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추가 협상은 없다. 남은 건 이제 윤성환(38)의 선택이다.

삼성은 현재 윤성환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FA로 공시된 이후 수차례 협상 테이블을 차렸고 최근 최종 제시안을 선수 쪽에 넘겼다.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오는 30일 일본 오키나와로 스프링캠프를 떠나는 선수단에 합류할 수 없다. 더 나아가 2019년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 삼성은 계약 조건을 수정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윤성환 쪽과 만날 계획이 없다. 현재 제시된 계약이 구단에서 낼 수 있는 마지막 조건이다. 구단 고위 관계자는 "최종 제안을 해 기다리고 있다. 따로 만남이 잡힌 건 없다. 선수 쪽에서 연락을 줘야할 거 같다. 우리 입장에선 합리적으로 제안했다"고 말했다.

구단은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단기 계약에 인센티브를 추가한 분위기다. 이 같은 기조는 내야수 김상수 계약에서도 나타났다. 윤성환과 함께 내부 FA 협상을 이어간 김상수는 지난 25일 계약기간 3년, 총액 18억 원(보장 13억5000만원)에 잔류했다. 삼성은 1990년생으로 이번 FA 대상자(15명) 중 나이가 가장 어린 김상수에게도 계약기간 4년을 보장하지 않았다. 기간을 단축하면서 총액을 낮췄고 인센티브를 추가했다. 선수 쪽에선 아쉬움이 남을 수 있겠지만 얼어붙은 FA 시장 분위기 때문에 구단 쪽에 협상 분위기가 유리하게 형성됐다. 윤성환도 피해가기 힘든 구조다.

윤성환은 자타가 공인하는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통산 127승을 기록 중이다. 2013년부터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다. 2014년 11월에는 당시 FA 투수 최고액인 4년 80억 원을 받는 조건에 삼성과 계약했다 그러나 \'대박\'을 터트린 4년 전과 비교하면 상황이 180도 다르다.

지난 시즌에 24경기에 등판해 5승9패 평균자책점 6.98로 부진했다. 피안타율이 0.333, 이닝당 출루허용(WHIP)도 1.67로 높았다. 여기에 FA로 풀린 투수 4명(금민철·이보근·노경은) 중 나이가 1981년생으로 가장 많다. 타자를 포함해도 1979년생인 박용택(LG) 다음이다. 반등의 여지가 많지 않다. 이적도 쉽지 않아 주도권을 구단이 쥔다. 계약이 생각 이상으로 길어지고 있는 이유다.

당초 삼성은 김상수와 윤성환의 계약을 함께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생각할 시간을 달라\'는 윤성환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과연 어떤 대답이 나올까. 이젠 시간이 많지 않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