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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탱 문학] 저격하던 중전차

엘시나(121.140) 2013.01.24 00:08:37
조회 174 추천 1 댓글 4

벌써 1달전 일이다. 내가 갓 6티어를 뚫은지 얼마 안되어서 용마루를 했을때다.

유적지로 가는길. 유적지를 쏘기 위해 왼쪽 언덕에서 일단 M6를 세워야했다.
왼쪽 언덕에 올라가자 내 옆에서 논위에 숨어 적을 쏘는 IS가 있었다.

중전차에게 정찰 좀 해줄 수 없는냐고 했더니,
 
'경전차가 있는데 중전차가 왜가우?, 꼽거든 리포트 넣으시오' ,

대단히 무뚝뚝한 중전차였다. 더 재촉하지도 못하고 잘 쏴 달라고만 부탁했다.
그는 잠자코 열심히 적을 맞추고 있었다.처음에는 빨리 쏘는 것 같더니,
날이 저물도록 이리 돌려 보고 저리 돌려 보고 굼뜨기 시작하더니, 이내 마냥 늑장이다.
내가 보기에는 그만하면 다 됐는데 자꾸만 더 쏘고 있다.

인제 다 됐으니 그냥 돌진하라 해도 못 들은 척이다. 
1선 뚫렸으니 막으러 가라고 해도 통 못 들은 척 대꾸가 없다. 
갑갑하고 지루하고 이제는 초조할 지경이다.

'1선 안가도 되니 기지라도 지켜달라'고 했더니 ,

화를 버럭 내며

'끓을 만큼 끓어야 밥이 되지,생쌀이 채족한다고 밥 되나,'

나도 기가 막혀서

'기지가 뚫리는데 왜 저격질이요, 이님 외고집이시구먼,
기지가 점령당한다니까"

IS는 퉁명스럽게 '니가 막으시오, 난 안가겠소'하고 내 뱉는다.

자주포 혼자 있다가 그냥 갈 수도 없고, 기지는 이미 뚫린것 같아서 ,될 대로 되라고 체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럼 마음대로 저격하시오',

'글쎄 재촉을 하면 점점 거칠고 안맞는다니까, 1킬이라도 놓치면 되나'

좀 누그러진 말씨다. 이번에는 쏘던것을 멈추고 기지 방향으로 몸을 돌리고 있었다 ,
나도 그만 지쳐 버려 구경꾼이 되고 말았다.  IS는 묵묵히 기지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저러다가는 기지가 점령될 것만 같았다. 또 얼마 후에 기지 근처에서 풀숲에 숨는다
. 사실 망하기는 벌써 다 망한 판이다.

 팀이 다 죽고 점령률이 100에 가까워지자 나는 불유쾌하기 짝이 없었다.

"그 따위로 게임 해 가지고 게임이 될 리 없다. 팀 본위가 아니고 제 본위다. 
그래 가지고 억지만 되게 부린다. 게임 매너도 모르고 불친절하고 무뚝뚝한 중전차다.",
생각할수록 화증이 났다. 그러다가 그를 보니 IS는 무뚝뚝하게 상대 전차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그 바라보고 섰는 옆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중전차 다워 보이고 날카로운 포신과 큰 몸체에 내 마음은 약간 누그러졌다.
IS에 대한 멸시와 증오도 감쇄된 셈이다.

판이 끝나고 팀 기록을 보니 IS의 점수가 제일 높았다.
혼자서 킬딸 딜딸을 친것이다. 그걸 친구에게 보여주니 참 잘했다고 한다.
원래 게임이란것은 혼자하는것이지 팀이랑 하는게 아니라 한다.

요렇게 꼭 자기 위주로 게임하는 사람 만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나는 비로서 마음이 확 풀렸다. 그리고 그 중전차에 대한 내 태도를 뉘우쳤다.
참으로 미안했다.

옛날 사람들은 나눔은 나눔이오, 봉사는 봉사지만 
자기일, 자기 생계에 관련된 일은 그것에만 열중했다.
그리고 스스로 보람을 느꼈다. 그렇게 순수하게 가문을 만들어 내는 것이였다.

이 전적표도 그런 심정에서 만들었을 것이다. 나는 그 중전차에 대해서 죄를
지은 것 같은 괴로움을 느겼다.

'그 따위로 해서 무슨 게임을 해먹는감' 하던 말은 
' 그런 중전차가 나 같은 자주포에게 멸시와 증오를 받는 세상에서 어떻게 아름다운 승률이 탄생할 수 있담'
 하는 말로 바뀌어졌다. 

요새는 중전차가 저격하는 모습도 볼 수가 없다.
그 옛날 애수를 자아내던 그 모습도 사라진지 이미 오래다.
 문득 1개월 전 저격 하던 중전차의 모습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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