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겐 여전히 멀어 보이는 두 글자, 우승이다.

뜨거웠던 스토브리그도 조금씩 종착역을 향해 가는 중이다. 27일 기준 해외에서 유턴한 양현종(KIA)을 포함해 자유계약선수(FA) 15명 중 12명이 거취를 정했다. 곳곳에서 통 큰 계약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롯데만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오히려 핵심 선수들이 하나둘 전력에서 이탈했다. 프랜차이즈 스타 손아섭의 이적이 대표적이다. 4년 총액 64억원에 NC 손을 잡았다. 1선발 역할을 책임졌던 댄 스트레일리도 메이저리그 복귀를 위해 작별을 고했다.

롯데는 성민규 단장이 2019년 부임한 후 대대적인 개혁을 꾀했다. 체질개선을 통한 리빌딩 작업에 공을 들였다. 특급 유망주들도 대거 영입했다. 래리 서튼 감독과의 동행을 2023년까지 연장한 것 역시 이러한 과정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 겉으로 드러난 성과는 미비하다. 2018시즌부터 4년 연속 가을야구 문턱을 넘어서지 못했다. 심지어 올해는 8위로 지난해보다 순위가 한 계단 하락했다. 마지막까지 5강 싸움을 했다는 데 위안을 삼아야 했다.

내년도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물음표로 가득하다. 기본적으로 플러스라 할 만한 요소가 많지 않다. 이번 겨울 영입한 자원은 투수 이동원, 내야수 박승욱 등이다. 각각 두산, KT로부터 방출된 바 있다. 외인 3인방은 완전히 새롭게 구성했다. 투수 찰리 반스, 글렌 스파크먼, 외야수 DJ 피터스 등이다. 몸값은 모두 신규 외인 상한선인 100만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스파크먼이 80만 달러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다. 얼마나 빨리 새 리그에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다.

롯데는 프로야구에서 가장 오랫동안 우승을 맛보지 못한 팀이다.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기억은 1992년에 멈춰있다. 내년이면 꼭 30년을 채운다. 원년부터 달려온 큰 형님 중 한 팀이지만 우승 횟수 또한 2회로 초라하다. KIA, 삼성 등이 각각 11회, 8회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것과는 대조되는 부분이다. 심지어 2022년은 롯데의 심장이라 불리는 이대호의 현역 마지막 시즌이다. 계약에 우승 옵션을 넣는 등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현재는 설렘보단 우려가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