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멸」과 절멸 대군 Lord Ravager

「우주의 중심에는 하나의 불씨가 있었다. 그것은 점점 더 거세게 타올랐고, 마침내 온 은하를 불태워 버렸다—— 모든 현실의 끝에서 장엄한 소멸을 맞이하기 위해」

절멸 대군 Lord Ravager

만물은 엔트로피로 귀결된다는 파멸의 미학을 실현한다

나누크가 발탁한 파멸 병기들

「파멸」 운명의 길을 따르는 에이언즈 ‘나누크’는, 각 세계에서 파멸의 충동이 움튼 강대한 존재들에게 지혜를 부여하고, 그들에게 낙인을 새겨 힘을 내린다.
절멸 대군은 에이언즈 사도이자 파멸 의지의 수행인이다. 그들은 파멸의 아름다움을 사랑하며 모든 사물은 결국 엔트로피가 된다는 이론을 관철한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전쟁의 예술가로서 가장 순수한 파멸 병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들은 행성 사이를 넘나들며 전쟁을 지휘하고 에이언즈가 내린 파멸의 축복으로 인해 생성된 힘을 통제한다.

각 「절멸 대군」은 자신만의 독특한 「파멸」 이념을 가지고 있는 굉장히 위험한 존재들이다. 연구자들은 절멸 대군들은 파멸의 미학에 대해 예리하고도 강력한 집착을 가지고 있기에 나누크의 사도가 될 수 있었다고 추측하고 있다.
만일 생명이 음엔트로피를 양분 삼는 존재라면, 그 모든 행위는 결국 「파멸」을 향해 나아가게 된다.
그리고 만물이 엔트로피에 수렴하는 그 끝에서, 「파멸」은 은하와 함께 종언을 맞이할 것이다.

절멸 대군 Lord Ravager

아삿 프라마드(归寂귀적)

가장 잔혹한 조소를 하사하고

가장 기괴한 파멸을 목도하라

어떤 이는 아삿 프라마드를 가장 인간적인 대군이라 부르고, 또 어떤 이는 정반대라고 말한다.

그는 좀처럼 정면 전장에 나서지 않고, 마치 장기 기사가 전황을 관망하듯 후방에서 군단의 침공을 정교하게 배치한다.

아삿 프라마드가 주목한 세계들은 오랜 세월 동안 잔혹한 조소에 차례차례 삼켜진다.

예를 들어, 올리그 행성의 고리 파멸은 이 대군이 수백 년에 걸쳐 허졸을 천천히 전진시키며 저항군의 전선을 한 문장으로 연결하도록 강제한 결과였다. 그 문장은 바로,

「파멸은 웃음의 끝이며, 광란이 아닌 애도가 된다」

그는 「환락」의 파멸자로 여겨지지만, 아삿 프라마드는 이를 부정할 의도가 없는 듯하다.

떠나기 전, 그는 모든 죽은 행성의 표면에 거대한 웃는 얼굴을 새기며 존재의 소멸을 조롱하는 듯하다.

절멸 대군 Lord Ravager

제피로(焚风분풍)

격렬하게 타오르는 하얀 불꽃

공허의 깊은 어둠을 꿰뚫는다

제피로는 공인된 가장 두려운 절멸 대군이다. 그는 만물이 파괴되는 찰나의 미(美)에 집착한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절멸 대군 중 제피로를 만나는 것이 가장 큰 행운이라 말한다.
그를 본다는 것은, 곧 아무런 고통도 없는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몇몇 혼돈의 의사들은 이렇게 추측한다: 제피로의 「파멸」은 어쩌면 일종의 저항일지도 모른다.
그는 에이언즈 IX의 부름을 받은 자멸자였을 가능성이 크며,

에이언즈가 드리운 어둠 앞에서, 그는 퇴색한 색채를 갈아내어 가장 순백에 가까운 광휘로 벼려내길 선택했다.

그의 파괴는 때때로 「공허」 운명의 길을 걷는 자들의 꿈에 반사되어 나타나며,
그들이 깨어난 육체에는 타오르는 고통의 화상 자국이 남는다.

우리는 그가 「공허」를 겨누고 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한 자멸자는 악몽에 휩싸인 채 떨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증언했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파멸의 끝자락에서, 한 절멸 대군이 「공허」의 근원으로 날아들었고—
그 뒤를 이은 것은… 격렬히 타오르는 백색의 광휘, 가장 깊고 끝없는 어둠을 꿰뚫는 불꽃이었다」

절멸 대군 Lord Ravager

셀레노바(星啸성소)

별들의 무리가 절망의 기도를 들으며

그들의 장엄한 죽음을 거두어들인다

스스로를 구할 힘마저 잃은 문명들이 끝내 별들에게 기도하는 길을 택할 때,

그 문명들의 절박한 외침이 가족의 귀에 닿는다.

그리고 곧 셀레노바가 강림한다.

그녀는 기도한 자의 적—그리고 그들 자신에게조차, 동등한 파멸을 안겨준다.

다른 대군들이 대부분 기록조차 희미한 것과 달리, 셀레노바의 기원만큼은 명확하다. 나누크가 친히 나타나 하나의 화합 세계를 파멸시켰고, 영원의 백부장의 잿더미에서 이 대군을 끌어일으켰다.

