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학주가 시즌 개막전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학주는 2019시즌 어깨가 무겁다.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입단한 ‘중고 신인’이지만 삼성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예약했다. 김한수 감독은 팀의 왕조 시절을 이끈 김상수를 유격수에서 2루수로 포지션을 전환하고, 그 빈자리에 이학주를 넣는 쪽으로 결단을 내렸다. 삼성 유니폼을 입자마자 센터 라인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팀의 기대가 크다. 이학주는 2008년 3월 계약금 115만 달러를 받는 조건에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계약했다. 2010년부터 2년 연속 마이너리그 올스타전 무대를 밟았고, 2011년부터 3년 연속 베이스볼아메리카(BA)가 선정한 마이너리그 유망주 톱100 안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탬파베이 산하 트리플 A에서 뛰었던 2013년 4월, 수비 중 2루 베이스 쪽에서 주자 태클에 걸려 넘어지면서 왼무릎 십자 인대가 파열됐다. 긴 재활 끝에 이듬해 복귀했지만 몸 상태가 이전 같지 않았다. 결국 2016년을 끝으로 미국 생활을 정리했다.

이후 잠시 일본 독립리그(도쿠시마 인디고 삭스)에서 뛰었고, 주로 개인 훈련 위주로 몸을 만들며 '2년 유예' 조항을 피해 2019년 신인 드래프트 참가를 준비했다.

삼성은 신인 드래프트 2차 지명 1라운드 권리를 사용해 영입했다. 즉시 전력감이라는 판단이었다. 그리고 일본 스프링캠프를 통해 김한수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학주의 각오는 비장하다. 그는 "수비를 안정적으로 하는 게 중요하다"며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아 경기하러 왔지, 연습하러 온 게 아니다"고 말했다.

- 유격수로 계속 나가는 중인데, 보완하고 있는 부분은.
"연습하는 것과 경기하는 것은 다르다. 연습 때 만족한다고 해도 실전에선 연습할 때와 다른 타구가 온다. 선수들이 강한 타구를 날린다. 수비를 빨리하는 건 괜찮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안정적으로 하는 거다. 투수들이 편하게 수비하는 게 맞고, 그 부분이 보완해야 할 점이다."

- 대구 홈구장 그라운드는 어떤가.
"빠지는 것 없이 좋다. 미국과 비교해도 비슷한 것 같다.(웃음)"

- 2루수가 아닌 유격수로 출전하는데.
"유격수나 2루수나 비슷하다. 둘 다 편하다. 그런데 미국에서 더 많은 경기를 유격수로 뛰었기 때문에 (유격수가) 조금 더 편한 건 있다."

- 수비할 때 글러브에서 공을 빼는 동작이 빠르다는 평가가 있는데.
"아직 완벽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고등학교 때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 글러브와 공을 달고 살았고, 벽에 공을 튕겨 잡는 걸 많이 했다. 고등학교 코치님께서 알려 주셔서 한 건데 실제로 도움이 됐다. 프로에서는 빠른 것보다 정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 부분을 보완해야 할 것 같다."

타격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이학주. 하위 타선의 핵으로 떠올랐다. 삼성 제공

- 큰 부상을 당해 우려의 시선도 있다.
"다른 분들이 그 부분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해 주셨는데, 그 생각을 접어 뒀다. 난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아 경기하러 왔지, 연습하러 온 게 아니다. 나이도 좀 있지 않나. 쉬는 동안 꾸준히 개인 운동을 했다."

- 플레이할 때 부상이 의식되지는 않나.
"그런 건 없다. 재활도 잘했고 치료도 많이 받았다. 오랜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몸 관리를 잘하면 올 시즌을 잘 치를 수 있을 것 같다."

- 그동안 쌓은 많은 것들이 어떤 쪽에서 도움이 될까.
"삼성 라이온즈가 어떤 이유로 (신인 드래프트에서) 날 뽑았는지,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얘기해 주셔서 잘 알고 있다. 수비를 잘하면서 방망이에도 욕심이 있는 편이다. 많은 경기를 소화하면서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 수비 쪽으로 많은 조명을 받고 있는데.
"다른 유격수나 2루수들이 처리하지 못하는 걸 안정적으로 해내고 싶은 욕심이 있다. 하지만 무리하는 플레이보다 우리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는 플레이를 하는 게 중요하다. 화려함보다 안정이다."

- 동갑내기 김상수와 키스톤콤비 호흡은.
"처음 삼성 유니폼을 입었을 때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김)상수는 11년 차지만 난 이제 1년 차다. 서로 소통하고 있다. 만날 배우면서 하루하루 '잘하자'고 격려해서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