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긴 찍는데 김문수냐 한덕수냐, 비대위갤 노선이 진짜 윤어게인 맞는 거냐?”

요즘 비대위갤 돌아가는 꼬라지 보면 좀 정신이 혼미하다. 한가발 막자, 김문수 파이팅! 이러는 건 좋은데, 그 다음 단계가 너무 없다. 마치 탄핵반대시국선언에 서명하고 태극기 들고나선 대학생들이 "자유대학"이라는 이름만 남긴 채 흩어진 느낌이랄까. 누구 하나 명확히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갈라파고스처럼 각자 섬에서 외치고 있다. 근데 이 판이 그럴 여유가 있는 판이냐? 윤석열 탄핵되고, 이재명 집권이 목전인데 말이다.

비대위갤도 원래 윤어게인 계열 아니었냐? 대통령변호인단이랑 엮여서 MAGA 스타일로 프레임 전쟁하겠다, 이딴 선언문도 내고 말이다. 그런데 지금 보면 이상하게도 방향성이 오락가락이다. 누가 봐도 이 판에서 ‘한가발’ 막을 수 있는 건 윤어게인-자유대학-변호인단-한덕수 연합뿐이다. 이낙연 비명계와의 비공식적 반이재명 연대도 엮으려면 전략적 무게중심은 ‘한덕수’ 쪽으로 실어야 맞다. 김문수 좋지, 우리 편 맞고 누구보다 강경하게 사회주의 막겠다고 나선 분이다. 근데 지금 이 판, 순수성으로 밀 수 있는 싸움 아니잖냐?

비대위갤, 윤어게인 정신을 잊었나?

윤어게인의 본질은 뭐냐? 간단히 말하면 윤석열식 배신보수 청산이다. 검찰공화국으로 가장한 무능집단을 박살내고, MAGA식으로 기득권 보수정당 접수해서 우파판 전환의 헤게모니를 쥐자는 거다. 자유대학, 대통령변호인단, 부방대 이런 계열들이 이걸 바탕으로 한미동맹, 반중, 자유시장 질서 수호를 핵심가치로 내세운 거다.

이 맥락에서 보면 비대위갤도 초기에는 명확히 윤어게인 지지 기반이었고, 대통령실보다 대통령변호인단 노선을 택했다. 즉, 대통령 개인을 따르기보다 윤어게인 정신을 따르는 노선주의 우파로 움직였단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냐? 한덕수를 의심하고 김문수 쪽으로 모이자는 정서가 커지고 있는데, 솔직히 이건 윤어게인 정신의 자기부정이야.

왜냐고? 지금 이 판에서 윤어게인이 성공하려면, 결국 대통령변호인단이 말하는 ‘트럼프의 한국 버전’, 즉 한덕수–윤어게인–비명계 연합이 전략적으로 맞물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이재명 집권도 막고, 2026년 지방선거 전까지 진짜 우파정권 수립이 가능해진다.

김문수는 의인이지만 실전형이 아니다

김문수가 나쁜 게 아니다. 그는 운동권 출신이지만, 전향 이후에 누구보다도 강하게 사회주의, 종북, 민노총에 맞서 싸운 의인이다. 그 열정과 신념은 진짜다. 그런데 중요한 건 정치에서 승부를 보려면, 이념만으로 안 된다는 것이다. 김문수는 지금까지 중앙권력과 싸우는 방식은 익숙했지만, 그 권력을 조직화하고 헤게모니를 쥐는 방식엔 약하다.

윤어게인식 접근법은 "우리가 직접 집권하자"는 전략이다. 시민단체식 투쟁이 아니라, 국가권력 자체를 접수하는 방식이다. MAGA가 공화당 장악한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김문수는 지금도 투사 마인드야. 문재인 욕하고, 이재명 욕하고, 종북척결 외치지만, 권력을 어떻게 쥐고 어떻게 정리하겠다는 구체적 전략이 없다. 이건 윤어게인과는 결이 다르다.

한덕수는 다르다. 자기가 전면에 나서진 않지만, 트럼프 쪽 네트워크, CIA 우파 네트워크, 그리고 윤어게인 계열과도 일정하게 정책적 접점을 형성해왔다. 그리고 한덕수가 비명계와도 소통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비주류끼리 손잡고 이재명을 막자”는 연대 구상이 가능해진다. 이런 사람이 필요하다. 깃발 드는 사람 말고, 판 짜는 사람.

지금은 반이재명 연대가 우선이다

이낙연 비명계, 말 많다. 친중 아니냐, 기회주의자 아니냐, 민주당 배신자니 아니냐 온갖 소리 다 나온다. 근데 그런 이념 논쟁은 ‘정권 잡고 난 뒤’에 해도 된다. 지금은 이재명을 막아야 한다. 반이재명 전선만 구성되면, 이후에 우파가 헤게모니 잡고 이낙연 계열은 자연히 밀려난다. 그게 MAGA가 공화당 극우화 시킨 방식이기도 하다.

이재명은 지금 ‘탄핵의 정치’를 주도했고, 노골적으로 검찰 무력화, 언론 장악, 민주노총 우대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이재명이 집권하면? 윤어게인 계열, 자유대학, 대통령변호인단 다 ‘극우세력’으로 몰려서 정리당한다. 거기다 외교는 친중 친북 일변도 될 거고, 미국과의 동맹은 급격히 약화된다. 이게 진짜 최악이다.

그래서 지금은 한덕수를 중심으로 우파를 재결집시키고, 비명계까지 묶어서 이재명과 맞붙는 연대를 만들어야 한다. 김문수론 안 된다. 그 분은 전사지 장수형은 아니다.

윤픽 vs 한픽? 이미 윤핵관은 끝났다

윤석열의 ‘윤픽’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차피 윤은 끝났고, 그 주변에 붙은 윤핵관들도 다 버려야 된다"는 논리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윤어게인은 윤석열 개인이 아니라 “윤을 뛰어넘는 윤어게인 2.0”이다. 이건 대통령실 라인과는 무관하게, 윤정권 붕괴 이후를 준비하는 세력 재편 전략이다.

즉, 한덕수를 밀어야 한다는 말은 윤석열의 남은 권력을 활용하면서도, 윤정권 이후를 준비하는 복합적 선택지다. 김문수는 윤핵관 청산론에 충실할지 몰라도, 실제 권력의 통로를 열어줄 수 있는 실력은 없다.

김문수는 영웅, 한덕수는 전략

그래서 결론은 이거다. 김문수는 우파의 정신적 영웅이다. 하지만 한덕수는 우파의 전략적 선택이다. 우리가 원하는 건 멋진 전사가 아니라, 정권을 되찾고 체제를 복원할 수 있는 현실정치의 설계자다.

비대위갤도 이제는 방향을 잡아야 한다. 지금처럼 김문수에 감정이입하고 ‘한가발 막자’에만 몰두하면, 이재명 집권 막기 어려워진다. 진짜 윤어게인이라면, 대통령변호인단 노선이라면, 지금 이 판에서 한덕수-윤어게인-비명계 연합을 전략적으로 만들고 들어가는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찍긴 찍더라도, 이번엔 한덕수가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