" 농아인 172명 등친 농아인 구속 [1]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66 0
11606 '서편제' 출연 김명곤 전 문화부 장관 강제추행 1심 징역형 집유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40 0
11605 4년간 동거인 딸 성추행...이상은 휴스템코리아 회장 징역형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57 0
11604 SM, 첸백시에 계약이행 소송…"매출 10% 지급하라"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50 0
11603 "영감 필요한가" 대학가 신종대마 공급책 불구속 기소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34 0
11602 잇따르는 음주운전 처벌 회피 꼼수…"처벌 강화해야"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34 0
11601 밀양 성폭력 사건 피해자 "제 일 같이 분노해줘 감사" [41]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7429 17
11600 국가유산 일본으로 반출 시도...60대男 집행유예 [22]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1418 14
11599 "만장일치로 유죄 나왔지만 아쉬워"…'그림자배심' 해보니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58 0
11598 '롤스로이스 가해자' 마약 처방한 의사 1심 징역 17년 중형 선고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104 0
11597 갭투자로 52억 꿀꺽… 전세사기 일당에 징역 5∼9년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47 0
11596 [속보]'롤스로이스 가해자' 마약 처방한 의사 1심 징역 17년 [1]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77 0
11595 공수처, 2기 인사위 첫 회의 개최...부장검사·평검사 임용 논의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31 0
11594 횡단보도 건너던 50대 여성, 신호위반 버스에 치여 사망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102 0
11593 한강 뛰어들어 시민 구하고 흉기 폭력범 체포…경찰청장과 오찬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53 0
11592 '김건희 명품 가방 의혹' 최재영 목사, 경찰 소환 [1]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54 0
11591 '마약류 투약' 오재원, 필로폰 수수 혐의도 인정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45 0
11590 집중호우 대비 경찰 재난안전교육…다음달 19일까지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28 0
11589 "제정신입니까"…판사 비난한 의협회장 고발당해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50 0
11588 반성문 수십차례... '또래 살인' 정유정 무기징역 확정(종합) [5]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434 2
11587 '과외 앱으로 접근해 또래 살인' 정유정 무기징역 확정[상보]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39 0
11586 [속보]대법, '또래 살인' 정유정 무기징역 확정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43 0
11585 전 여자친구 이별 통보에 둔기 휘두른 20대 재판행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49 0
11584 가짜 비아그라 만들어 판매한 형제, 재판행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36 0
11583 '금융산업분야의 디지털금융 규제 이슈 학술대회' 대한변협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27 0
11582 조국당, 검찰 술자리 회유 방지 명목 '진술조작 방지법' 발의..실효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40 0
11581 인천-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직항노선 4년만에 재개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 57 0
11580 '새해 첫날 흉기 난동' 40대 재미교포, 1심서 징역 3년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 58 0
11579 '빌라 500채 세모녀 전세사기' 母 1심 징역 15년...최고형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 65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