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여자고 내가 중 2때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생긴 일이야. 2002년도. 보통 같은 길, 같은 가게들, 같은 나무, 표지판 보면서 집으로 가잖아. 나 역시 매일 같은 길을 가다보니 주위를 둘러보다 뭔가 새로운것이나 어색한게 있으면 바로 알았는데 그 날은 모자를 쓰고 마스크를 쓴 성인 남자가 길 모퉁이에 서서 내쪽을 보는거야. 그래서 육감적으로 쎄했는데 보통 애들 학교 끝나고 북적거리는 시간에 그것도 대낮에 아파트로 들어가는 여학생을 납치해서 뭔가 해보는게 쉬운일이 아니잖아. 그래서 그냥 최대한 무시하고 빨리 집에 가야지 하는 마음으로 걸었어. 그 당시에 내가 살던 아파트가 언덕을 올라가야 나오는 곳이었는데 경사가 거의 35-40도는 됐던것 같아. 언덕을 정말 빠르게 올라가고 메인 경비실에 경비 아저씨들 4명이나 있는 아파트인데도 그곳으로 들어갈 생각을 안하고 난 곧장 집으로 가는 것을 선택했고 집이 가까워 올때 뒤에서 그 남자가 정말 빠른 걸음으로 날 쫒아오는게 보였어. 언제부터 쫒아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때부터 나는 미친듯이 질주해서 내가 사는 건물로 들어갔어. 진짜 개 무서웠는데 우리집이 일층이라 아파트 바로 들어가서 현관 코드 떨리는 손으로 누르고 집안으로 들어가자 마자 문 잠고 베란다 잠고 현관쪽에서 덜덜 거리며 서있는데 바깥에서 그 남자가 엘리베이터 버튼을 막 몇번씩 누르는 소리가 나더니 아이씨. 이러면서 멀어져가는 발걸음이 들리더라.

혹시 내가 잘 못 안건 아닐까 오해한건 아닐까 생각해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거 납치 아니면 강간이었잖아. 하.... 다시 기억해봐도 소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