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최충연(삼성)의 선발 전환은 원활히 진행될 수 있을까.

삼성의 스프링캠프 최대 화두 중 하나는 최충연의 보직 전환이다. 중간과 마무리를 모두 맡을 수 있는 불펜 자원이지만 캠프에선 일단 선발투수 가능성을 테스트받을 예정이다. 김한수 감독은 일간스포츠와 전화 통화에서 "나이가 젊지 않나. 작년에 어느 정도 성적을 거뒀고, 아시안게임에 다녀오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캠프 때 (선발이 가능한지) 몸 상태를 체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분위기상 선발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100% 결론 난 사안은 아니다. 김 감독도 "확정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이유는 무엇일까.

불펜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삼성은 주전 마무리 투수 심창민의 입대가 확정됐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해 병역 혜택을 받지 못한 심창민은 시즌 이후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지원했고, 지난 10일 합격 통보를 받았다. 팀 입장에선 공백이 불가피하다. 빈자리를 채울 마무리 투수를 발굴하는 문제에 직면했다. 베테랑 장필준과 우규민, '젊은 피' 장지훈 등이 대안이지만 아무래도 '최충연 카드'가 생각날 수밖에 없다.

2018시즌, 최충연은 불펜에서만 70경기를 소화했다. 성적도 2승6패 16홀드 8세이브 평균자책점 3.60으로 기대 이상이었다.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은 1.16. 피안타율도 0.233로 낮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돼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고, 시즌 막바지에는 불안감을 노출한 심창민을 대신해 뒷문을 맡기도 했다. 탄탄한 체격 조건(190cm·85kg)을 바탕으로 시속 150km의 빠른공에 슬라이더·커브·포크볼을 다양하게 던진다. 심창민이 이탈한 상황에서 최충연을 선발로 돌리는 것은 마무리 투수 2명이 동시에 빠지는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김 감독의 고민이 계속되는 이유다.

삼성의 장기적 계획은 '선발' 최충연이다. 선수 본인도 불펜보다 선발을 원한다. 최충연은 지난해 9월 본지와 인터뷰에서 "주변에서 선발로 가야 한다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내 몸 상태나 피칭 스타일을 봐도 (최종적으로) 선발로 가는 게 맞는 것 같다. 하지만 나이가 어리니 여러 가지 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시도는 계속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하기 위해선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일단 선발투수가 가능한 몸 상태인지를 그가 증명해야 한다. 그리고 심창민의 공백을 채울 수 있는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나와야 한다. 삼성의 이번 스프링캠프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