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강민호. 삼성 라이온즈 제공

‘동료’에서 ‘적’이 된 강민호(33·삼성)가 다시 친정팀을 찾는다.

삼성과 롯데는 12일부터 부산 사직구장에서 주중 3연전을 펼친다. 지난 맞대결에서 옛 소속팀에 ‘비수’를 꽂은 강민호가 사직에서도 친정팀을 아프게 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강민호는 지난달 22~24일 대구 3연전에서 롯데를 상대로 3연전 싹쓸이를 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특히 팀이 뒤진 상황에서 이틀 연속 역전 홈런을 터뜨리며 롯데에 허탈함을 안겼다. 22일 경기에서는 3-4로 뒤지고 있던 7회 2사 1루에서 오현택을 상대로 좌월 2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다음날에는 지난해까지 함께 호흡을 맞췄던 브룩스 레일리로부터 역전 3점 홈런을 뽑아냈다. 다음날에도 강민호는 7회 쐐기 투런포를 날렸다.

공격 뿐만이 아니다. 강민호는 삼성 투수들과 호흡을 맞춰 롯데 타선을 꽁꽁 묶었다. 롯데로서는 강민호가 가장 큰 적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깨달은 3연전이었다.

강민호는 2004년 2차 3라운드 17순위로 롯데에 지명된 후 지난해까지 줄곧 한 팀에서 뛰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생애 두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강민호는 삼성과 4년 80억원에 계약하며 정든 팀을 떠났다.

14시즌 동안 롯데의 안방을 지킨 강민호는 공수 전력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롯데의 젊은 투수들이 성장하는데 기여했고, 타자들의 성향도 가장 잘 알고 있다.

강민호는 이번 3연전에서도 삼성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직접 증명하려 한다. 팀은 물론, 개인적으로도 동기부여가 되는 요소들이 있다. 시즌 30승35패 승률 4할6푼2리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은 7위에 올라 있다. 8위 롯데(27승34패, 승률 4할4푼3리)와는 1경기 차이다. 강민호는 개인 통산 1400안타 기록 달성까지 3개의 안타만을 남겨두고 있다.

다만 최근 강민호의 컨디션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오른 종아리 상태가 좋지 않아 지난 9~10일 LG전에서 이틀 연속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종아리 회복 상태에 따라 롯데전에 선발 출장할 수 있을지 여부가 가려진다.

강민호를 맞이하는 롯데 역시 이번 3연전에서 물러설 수 없다. 지난 11일 사직 KIA전에서 4-0으로 앞서고도 비로 승리를 날린 롯데는 분위기 전환이 시급하다. 팀 2100승리까지 1승을 남겨두고 있는 롯데는 삼성을 잡고 반등을 꿈꾼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