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논 대사]

무수한 기억들이, 지금 나에게 밀려오고 있어.

무수한 ‘나’들이
똑같은 장소에 서서,
똑같은 선택 앞에 서 있었지.

—— 나는 떠나야 해.
—— 나는 짊어져야 해.
—— 그리고 너와 작별해야 해.

그다음, 파멸로 파멸에 맞서 싸우는 길을 계속 가야 해.

나는 타오를 거고, 다 타버릴 거야.
이 생에서의 ‘불을 훔치는 자’가 되어,
키레네와의 약속을 지킬 거야.

신을 죽이고, 동료를 죽이고, 

불씨를 빼앗을 거야.

비록 이성과 육체가 함께 재로 사라지더라도,
내 사명만큼은 잊지 않을 거야.

나는 '재창기'를 막을 거야.
나는 새로 태어난 나를 찾을 거야.
그리고 그 아이에게 이어주고 싶어—
삼천만 번의 윤회 속에서 이어온 이 헛된 여정을.

어디로 가냐고?
넌 내 마음속에 살아 있어.
그런 너는, 어디로 갈 수 있겠어?

파트너… 그렇군요.
당신이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저 역시 답을 낼 수 없었던 거에요.

파트너… 죄송해요.

원래는 당신을 집으로 돌려보내야 했는데…

[미미 대사]

사실 너는 이미 답을 알고 있었지. 전혀 놀랍지도 않았잖아, 그렇지?

그건 내가 아주 단순해서야. 어떤 모습이 되었든 마음과 말은 늘 같았으니까.

하지만 마지막에 이 일을 떠올릴 수 있어서 기뻐. 이렇게 되면 미련도 없어.

걱정 마. 우린 정말로 헤어지는 게 아니야.

나는 네 일부가 되어, 이 윤회의 일부가 될 테니까.

33,550,336번째 불꽃을 좇는 여정의 기억은

영원히 세월의 반신인 너의 마음속에 남아,

네가 모든 과거를 지닌 채

시간을 넘어, 다음 윤회의 정류장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될 거야.

이것으로 내 사명은 끝이야.

하지만 되돌아보면, 나는 참 행운이었어.

3천만 명의 키레네 중에서,

너를 기다릴 수 있었던 첫 번째이자 유일한 키레네였으니까.

그러니까 믿어줘.

다음 윤회에서도,

반드시 너를 기다리고 있을 키레네가 있을 거야.

그리고 그다음 윤회에서도,

나는 계속해서 너를 기다릴게.

파이논 요약)

"가요 파트너"

"이제 구세의 의무를 이어받는 건 당신이에요"

"키레네를 만나 여행을 떠나 다시 이곳으로 와주세요"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않겠다고, 그렇게 말해줄 수 있죠?"

키레네 요약)

"난 너의 일부가 되어 녹아들 거야"

"난 정말 운이 좋아"

"3천만 명의 키레네 중에"

"널 기다리고, 널 만난 유일한 키레네잖아"

"다음 루프에서도 널 기다리고 있는 내가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