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다닐 나이에 이사하고

남들 다 다니던 유치원을 중퇴하고 보니

놀 시간은 남아돌아 근방 시골 외할매집에 가서 자주 죽치고 놈

그래도 올때마다 1년에 한 번 보시는 듯 반겨주시고 

정말 요즘 유행하는 짤 처럼 배터지게 먹고 용돈도 받아 돌아오곤 했다

한 번은 외가에 가보니 시골집 소가 송아지를 낳았네

어린 송아지라 마당에서 뛰놀라고 할배가 풀어 놓어셨는데

오며가며 한번씩 불러보고 다가가보곤 했지만 관심도 없었다

티비만 나오면 그거 보는게 제일 큰 재미

그러다 할매 할배 다 밭에 가시고 너무 심심해 오후내내 송아지랑 놈

마당에서 같이 뛰어 다니고 쓰다듬고 더 친해지면 타보고 싶어진 기억이 남

송아지가 잘 뛰어 노니까 불안해서 노는 내내 문만 쳐다봄

도망가면 큰일 날까봐 보고 또 보고

오후 내내 송아지랑 놀고

할부진 들어오셔서 어미소 여물 끓여 먹이시고

할매랑 씻고 티비도 틀고, 송아지도 잘 자라는 내 인사를 받으며 

해질녁에 집으로 들어간 풍경이 사라지고..

할매가 소고기 먹자면서 불판에 구워주셨다

할매, 보고 싶어요. 사랑하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