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개미는 반복해서 당할 수밖에 없는가"
1. 주식 강의자 생태계의 탄생 배경
주식 투자 인구가 폭증하면서 자연스럽게 따라붙은 게 있다. 바로 ‘강의 시장’이다. 과거에는 증권사 리서치 센터나 트레이딩 부서에서 10년, 20년 이상 경력을 쌓은 전문가만이 ‘전문가’라 불릴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유튜브 알고리즘 몇 번만 타면 누구든지 "단타 전문가", "실전 매매 고수", "직장인 투자 독립 멘토"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들이 처음 내세우는 건 아주 단순하다.
"단기간 수익률 인증 (엑셀, 증권사 HTS 캡처 등)
"현금다발 또는 슈퍼카, 명품
“나도 평범했다”는 감성적인 성공 서사
이것은 ‘성공한 개인’의 이미지로 포장된 투자 사기 마케팅이다. 공신력 없는 수익 인증, 편집된 실적, 뒤늦은 캡처 자료는 사실상 조작과 다를 바 없지만, 대중은 그 허상을 진짜로 믿는다. 왜냐? 대중은 보고 싶은 것만 보려 하기 때문이다.
2. 상승장에서만 등장하는 가짜 천재들
정말 뛰어난 트레이더는 상승장이든 하락장이든 시장에서 일정한 퍼포먼스를 낸다. 그러나 이 자칭 고수들은 오로지 시장이 미쳐 날뛸 때만 등장한다. 상승장이 그들의 무대다. 모든 종목이 오르고, 아무거나 사도 수익이 나는 시장에서 운 좋게 한두 번 크게 먹은 경험을 마치 시스템화된 전략처럼 포장하고, 그것을 콘텐츠로 만든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그 전략이 다음 시장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그들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건 평생 써먹을 수 있는 매매법입니다.”
거짓말이다. 시장은 끊임없이 변하고, 전략은 항상 조정돼야 한다. 그러나 그들은 전략의 유효성과 지속 가능성보다 판매의 순간성을 택한다. 그 강의가 지금 팔려야 하고, 회원이 지금 들어와야 하기 때문이다.
3. 수익 인증은 왜 하락장엔 사라지는가?
여기서 가장 뻔뻔한 장면이 연출된다. 상승장엔 하루도 빠짐없이 올라오던 수익 인증이 하락장만 오면 사라진다.
왜 그럴까?
"손실을 인증하면 강의 수요가 떨어진다.
"손절을 공개하면 ‘고수’라는 이미지를 잃는다.
"투자 전략의 무력함이 드러난다.
그러니 선택은 하나다. 조용히 숨는 것.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요즘 장이 좀 특이해서요.”
“이번 주는 관망하고 있습니다.”
“심리적 조절이 중요할 때입니다.”
그러나 이런 말은 모두 책임 회피용 매뉴얼일 뿐이다. 그들은 언제나 잘될 때만 나타난다.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신의 손처럼 굴다가, 조금만 시장이 어려워지면 인간 이하의 존재처럼 침묵한다. 이들은 시장과 함께 책임지지 않는다. 오로지 수익 날 때만 ‘내 전략’이고, 손실 나면 ‘시장 탓’이다.
4. 도덕적 해이: 본인의 리스크를 수강생에게 전가하는 구조
주식 강의자들의 가장 악질적인 특성은, 리스크를 타인에게 떠넘긴다는 점이다. 본인의 전략을 판매하지만, 실제로 손실이 나도 절대 책임지지 않는다. 항상 이런 면책 조항이 따라붙는다.
“투자의 최종 판단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이것은 말장난에 불과하다. 그들은 “내 전략을 믿고 따라라”고 한 손으로 말하면서, 결과에 대해선 “책임지지 않는다”고 다른 손으로 말한다. 이는 마치 약사가 독극물을 건네며 “먹을지는 당신 판단입니다”라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가장 역겹고 비겁한 형태의 리스크 회피다."
5. 교육이 아닌, 환상을 판매하는 산업
이들이 하는 일은 결코 교육이 아니다. 이들이 파는 건 전략이 아니라 희망, 환상, 그리고 단기간 부자의 꿈이다.
교육은 반복 가능한 논리와 원칙을 가르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그들의 강의엔 다음과 같은 말들이 주를 이룬다
“느낌이 왔어요.”
“이 캔들은 하락보다 매집이에요.”
“여기선 ‘고인물’만 아는 포인트가 있어요.”
“이건 심리 싸움이에요.”
전략은 없다. 기준도 없다. 다시 말해, 찍기다. 그저 그럴듯한 용어로 촘촘히 감싼, 근거 없는 ‘감’에 불과하다. 그러나 초보 투자자들은 이 말들이 뭔가 있어 보인다고 착각한다. 왜냐? 몰라서 무서운 게 아니라, 몰라서 그럴듯해 보이기 때문이다.
