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6일부터 8월 14일까지 8박9일에 걸쳐 중국 사천성에 위치한

반지설산(5,430미터)을 등반한 기록입니다.

인천공항에서 출발을 기다리면서

서울에서 출발하는 인원은 우리 산악회 6명, 타 산악회 4명, 여행사 대표님과 가이드이며, 성도에서 조선족 가이드와 사천성 등산협회에서 파견하는 정부연락관이 합류하고 베이스캠프에서 현지인 쿡과 키친보이, 포터들이 합류합니다.

중국에서 고산등반은 각 성 등산협회에 입산료를 내고 등반허가를 받아야 하며 등반보험에 가입해야 합니다.

밤 늦게 성도 국제공항에 도착, 다음 날 호텔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

성도는 인구 1,200만의 사천성 최대 도시(중경은 직할시)로 삼국지에 나오는 촉나라의 수도였던 곳입니다.

호텔 창밖으로 본 성도의 아파트 풍경

허진호 감독의 영화<호우시절>을 보셨다면 영화 속의 장면들이 생각나실 겁니다.

성도 지역은 평지지만 주변으로 나오면 산악지대가 펼쳐집니다.

총알택시보다 빠른 폭주봉고에 나눠타고 베이스캠프까지 달려갑니다.

사천성이라는 이름이 네 개의 강이 흐르는 곳이라는 뜻입니다.

높은 산과 깊은 강이 많아 외부의 침입을 막기 쉽고 안으로는 너른 평야가 있어 일찍부터 농업과 문명이 발전했습니다.

제갈공명이 유비에게 촉(사천)으로 들어가도록 권한 이유입니다.

2008년 사천에는 대지진이 일어났습니다(5.12대지진). 베이스캠프로 가는 길은 지진의 진앙지 문천을 경유합니다.

사진에 보이는 강 건너편에 원래 고속도로가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 차량이 달리는 도로는 지진 후에 새로 닦은 길이랍니다.

강 건너편 고속도로는 지진으로 흔적도 남지 않고 파괴되었습니다.

일부 잔해는 일부러 치우지 않고 남겨 지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도록 했답니다.

그건 좋은데..강 이쪽에 새로 닦은 길이 만만치가 않네요. 터널에 들어갔더니 터널등이 없어??

그 와중에 차들은 하이빔을 켜고 불도 안 켜진 터널에서 추월을 밥먹듯???

흔적도 없이 사라진 구 도로...도로 안쪽에 있던 마을은 복구할 엄두도 못 내고..

지진으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특히 학교에서 공부하던 어린이들의 희생이 많았다고 합니다.

가는 도중에 길가 여관겸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합니다.

여기가 해발 2,000미터를 넘는 곳이라 커피믹스 봉지가 빵빵하게 부풀어 오릅니다.

식당 건너편으로 보이는 산의 모습

여기는 소수민족인 강족이 사는 자치구입니다. 강족들은 험한 산에 밭을 일구고 염소를 치며 살아갑니다.

날씨가 아주 쾌청합니다.

등반기간 동안 계속 이런 날씨이기를 기원합니다.

드디어 반지설산이 있는 비풍구 풍경지구 아래 환승센터에 도착했습니다.

외부차량은 이 이상 올라갈 수 없고 여기서 전용버스로 환승해야 합니다.

이 환승센터가 산 아래이긴 한데 이미 백두산 천지보다 높은 2,400미터이고 여기서 지리산 성삼재로 가는 길을 방불케 하는 산악도로를 1,000미터 더 올라가야 합니다.

노고단으로 가는 산악도로....는 아니고 반지설산 등반의 베이스캠프인 상해자 마을로 가는 산악도로에서 본 풍경입니다.

슬슬 눈을 쓴 뾰족봉우리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중간에 3,340미터 지점에서 사진을 찍으라고 버스를 세워 줍니다.

아무 생각없이 내렸다가 술취한 것처럼 머리가 핑 돕니다. 고소증세가 시작입니다.

고소를 막기 위해 머리에 비니를 쓰고, 목에 버프를 두르고, 긴팔옷과 오버자켓을 걸치고, 행동은 천천히, 호홉은 길게, 따뜻한 물을 자주 마셔 줍니다.

드디어 베이스캠프인 상해자 마을(3,500미터)에 도착입니다.

버스에서 내려서 야영장까지 걸어가는 데 숨이 차고 머리가 띵 합니다.

베이스 캠프에서 본 설산의 모습

반지설산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상해자 마을의 산장입니다.

차량은 여기까지 밖에 못 오고 전기차를 이용해 주변을 산책하는 산책도로가 있습니다.

베이스캠프 도착 인증샷입니다.

고소증세 때문에 표정이 안 좋네요. 원정기간 내내 약간의 고소증세가 있었지만 몸을 못 움직일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베이스 캠프에서부터 사용할 대륙의 자존심 오작 텐트. 웬지 노스의 향기가 나는군요...

실제 사용해 보니까 비도 안 새고 공간도 널찍하고 좋았습니다.

베이스 캠프의 모습입니다

석양에 물든 고봉의 모습입니다.

저녁을 먹고 내일은 고소적응 겸 일부 장비를 수송할 겸 캠프 1(4,500미터)까지 올라갔다 다시 내려오기로 합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일찍 잠자리에 듭니다.

밤새 머리가 띵하고 숨이 가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