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한국시리즈 6차전.
4:4로 동점인 12회초 마지막이 될수도있는 수비. 
그리고... 2사만루의 마지막 위기. 
덕아웃 김태형 감독의 한마디. 

유희관. 그가 누구인가. 두산에서만6년 연속 두자리 수  선발 승을 따낸 명실상부한 두산의 에이스. '시즌이 끝난후 살빼겠다' 라고 예고 다이어트한 그의 발언에, 결정적인 찬스에 .김태형 감독은 유희관을 기용한다.

묵묵히 불펜투구를 하던 유희관은 터벅터벅 마운드 쪽으로 걸어간다. 
한 발짝, 한 발짝. 이젠 이런 무거움도 다신 못느껴보겠지, 하고 유희관은 씁쓸한 웃음을 짓는다. 하지만 감상은 여기까지. 지금은 냉혹한 승부의 세계. 유희관은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뱃살을 출렁이며 마음을 다잡는다. 

초구. 투수의 긴장감이 첫공에서 묻어나온다. 스트라이크! 관중들은 
삼구~ 삼진~ 목이터져라 유희관을 응원하고있다. 
제 2구, 바깥쪽 꽉찬 스트라이크. 볼카운트에 여유가 있다. 
제 3구, 몸쪽 떨어지는공에 배트가 나가지않는다. 유희관은 언제나 그랬듯 고개를 끄덕거린다. 
제 4구, 하이패스트볼 유인구, 타자는 속지않는다. 
제 5구, 몸쪽 패스트볼이 제구가 잘됐지만 스트라이크콜은 들리지않는다. 풀카운트. 
...그리고 제 6구째, 유희관이 던진 커브가 정말 예술적으로 가운데쪽 아래로 떨어진다. 그리고 타자의 방망이도 함께 돈다. 

딱, 소리와 함께 공은 우중간 담장 너머로. 관중들의 환호성은 더이상 들리지않는다. 한국시리즈 재역전 만루홈런. 유희관은 지난 선수시절의 기억들이 떠오른다. 타자가 1루, 2루, 3루, 홈...... 그리고 다시 시점은 현실로. 덕아웃의 선수들의 한숨이 새어나온다. 
후배들에겐 미안하지만 김태형 감독을 찾아가 껴안은 유희관. 그의 눈은 어느새 촉촉해졌다. 
'일냈구나, 희관아' 
그리고 이듬해 그의 등번호 29번은 두산의 영구박탈로 남게된다. 희관이 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