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로도 충분히 설명이 가능할 것 같아


1. 편지

자, 일단 신호등이 파란불이었다
그전에 제이 전화에 지혁은 분명 응답했고!

통화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지혁 성격상 축약되고 맥락을 짚어야
의미 파악 가능한 말 두 세 마디 정도 아니었을까ㅠㅠ

(지혁 제이 서로 다른방향으로 간 건
있다가 얘기할게
하지만 지혁은
백미러로 제이를 끝까지 보고 있었다는 사실)


장면 전환되고..

지혁이 낯선 장소에서 피워 놓은 불길에
시선을 던지고 있지

과거를 태우러 갔다고 한 글을 본 것 같은데 난
지혁이 천천히 생각을 정리하러 내려간 듯 보였어

지혁이 앉은 자리 옆 사이드 테이블 위
뭐가 놓여 있었는지 기억 나?

딱 세 가지였다

맥주
얇은 책 한 권
그리고 제이 편지!

지혁이 매우 의식적으로 챙겨온 거란 얘기

꽤 많아 보이는 제이의 편지..
(차마 열어보지 못한 채 모아둔 듯..
아마 유준만을 보내버려 상처주고만 제이에게
굉장히 미안한 마음 때문 아니었을까)


봉투 위 주소와 유제이란 이름을
다시 확인하는 지혁

안 읽어보고 바로 불길에 던져 버릴 수도 있는데
(과거를 태우고 싶어 왔다면 말야)
차분히 읽기 시작한다

이때 지혁 표정 잘 봐야 한다!

편안해 보여..

역시나 stay with me  브금으로 깔리고ㅠㅠ

한 줄 한 줄 읽는데
순간 지혁 입꼬리 보일 듯 말듯살짝 올라가는 거 봤니?

(역시 섬세한 킹궁민!
놓쳤다면 언능 다시 확인해봐라)


2. 호명

가짜 기폭장치 누른 뒤 총상 입은 지혁이
다리를 끌며 계단을 내려오다
고통으로 난간에 기대 있을 때
옥상으로 올라오던 제이가
피범벅 지혁을 보게 되고  놀라 소리쳐

지혁은 자신은 괜찮으니
옥상에 있는 아버지 유준만에게 어서 가 보라고 하지
제이가 고집 부리자

제이야..

라고 지혁이 호명해
유제이가 아니라!

선배가 아닌 동.료.로서 부탁할게 라고 덧붙이면서 말야

이거 지혁이 입장에선 굉장한 거다

이름을 부른다는 것
그건 나를 개별화 하는 실존적 사건..
그만의 유일무이한 존재가 되는 거..

(김춘수 시인의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꽃이 되었다는 걸 굳이 소환하지 않아도 말야)


지혁 심장 안에 제이에 대한 공간, 있다!

제이는 지혁에게 있어
주변 모두가 자신을 의심하며 지옥으로 내몰 때
'나를 끝까지 믿어준' 동료,
유준만과 달리 괴물이 되지 않게 해준 사람..


제이의 편지엔 이렇게 써 있었지

선배 손을 잡을 준비가 언제나 되어 있어요
기다리고 있을 게요..


그리고 지혁은 이 편지의 주인의 이.름.을 불렀다
  
뭐가 더 필요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