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KBO 리그의 볼거리 중 하나는 루키들의 활약이었다. 강백호(20·KT), 양창섭(20·삼성) 등이 팀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2019년은 신인들의 돌풍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특히 '유턴파' 이대은(30·KT)과 이학주(29·삼성)가 주목을 받는다. 포지션은 각각 투수와 내야수로 다르지만, 최고 신인을 놓고 다투는 '라이벌'이다.

이대은과 이학주는 고교 시절부터 특급 자원으로 꼽혔다. 고교 졸업 후 행보도 비슷하다. 나란히 미국 무대에 도전했고, 시카고 컵스와 계약한 것도 같다. 이대은은 2007년 계약금 81만 달러에 계약했고, 이듬해인 2008년 이학주가 115만 달러에 컵스 유니폼을 입었다.

◇미국에선 좀더 앞섰던 이학주... 부상에 발목

미국에서는 이학주가 조금 더 두각을 나타냈다. 이학주는 2012년 시즌을 앞두고 베이스볼 아메리카가 발표한 유망주 랭킹에서 44위에 자리했다. MLB파이프라인과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의 유망주 랭킹에서도 꾸준히 100위 안에 들었다.

실제로 빅 리그 문턱까지 가기도 했다. 2011년 1월 컵스에서 탬파베이로 트레이드된 이학주는 2013년 시즌을 트리플A에서 시작했다. '빅 리그에서 뛸 준비가 됐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수비 도중 상대 슬라이딩에 무릎 부상을 입으면서 일이 꼬였다. 2015년까지 탬파베이 마이너팀에 머물렀고, 2016년에는 샌프란시스코와 마이너 계약을 맺었으나 끝내 빅 리그 무대는 밟지 못했다. 이후 일본 독립리그 등을 거쳐 2019년 KBO 리그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했고, 삼성에 전체 2순위로 지명됐다.

김한수 삼성 감독은 마무리캠프에서 이학주를 두고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수비가 확실히 다르다. 공격도 괜찮았다"고 설명했다. 코칭스태프도 이학주의 수비 훈련을 보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대은, 일본 진출이 전환점... 국가대표까지

이대은의 경우 미국에서 평가는 이학주보다 다소 낮은 감이 있었다. 트리플A까지 올라가기는 했지만, 역시나 메이저리그까지 오르지는 못했다. 미국 무대 도전이 만만치 않았던 셈이다.

이에 이대은은 2014년 시즌을 마친 후 지바 롯데 마린스와 계약하며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했다. 첫 시즌인 2015년 37경기(17선발) 119⅔이닝, 9승 9패, 평균자책점 3.84를 기록했다. 나쁘지 않았다.

결국 일본 진출이 전환점이 됐다. 우완 파워피처가 부족한 한국은 이대은을 2015년 초대 프리미어 12 국가대표로 발탁했다. 이대은은 선발로 활약하며 한국의 우승에 기여했다.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가 일품이었다.

2016년에는 다소 부진했다. 1군에서 단 3경기(1선발) 등판에 그쳤다. 이에 2016년 시즌을 끝으로 지바 롯데에서 나왔고, 경찰야구단에 입단하며 군 복무를 마쳤다. 다소 논란이 일기도 했으나, 국가대표로 뛴 공헌을 감안해 경찰야구단에 입단했고, 퓨처스리그에서 뛰었다.

이대은이 2019년 KBO 리그 신인 드래프트에 지원하자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KT는 망설임 없이 그를 낙점했다. 국가대표 우완 정통파 투수를 놓칠 이유가 없었다.

이강철 KT 감독은 "2017년 이대은이 던지는 영상을 봤는데, 기가 막히게 던지더라. 갖고 있는 능력치는 있다. 이대은이 잘 하면 팀에도, 국가에도 좋다"라고 말했다.

◇돌고 돌아 KBO서 만나다... 라이벌전 개막

이렇게 이대은과 이학주가 30세와 29세의 나이로 KBO 리그에서 '신인'으로 출발하게 됐다. 흔히 몇몇 신인들을 두고 '즉시전력감'이라는 말을 쓰지만, 이대은-이학주는 차원이 다르다.

오히려 즉시전력이 안 되면 문제가 되는 수준이다. 그만큼 기대치가 높다. 지닌 능력도 출중하다. 이강철 감독은 이대은을 확실한 선발 카드로 보고 있고, 김한수 감독은 이학주를 키스톤 콤비로 쓰겠다는 생각이다.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포지션이 다르기에 직접 비교 대상은 아니지만 당장 투타 맞대결이 펼쳐질 수 있다. 미국 도전이라는 공통점이 있기에 더욱 관심이 가는 것 또한 사실이다. 돌고 돌아 KBO 리그로 온 이대은과 이학주의 라이벌 매치는 2019년 뜨거운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