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오지환이 3일 잠실 넥센전 5회 타석에서 2루타를 때려내고 있다. 2018. 6. 3 잠실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최민지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최종엔트리 발표가 5일 앞으로 다가왔다. 군 문제가 걸린 미필자들에게 이 5일은 더없이 중요하다.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109명의 선수 중 최종적으로 선동열호에 승선할 수 있는 인원은 단 24명이다. 4.54:1의 경쟁률을 뚫고 선동열 감독의 부름을 받아야 하는 이들 간 막판 경쟁도 치열하다.

가장 불꽃 튀는 경쟁이 일어나고 있는 곳은 유격수 자리다. 기록상으로는 김하성(23·넥센)이 유력하다. 5월 중순 깨진 화분을 정리하다 손바닥이 찢어지는 다소 어이없는 부상으로 잠시 전력에서 이탈했던 김하성은 지난달 27일 복귀 후 여전한 기세를 자랑하고 있다. 9경기에서 홈런 3방을 포함해 타율 0.342로 맹타를 휘둘렀고 공격으로나 수비로나 국가대표 주전 유격수로서 흠 잡을 데 없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오지환(28·LG)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오지환은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로 발탁돼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현역으로 입대해야 한다. 그 간절함이 통한 것일까. 4월까지 31경기 타율 0.276으로 주춤했던 오지환은 5월 들어 살아나기 시작했다. 5월 한 달간 타율은 0.320으로 올랐고 6월 들어서는 4할로 더 뜨겁다. 지난 3일 잠실 넥센전과 5일 한화전에서도 각각 3안타, 4안타 경기로 절정의 타격감을 뽐냈다. 타격이 살아나니 수비도 좋아졌다. 4월까지 실책 7개로 리그 1위던 오지환은 5월부터 무실책 경기를 펼치고 있다. 다른 포지션을 맡길 수 없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히지만 최근 활약만 본다면 충분히 가능성은 높다. 오지환 본인은 아시안게임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그저 그라운드에서 치열한 플레이로 보여줄 뿐이다.

LG의 또다른 병역 미필 선수 양석환(27)도 막판 스퍼트를 내고 있다. 양석환은 멀티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다. 올시즌 1루수와 3루수로 번갈아가며 출전하고 있으며 6월 타율 0.313으로 최근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장타력 또한 선 감독이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지난 시즌 132경기에서 14개의 홈런을 기록한 양석환은 올시즌엔 59경기에서 벌써 10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멀티 수비능력에 장타력까지 갖춰 백업 지원으로서는 매력적이다.

2018 프로야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1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삼성 박해민이 5회초 1사2루 좌중간 1타점 안타를 친 후 박재현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18. 5. 18. 고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일찌감치 김현수(LG)와 손아섭(롯데), 나성범(NC), 김재환(두산)이 유력한 고지를 점한 외야는 백업 한 자리를 놓고 경쟁이 치열하다. 그중에는 오지환과 마찬가지로 이번 기회를 놓치면 현역으로 입대해야 하는 박해민(28·삼성)이 있다. 박해민도 시즌 초반과 달리 5월 들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4월 0.276에 그쳤던 타율은 5월 0.330으로 올랐고 6일 현재 0.304의 시즌 타율을 기록 중이다. 빠른 발을 장점으로 대주자, 대수비로서 활용 가치가 높다. 아직 군 문제를 논하기엔 어리지만 이정후(20·넥센)와 ‘슈퍼루키’ 강백호(19·KT) 등도 박해민과 함께 외야 경쟁을 치르고 있다.

마운드에서도 소리 없는 총성이 오가고 있다. 특히 국제대회에서 강점이 많은 사이드암 투수들 가운데 미필 선수들이 많다. 고영표(27·KT), 엄상백(22·KT), 김재영(25·한화), 심창민(25·삼성) 등이 모두 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잠수함 투수다. 물론 병역 미필 여부가 국가대표 발탁 기준이 돼서는 안된다. 선 감독도 예비 엔트리 발표 당시 “실력이 우선”이라고 단언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실력으로 적극 어필해야 하는 미필자들이다. 선동열호 승선이 누구보다 간절할 이들의 막판 스퍼트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julym@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