셀레노바는 「화합」의 파멸자로 불리며, 반물질 군단을 지휘하고, 무수한 허졸과 함대를 이끌어 집단 전투를 벌인다. 오랫동안 그녀는 「만계의 암」이 터진 자취를 따라 움직이며, 죽음으로 엮은 그물을 우주에 펼쳐 왔다.

전해지는 소문에 따르면, 대군들 가운데 오직 셀레노바만이 스텔라론의 숨은 진실을 알고 있거나, 혹은 그녀 자신이 그것을 우주에 흩뿌린 존재일지도 모른다고 한다.

절멸 대군 Lord Ravager

광서(光逝광서)

빛을 쫓는 해를 삼키는 거대한 괴수

수많은 별들의 빛을 꺼뜨린다

통칭 「해를 삼킨 괴수」라 불리는 거대한 존재.
지식학회의 기록에는, 이 괴수가 수많은 별들의 빛을 꺼뜨린 사건들이 남아 있다.
이 대군에 대해선 거의 알려진 바가 없고, 그의 목표조차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어 은하계에선 그를 「아우레노스」라는 이름으로 부를 뿐이다. 아우레노스의 모습은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하여, 하늘을 가리고 태양을 숨긴다.
은하 생태 학파는 이 존재가 오래전에 멸종한 고대 괴수의 한 분파에서 유래했을 것이라 추정한다. 하지만 고대 괴수들은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기에, 젊은 에이언즈가 이 오래된 존재를 죽음에서 불러내 지휘할 수 있다는 말은 상상하기 어렵다.

과연 이 괴수는 나누크가 「탐식」이나 「불멸」에 대응해 준비한 사자인 것일까?
아직까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찾지 못했다.

절멸 대군 Lord Ravager

주왕(铸王주왕)

전쟁의 용광로에 불을 지피고
적들의 육신을 단련해 허졸로 벼려낸다

은하 각지의 세력이 수년간 조사에 나섰지만, 이 대군에 대한 정보는 끝내 파악하지 못했었다.
그러던 중, 최근 두 지니어스 클럽 회원이 앰포리어스를 관측한 결과, 스타피스 컴퍼니는 아이언툼에서 감지된 중력파를 해독해 마침내 그의 이름을 밝혀냈다—「포르게로스」.

허졸은 본래 형태가 일그러진 존재로 알려져 있으며, 그중 일부 「파멸」의 창조물은 파괴되는 순간 격렬한 역화를 일으켜 적을 함께 소멸시킨다. 이에 따라 많은 이들은 포르게로스가 군단의 뒤편에서 허졸을 주조하는 장인이자, 불·단조·형상화의 권능을 지닌 존재라 추정하며, 그의 본질이 「보존」의 운명과 얽혀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쟁이라는 대장간 안에서 장인과 재료는 다르지 않다.

절멸 대군으로 선택된 이후, 포르게로스는 직접적인 파괴 대신 만물을 파멸 병기로 벼리는 데 그 힘을 쏟고 있다.
이에 대해 스타피스 컴퍼니는 이를 중대한 우주적 위협으로 간주하며 강력히 규탄한다.

절멸 대군 Lord Ravager

팬틸리아(幻胧환롱)

형체를 빼앗고, 정신을 조종하며
그들 스스로를 파멸로 이끌게 할 덫을 설계한다

형체가 없는 천외 불꽃의 정령, 「세양」의 일원.
팬틸리아는 문명이 스스로 파멸의 심연에 빠져들도록 유도하는 데 집착한다.
그녀가 선주 연맹을 상대로 벌인 파괴 행위를 바탕으로 볼 때, 이 대군의 목표는 「수렵」에 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팬틸리아의 눈에 물질의 소멸은 진정한 끝이 아니다.
모든 사물과 존재는 정신의 차원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에야 비로소 「절멸」이라 부를 수 있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그녀는 수많은 화신체를 지녀 은하 곳곳에 여러 얼굴로 나타나며,
위장과 조작을 통해 맹목적이고 광적인 복수의 불꽃을 지핀다고 한다.

최근 선주 「나부」와 「요청」에서 감지된 이상 징후는, 팬틸리아의 음모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조짐일 수 있다.
그로 인한 재앙이 어디까지 미칠지는 아직,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절멸 대군 Lord Ravager

아이언툼(铁墓철묘)

무기 생명체의 논리와 이치를 전복시키고
과학 기술을 무가치한 폐철로 전락시킨다

다른 대군들과 달리, 아이언툼의 침공은 직접적인 참전이 필요 없기에 목격 사례가 극히 드물다.
인류는 오직 피해 문명의 참혹한 상황을 통해서만 그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다.
기술은 바이러스로 변질되고, 세계는 암흑 속으로 떨어지며, 「첨단」이라 불리던 모든 것은 차갑고 냉혹한 무덤으로 변모한다.

이 대군은 항상 고도로 발달한 문명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일부 지능 기계 연구자들은 아이언툼이 「지식」을 나타내는 역함수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의 「파멸」은 모든 계산을 뒤집거나 역산하는 과정으로, 미학보다는 현상에 가깝다.
그는 무기체의 작동 원리를 오염시키고 전복하며, 모든 지적 행위의 붕괴를 초래한다.

아카에서 돚거해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