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연성

부잣집 딸내미가 뭐가 아쉬워서 절도를 하는가?

오지수의 휴대폰을 훔친 동기가 무엇인가?

두 가지가 극중에서 전혀 설명되고 있지 않아서 배규리라는 캐릭터가 하는 행동에 개연성이 없음

2. 예정조화

지나칠 정도로 편리한 우연들에만 의지하고 있음

마치 신에 의해 예정된 일이 순서대로 벌어지듯

같은 우연이라도

"하필 우리반 여자애가 나랑 같은 휴대폰 악세사리를 달고 있어서 헷갈렸네?"

따위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

휴대폰이 배규리 손으로 넘어가는 결정적인 순간

하필 새벽 6시에 학교에 나왔는데

하필 오지수가 교실에 있어서 단 둘이고

하필 오지수는 이어폰 꼽고 엎드려 자고 있는데

하필 그때 매춘용 휴대폰이 새벽 댓바람부터 울린다?

이럴거면 카페에서 만나자마자 가방 놓고 갔을때 휴대폰 훔쳐버리지

도벽 있는 여자애가 가방 안뒤지고 놔두고 간 게 신기하네

같이 빵 먹으면서 무슨 알바하냐고 대화하는 씬을 앞에 둬서 복선으로 쓰던가

휴대폰부터 미리 훔쳐놓고 도둑이 피해자한테

너 수상하니까 이제부터 니 정체를 알아내겠어하고 꼬치꼬치 캐묻는 건 뭐임ㅋ

3. 언행불일치

배규리 : "미성년자고 나발이고 안 가리고 팔아먹는 악질 포주가"

이 대사는 지금까지의 배규리의 행위가 사적제재였음을 의미함

도벽에 행동파에 충동적인 성격으로 남의 휴대폰에 손을 댔는데

의식 깊숙히 자리잡은 매춘극혐 사고가 발동하면서 오지수를 엿 먹이기로 결정한 거

최종적으로 드럽게 번 돈 탈탈 털어서 그지 만드는 인과응보를 같은 범죄자한테 당한다

뭐 이런 건 줄 알았지

근데 2화 또 그게 아니고 뭐가 꼬이고 꼬여서

결과적으로 배규리가 오지수한테 가담하고 자 선수입장~ 하면서 끝나네?

이 드라마는 어떤 사정을 가진 고교생 둘이

미성년자 매춘, 학교폭력, 공갈협박, 가정불화, 절도 등

온갖 범죄의 온상으로 빠져들지만

정작 당사자들이 '사회문제연구부' 에 소속되어 있다는 극한의 모순을 보여주면서

청소년 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울리는 아주 시의적절한 작품이라고 생각함

스토리도 3화부터는 크게 뭐 거슬리는 거 없이

둘이 짝짝꿍하는 내용으로 진행될 거고

끝에가서는 정29현을 당하든 뭐든 쌓은 업보 터지고 끝나겠지

근데 그럴거면

배규리를 좀 더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는 배경을 갖게 하고

두 사람이 이어지는 첫 과정을 보는 입장에서 재밌는 우연, 예를 들면 이런 소재에서 왕도는

둘이 각자의 범죄를 저지르는 와중에 뜻하지 않게 마주쳐버려 서로의 정체를 알게된다

다소 진부하고 세련되지는 못할지언정 보는데 문제는 안생겼을텐데

뭣 때문에 범죄자끼리 사적제재를 가하고 지지고 볶는 이야기를 무리하게 써서

초장부터 주인공 하나의 캐릭터성을 조져놓는지 도통 이해가 안되네

작가분이 생각한 배규리의 행동원리는 도대체 뭐였을까? 궁금하다

이시국에 상상 한 번 해본다

내 나름대로 최대한 비약과 끼워맞추기 억측을 동원하면

사실 달려오는 오지수를 가볍게 매치는 배규리가 "girls can do anything" 의 화신이었던거임

배규리가 어떤 캐릭터이든지, 앞으로 뭘하든지 간에

매춘하는 한남충은 재기부터 시키고 보자라는 프롤로그였던거지

내가 만약 한국여자 페미니스트였으면 1,2화를 보고 카타르시스를 느꼈을까? 궁금하다

한줄 요약

배규리 극혐 (연기하신 박주현 배우분은 아주 훌륭하신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