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The OA

맹인 소녀가 실종되었다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내용으로 기본적으로 임사체험과 환생, 차원 이동이라는 소재를 토대로 요가와 도교, 유대교 카발라와 같은 각 문화권의 영적 전통들의 색채를 가미한 신비로운 미스터리 시리즈.

병신춤으로 호불호가 많이 갈리지만, 개인적으로 20년간 수없이 많은 미드를 봐오면서 OA처럼 거의 모든 에피에서 매번 상상조차 불가능한 방식으로 서사가 흘러가는 시리즈는 처음 봤고, 무엇보다 이게 뭐지?싶은 내용을 머리로 해석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미스테리를 진짜 미스테리의 영역으로 남겨둔 채 여운과 울림으로 해답을 전해준 것 같은 신비한 기분이 들어 지극히 개취로써 1위로 꼽아봄. 

2위 로스트

무인도에 불시착한 비행기의 생존자들이 섬에서 겪게 되는 신비로운 일을 그린 미스테리 시리즈.

주요 무대가 되는 섬을 중심으로 현재와 과거, 미래의 시점이 정교하게 교차되어 있는 타임라인 위에서 각자의 삶에서 위기에 봉착한 주인공들이 서로 긴밀히 상호작용하며 자신의 감정적 트라우마를 회복해가는 모습을 감동적으로 그려냄. 첫 시즌의 여러 공상과학적 떡밥을 속시원하게 풀어내지

못한 것이 꽤 욕을 먹고 있는데 그런 점은 확실히 흥행을 위한 눈속임으로 도입된 떡밥이라는 사실에 동의하면서도, 동시에 눈에 보이는 재난상황에 대한 서사 이상으로 그 이면의 개인의 감정적 재난과 죽음,  카르마나 사후세계와 같이 깊고 심오한 주제를 잘 녹여냈다는 점에서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함. 

3위 홈랜드

중동에 파병 되어 전사한 것으로 알려진 한 해병대원이 미국으로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첩보 시리즈.

매시즌 그 시기의 국제정세에 상응하는 시의적절한 소재를 기반으로 이야가를 8시즌까지 쌓아온 것도 대단한데 거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연출과 연기의 퀄리티를 놓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개인의 선호와는 상관없이 미드 역사 상 가장 완성도가 높은 작품으로 꼽고 싶음. 특히 다시 존 르 카레 풍의 클래식 첩보물로 돌아와 간지 폭팔하며 파이널을 장식한 마지막 시즌은 역대 최고의 인상적인 결말이었다고 생각함.

4위 트루디테티브 시즌1

20년에 걸쳐 루이지애나 일대에서 벌어진 연쇄살인범을 추적하는 두 형사의 이야기.

세븐을 능가하는, 아니 거의 모든 영화,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간지나는 브로맨스를 보여준 두 명배우의 명연기에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이 느껴지는 철학적인 대사, 그리고 화면에서 쇠맛이 느껴지는듯한 건조한 영상미가 인상적이었음. 거기에 20년에 걸쳐 일어난 사건이 뒤죽박죽 얽혀있는 복잡한 플롯을 하나둘씩 퍼즐처럼 짜맞춰나가며 단 한 번도 긴장의 호흡을 놓치지 않는 뛰어난 연출력까지..단 하나도 깔 게 없는 최고의 스릴러 시리즈라고 봄.

5위 왕좌의 게임

중세 판타지 소설을 원작으로 한 설명이 필요없는 시리즈.

본인은 다른 것보다 모든 매력적인 이야기의 창작은 얼마만큼 디테일하고 설득력이 있는 캐릭터를 창조할 수 있냐에 달려있다고 보는데, 왕겜은 내가 본 미드 중에서 가장 다양한 인간 군상이 반영 된 캐릭터들을 매우 섬세하고 균형감있게 배치한 작품이라고 생각해서 좋아함.

결말의 급 마무리가 항상 까이는 요소이지만, 급변하는 제작환경에서 시즌8까지 이어오며 그 수많은 배우들의 개런티와 스케일적으로도 커져가는 제작비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라 여겨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