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삼성 마운드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 신예 양창섭. 삼성 제공
신예 양창섭(19)이 후반기 삼성 마운드의 활력소가 될 수 있을까.

양창섭은 전반기 마지막 등판인 지난 12일 포항 롯데전을 망쳤다. 2이닝 5피안타 2실점. 직전 등판(6일 잠실 두산전 3⅓이닝 8실점)에 이어 두 경기 연속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가 적신호를 켰다. 그러나 후반기 첫 등판인 18일 광주 KIA전에서 6⅔이닝 3피안타 1실점 쾌투로 시즌 3승째를 따냈다. 그는 "다른 경기보다 투구 밸런스가 괜찮았다. 1회 좋지 않았지만 (강)민호 선배께서 자신 있게 던지라고 했고, 그렇게 하니까 삼진과 땅볼이 나오면서 잘 막은 것 같다"고 돌아봤다.

어렵게 만든 전환점이다. 기대를 한 몸에 받고 KBO리그에 데뷔했지만 잔부상이 겹쳤다. 지난 4월 12일 1군에서 제외된 뒤 무려 69일 만인 6월 20일 돌아왔다. 처음엔 관리 차원에서 엔트리 말소가 결정됐지만, 이후 쇄골과 발목 부상을 차례로 경험하면서 두 달 정도 공백기를 가졌다. 강백호(KT)와의 신인왕 레이스에서도 크게 밀렸다. 조급함이 없었을까. 양창섭은 "답답한 것보다는 오히려 기회로 삼아 몸을 잘 만들고 올라와서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잘못된 부분을 고친다. 그는 "평소 투구 시 상체가 먼저 나가는 게 있어서 계속 코칭스태프에서 말씀해주셨다. 좀 더 뒤에 잡아두려고 하는데 그 부분이 좋아진 것 같다"고 답했다.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코치는 양창섭에 대해 "완벽한 투수가 되기 위해선 3년 후가 좋지 않을까 싶다"며 "올 시즌엔 승패와 상관없이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던지는 게 중요하다. 어떤 느낌인지 그것만 기억해줘도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경기를 통한 깨달음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 방향을 잡아주는 게 포인트다.

양창섭은 매력적인 자원이다. 끊임없이 반성하면서 배운다. 그는 "오치아이 코치님께선 타자와 승부할 때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씀을 해주신다. (앞선 등판을 돌아보면) 아쉬움이 많다. 부상 같은 게 없어야 할 것 같다"며 "투구수도 줄어야 하고, 볼넷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평생 한 번밖에 받을 수 없는 신인왕에 대한 욕심도 사라졌다. 양창섭은 "의식하지 않고 있다. 잘하면 받는 거고, 잘하지 못하면 못 받는 거 아니겠나. 가장 큰 목표는 부상 없이 시즌을 마무리하는 거다. 기록으로 보면 볼 개수를 줄였으면 한다"고 밝혔다.

24일 잠실 LG전 선발로 나설 경우 29일 대구 KIA전까지 맡아야 한다. 프로 데뷔 후 첫 나흘 휴식 후 등판. 그는 "따로 생각한 건 없다. 등판하면 하던 대로 던지겠다. 큰 부담도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후반기 삼성 마운드 운영을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일정이다. 그렇게 삼성 마운드의 키맨이 된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