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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웃사이더 생활기

B 2005.05.11 01:03:14
조회 279 추천 0 댓글 13


난 솔직히 고등학교때 존나 놀았어. 인문계 가긴 했지만 공부에 관심 있어서 간 것도 아니고 실업계 가려다가 주위에서 싸잡아 말려서 좀 억지로 인문계 간 거기 때문에 공부와는 거리를 두고 처놀았지. 매일 아침에 학교가면 오전에는 잠 좀 자다가 오후에는 도서관에서 책 빌려서 읽는게 일이고. 야자 하기 싫어서 학원 간다고 구라치고 PC방 가서 게임이나 실컷 하다가 집에 들어가고. 사실 고등학교도 많이 조까탔지. 공부 좀 하는 놈들끼리는 자기들끼리 파벌 만들어서 놀고 앉아있고 그 이너써클에 끼면 엘리트고 안 하면 그냥 공부 좀 하는 좆밥 신세고. 난 정직하게 말해서 학교 공부는 그냥 중간에서 오락가락 하고 모의고사는 어쩌다가 잘나오고 그런 수준이라서 그 이너써클에 낄 수준이 될랑 말랑 하기 때문에 그냥 이너써클애들이 말걸면 대답이나 하고 아니면 혼자 책이나 보면서 살았지. 그러니까 아주 왕따는 아니고 친구가 많은 것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 있었지. 고등학교 참 재미없었어. 엿같기도 했고. 그래도 고등학교 때려칠 생각 안하고 어떻게 어떻게 다닌건 도서관에 있는 재미있는 책들과 부모님, 그리고 대학이라는 것 때문이었어. 3학년 2학기 말이 되니까 수시철이 다가와서 딱 하나를 아무 생각 없이 썼는데 그게 어찌어찌 붙어서 재수 좋게도 서울에 있는 대학에 들어가게 되었어 대학에 딱 붙었을때 기분은 괜찮더라구. 나도 이제 자유롭게 숨쉴수 있는 곳으로 가겠구나 하고. 그런데 대학 오니 그 환상이 바로 깨지는거야. 대학은 이제 더 이상 그런 곳이 아니더라구. 그걸 처음 느낀게 1학년 1학기때 다 같이 모여서 시간표를 짤 때부터였어. 사실 대학 처음 갔을때에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학교에서 오랄때 다 가고 선배들이 하라 하면 다 했는데 시간표를 짤때 나는 재미있겠다 싶은 것들을 많이 넣었는데 선배들은 막 비웃는거야 이거 이상한 놈 하나 들어왔다 하고 난 다른 애들이 자기들끼리 똘똘 뭉쳐서 재미 하나도 없는 과목만 듣는 시간표 짜놓고선 좋아하는게 더 이상했는데 말이지 뭐 어쨌든 그리 해서 학교를 다니기 시작하는데 처음에는 OT도 가고 MT도 갔는데 대학을 다니면 다닐수록 대학을 다니는 사람들 모습이 참 한심해 보이는거야. 내가 다니는 곳 특성상 여자비율이 높은데 여자들이 원래 그러는지는 몰라도 꼭 자기들끼리 파벌을 만들더라. (가끔 남자들도 끼워서) 우리과에 참 착한애가 한 명 있었는데 앞에서는 히히덕거리고 뒤에 가서는 바보같다고 욕하는거야 그거 본 순간 환상은 깨지기 시작했지.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쟤네들만 저러나 보다'하고 넘어갔는데 보면 볼 수록 가관인거야. 앞에서는 참 상냥하게 인사하고 안부까지 물어보더니 사람 지나가면 바로 씹기모드 들어가서 자기들끼리 별 같잖지도 않은 이유로 사람 씹고 앞에서는 가식적으로 대하고.. MT나 OT같은것도 마찬가지야 결국 소위 '잘 논다는' 애들은 좋을지 몰라도 조용한 스타일의 사람들은 가면 괴롭기나 해 꼭 노래자랑같은 유치한 짓이나 시키려고 하고 조용하면 아무도 말도 안 걸고 결국 갈수록 MT 인원이 줄어들더라 나중에는 오는 '노는 사람들'만 오고.. 그리고 난 학생들만 그런 줄 알았더니 교수들도 마찬가지였어. 파벌 만들어서 놀고 멀쩡한 사람 왕따나 시키고 앉아있고. 결국 내가 선택한 길은 그들 사이에 끼지 않음으로서 같이 더러워지지 않는 방법밖에 없었지. 자기 합리화라고 욕해도 할 말은 없어. 하지만 더러운 사람들 틈에 껴서 같이 더러워 질 필요는 없잖아? 솔직히 아웃사이더가 좋은건 아냐. 혼자 있다는게 대단한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할때가 많거든. 혼자 밥먹는게 무덤덤할지언정 기분 좋은 일도 아니고 마음 맞는 사람도 별로 없다는 것도 힘들고.. 그렇지만 어쩌겠어. 내가 선택한 길인데. 결국 아싸들의 대부분이 나와 같은 이유로 이런 길을 선택했다고 생각해. 어쩌다가 다른 아웃사이더들하고 같이 어울려서 놀 때마다 그 사람들 술만 먹으면 저 이야기를 하더라 그러니까 아웃사이더들은 몇몇 사람들 편견처럼 성격이 더러워서 자연스럽게 왕따당하는 찌질이나 여자나 먹으려고 설치다가 뽀록나서 매장당하는 쓰레기가 아니라 그냥 마음이 약해서 남 씹는걸 못봐주는 사람들이야 그리고 잘 노는 애들보다 아웃사이더들이 마음 씀씀이가 더 괜찮아. 같이 술을 먹어도 남 잘 씹지도 않고 오히려 누구누구는 이런게 참 좋더라 하고 칭찬해주길 좋아하고 남한테 피해주는거 굉장히 싫어하는 매너 좋은 사람들도 많은데 말야. 왜 아웃사이더 하면 꼭 사교성 없는 찌질이나 왕따로 인식되는지 모르겠어. 그들이라고 사교성이 없는게 아니거든. 다만 그들은 사귈 사람을 찾지 못해서 사귀지 않는 것 뿐이지. - 세줄요약 1.대학교에 존나 기대를 가지고 왔다 2.대학교가 고등학교보다 더 더럽다 3.아웃사이더 길은 힘들지만 택할 수 밖에 없는 선택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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