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한국시리즈 7차전.
8:8로 팽팽한 9회말 마지막 공격.
그리고... 2사만루의 마지막 찬스.
덕아웃 김한수 감독의 한마디..

"상수 내."

김상수. 그가 누구인가. 삼성에서만 1022개의 안타를 때려낸 명실상부한 삼성의 레전드. 시즌이 끝난후 메이저리그로 진출할지도 모르는 그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경기의 결정적인 찬스에 김한수 감독은 김상수를 기용한다.
묵묵히 스윙연습을 하던 김상수는 터벅터벅 홈플레이트쪽으로 걸어간다.
한 발짝, 한 발짝. 이젠 이런 느낌도 다신 못느껴보겠지, 하고 씁쓸한 웃음을 짓는다. 하지만 감상은 여기까지. 지금은 냉혹한 승부의 세계. 김상수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오묘한 웃음을 지으며 마음을 다잡는다.

초구. 투수의 긴장감이 첫공에서 묻어나온다. 세차게 돌아간 배트는 허공을 가른다. 원스트라이크. 관중들은
상수야~ 안타를 날려주세요~
하며 김상수의 옛 응원가를 부르고있다.

제 2구, 스트라이크. 낮았다고 본 직구에 주심이 스트라이크를 선언한다. 하지만 아직 볼카운트에 여유가 있다.

제 3구, 그리고 상대팀 마무리투수가 던진 슬라이더가 마치 김상수의 눈앞에 멈춘듯 가운데쪽으로 날아온다. 그러자 그의 방망이는 기다렸다는듯이 함께 돌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