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지마에서 숙박한 뒤 히로시마 역을 거쳐 다시 오카야마로 가는 신칸센에 탑승하러 왔습니다. 그러나......

이날 오전 5시경에 신코베 역의 터널 안에서 보수용 차량 간에 충돌이 발생하였고, 그 영향으로 신오사카 ~ 히메지 구간의 신칸센이 운행이 정지되었고 신칸센 운행 자체도 1시간 이상 지연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본래 제가 타고 가려던 열차도 도착하지 않아서, 할 수 없이 그냥 먼저 와 있던 코다마에 탑승해서 갔습니다. 원래 45분 정도면 갈 거리가 모든 신칸센 역에 정차하는 코다마에 타고 나니 1시간 30분 가량 소요되더군요.





오카야마에서는 오카야마 성과 일본 3대 정원 중 하나라는 코라쿠엔 정도가 주요 볼거리입니다. 오카야마 성의 천수각은 검은 외관 때문에 까마귀 성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만....... 거의 대부분의 일본 성이 그렇듯 메이지 유신 때의 성곽 철거령으로 크게 훼손되었고, 제대로 남아 있던 천수각도 태평양 전쟁 때 불에 타 버려서 지금의 오카야마 성은 전후 재건된 것에 불과합니다. 오카야마 성에서 유일하게 에도 시대의 것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 바로 윗 사진에 남아 있는 츠키미야구라라는 망루 하나이지요.

사실 오카야마 성 자체는 역사적 가치가 크게 있는 것도 아니라 그저 밖에서 천수각만 보면서 기념사진이나 박아 두는 정도면 충분합니다만, 코라쿠엔과 오카야마 성 공통권이 520엔인데, 코라쿠엔만 들어가도 350엔은 내야 하니 차라리 공통권을 사는게 낫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 공통권을 사서 둘 다 들어갔습니다.



성 안은 박물관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성은 일본의 남북조 시대에 처음 축성되었고, 이후 전국 시대에는 가나미츠 가의 소유였다가 우키타 나오이에가 가나미츠 가에게서 이 성을 빼앗아 성주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임진왜란에도 참전했었던 나오이에의 아들인 우키타 히데이에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후 도요토미 지지파와 도쿠가와 이에야스 지지파로 나뉘어져 일본 전국의 다이묘들이 동군과 서군으로 나뉘어 크게 맞붙었던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패한 뒤 유배를 당하게 되고, 이 성은 코바야카와 히데아키의 소유가 됩니다. 그러나 그가 자식 없이 2년만에 죽어 코바야카와 가문은 단절되고, 이후에는 이케다 일가의 성이 되어 300년간 이들의 거성이 됩니다.

그러던 것이 메이지 유신 이후 1873년 내려진 폐성령에 의해 성의 주요 부분은 파괴되었고, 그나마 제대로 남아 있던 천수각과 주요 건축물들도 태평양전쟁 말기인 1945년 6월 말에 미군의 공습을 받아 불타버립니다.

윗 사진과 같이 가마가 전시되어 있는데, 다이묘가 타던 가마를 본뜬 것이라고 하고 저기에 타서 기념사진을 찍을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다이묘와 다이묘의 부인이나 딸이 입던 옷도 전시해 놓고 그걸 입고 사진을 찍을 수도 있습니다.


 
밖에서 본 오카야마 성 천수각의 모습.



이제 이런 철교를 지나 코라쿠엔으로 향합니다.



코라쿠엔 입구에서 바라본 오카야마 성의 천수각. 사실 천수각만 밖에서 본다면 오카야마 성은 코라쿠엔 쪽에서 바라보는 것이 훨씬 운치가 있습니다.















코라쿠엔은 이바라키 현의 미토에 있는 카이라쿠엔과, 이시카와 현의 카나자와에 있는 켄로쿠엔과 함께 일본의 3대 정원으로 꼽히는 곳입니다.

대강의 사진만 추려서 올렸습니다만, 한번쯤 산책해 볼 만한 곳입니다. 일본 회유식 정원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곳이지요.

이것으로 오카야마에서의 일정은 마무리하고, 바로 옆에 있는 쿠라시키로 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