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프로야구 한화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사실상 철수 선언을 했다가 고난의 시간을 보냈다. 한화는 팀의 리빌딩 기조와 폭등하는 FA 시장가 등을 두루 고려해 시장에서 발을 빼기로 했고 적잖은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이후로 ‘철수 선언’은 일종의 금기어가 됐다.

적잖은 구단이 FA 시장에서 긍정도 부정도 아닌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각 구단 사정에 따라 혹여 시장 막바지에 작은 변화의 가능성이라도 붙잡고 있겠다는 취지일 수 있지만, 서둘러 시장에서 빠져나갔을 때 실망할 수 있는 열성팬들을 의식한 움직일 수 있다.
이제 적어도 5개 구단은 외부 FA 영입전에는 나서지 않을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은 한화보다 먼저 외부 FA 영입에는 관심을 두지 않은 구단이다. FA 시장에서 포수 강민호를 내주는 비상 사태만 벌어지지 않는다면 그간의 기조가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LG는 올겨울 FA 시장에서 이미 가장 활발히 움직인 구단이다. 4년 총액 60억원에 외부 FA 박해민을 영입한 데 이어 내부 FA 김현수를 4+2년에 총액 115억원에 잔류시켰다. 이후 FA 추가 영입 여부를 놓고 내놓는 공식 입장은 다소 애매해 보였다.

그러나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LG의 FA 영입전은 사실상 정리 국면으로 들어간 상태다. 3루수 황재균을 비롯한 몇몇 야수들이 그간 거론됐지만, 이는 김현수를 놓치는 ‘최악의 사태’가 일어날 경우 뒤따를 타선 공백에 대비한 시나리오일뿐이었다. 외부 FA에 대한 LG 수뇌부의 화법은 대체로 해석의 여지를 두게 했다. 그러나 이는 LG 내부의 움직임과는 간극이 있어 보인다. 특정 선수 OOO에게 “관심 없다”고 하는 반응이 외부로 나가는 것은 해당 선수뿐 아니라 해당 구단에도 반가운 일은 아니다.

‘옆집’ 두산 또한 외부 시장에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FA 예산의 여유 여부를 떠나 시장에 남아 있는 FA 자원의 포지션을 감안할 때 영입에 나설 자원도 마땅히 보이지 않는다. 1루수와 3루수에는 각각 양석환과 허경민이 있다. 4년 총액 70억원을 베팅하고도 박건우를 NC로 보낸 가운데 그만한 투자로 박건우보다 기대치가 떨어지는 외야수를 영입하는 건 계산상 맞지 않기도 하다.

또다른 서울팀 키움 역시 외부 FA 영입전에 나설 여지는 없어 보인다. 내부 FA 박병호와 장기전으로 겨울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향후 외부 FA 영입전은 KIA와 NC가 키를 쥐고 있다. 나성범과 이미 입단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KIA의 공식 발표와 그의 전소속구단 NC의 대응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잔여 FA를 놓고는 KT와 롯데, SSG가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