6. 개미는 왜 반복해서 당하는가?
이 모든 사기가 성립하는 데는 피해자의 반복 학습 실패가 전제된다. 사람들은 수익 인증과 자극적인 성공 서사를 보면 이성적으로 사고하지 않는다. “저 사람도 평범했는데 수익을 냈잖아?”라는 자기 최면을 걸기 시작한다.
투자자가 아니라 소비자가 된다.
이 소비자는:
"매달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고,
"비싼 리딩방에 들어가고,
"수백만 원짜리 강의를 결제하고,
"매매는 하지 않고 기다린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남는 건
"빚,
"실망,
"자기혐오,
"시장 불신
이쯤 되면 그들은 떠나거나, 또 다른 강사에게 기대를 건다. 이건 마치 연애 중독처럼 다음 가짜에게 기대를 거는 심리 구조다. 그렇게 또 다시 속는다.
7. 이 모든 걸 가능하게 만드는 법적 회피 장치
이 자칭 전문가들이 이토록 대담하게 활동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법적 리스크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투자 권유’가 아닌 ‘투자 교육’이라고 주장하면 처벌이 어렵다.
"수익 인증도 실시간 인증이 아닌 이상 허위로 입증하기 어렵다.
"수강생 피해도 대부분 민사 소송 대상이며, 소송비용이 수강료보다 비싸기 때문에 실제로는 법적 책임까지 가지 않는다.
즉, 시스템적으로 사기가 가능하도록 방치된 구조다. 교육이란 이름 뒤에 숨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8. 진짜 실력자는 절대 강의를 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이것 하나는 꼭 말하고 싶다.
진짜 실력자는 강의를 하지 않는다.
진짜 트레이더는 하루 종일 차트를 본다.
진짜 고수는 자기 전략을 파는 대신, 자신만의 리듬으로 시장에 돈을 베팅한다.
왜냐? 정보가 공유되는 순간 전략의 유효성은 사라진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강의를 통해 벌 수 있는 돈보다, 시장에서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다면 굳이 타인에게 팔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강의를 한다면?
그건 시장에서 돈을 못 벌고 있다는 방증이다.
마무리: 이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수익 인증을 믿지 말 것
"모호한 말로 가득한 강의를 멀리할 것
"‘느낌’, ‘감정’, ‘심리’만 강조하는 자를 조심할 것
"항상 자기 매매를 스스로 검증할 것
"실력이 아닌 ‘마케팅’으로 뜬 사람을 분별할 것
그리고 무엇보다,
네 돈은 네가 지킨다.
아무리 화려하게 포장된 성공담도, 아무리 그럴싸한 수익률도, 실제로 당신 계좌에 찍히는 손익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당신이 따라간 그 사람은 어제까지는 ‘신’처럼 보였을지 몰라도, 시장이 하루만 틀어지면 그들도 평범한 인간 이하의 존재가 될 수 있다. 문제는, 당신이 거기서 끝나지 않고 또 다른 ‘신’처럼 보이는 사람을 찾아 나선다는 점이다.
이 시장은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
더 이상 ‘선한 의지’는 통하지 않는다.
이건 냉혹한 생존 게임이고, 강의자들은 대부분 게임을 판매하는 딜러일 뿐, 플레이어가 아니다.
그들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등지고, 당신의 ‘희망’을 기반으로 한 보험 상품을 판다. 그 보험은 정작 당신을 보호하지 못하지만, 그들의 수익을 보장한다.
그러니 기억하라.
그 어떤 강사도, 유튜버도, 책 저자도 당신의 손실에 책임지지 않는다.
당신이 돈을 잃으면 조용히 사라지고, 당신이 따져 물으면 ‘개인의 판단이었다’고 말할 뿐이다.
그들은 시장에 베팅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무지에 베팅한다.
"그렇게 당신은 계속 잃는다. 그들은 계속 번다.
"이 시장은 정보 싸움이 아니라, 인지 싸움이다. 누가 더 빨리 깨닫느냐의 문제다.
마지막으로 단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주식과 코인은 어렵지 않다. 사람을 믿는 게 어렵다."
"이제부터라도 ‘고수’가 아니라 ‘원칙’을 따라가라.
"‘수익 인증’이 아니라 ‘실전 통계’를 믿어라.
"그리고 ‘강사’를 쳐다보지 말고, 당신 자신의 계좌를 바라보라.
"그게 이 더러운 시장에서 유일하게 살아남는 방법이다."
"그리고 더 이상, 당신의 무지와 희망을 보험 삼아 사는 그들에게 돈을 주지 마라."
댓글 영역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디시콘에서지갑연결시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