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야구장 건립 도비 200억원 지원
시, 경남FC 창원축구센터 무료 허용

• 기사입력 : 2015-07-13 22:00:00

• 창원시가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가 홈구장으로 사용할 새 야구장 건립에 필요한 예산 확보에 분주하다.
  
  창원 새 야구장 건립 사업비는 1240억원으로 창원시는 국비 290억원, 도비 200억원, 시비 650억원, 민간(NC다이노스) 100억원 등으로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경남도는 새 야구장 건립에 도비 지원에 대해 “재정 건전화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고, 재정 여건상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산야구장./경남신문 DB/
  도비 200억원을 지원받지 못한다면 새 야구장 건립에 차질이 예상된다.
  
  해결 방안은 없을까. 양 기관의 협의가 필요하지만 또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볼 만하다.
  
  현재 홍준표 지사가 구단주로 있는 도민프로축구단 경남FC는 창원축구센터를 홈 구장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경남FC는 꼬박꼬박 사무실 임대비와 경기장 사용료를 창원시 산하 창원시설관리공단에 내고 있다.
  
  창원축구센터는 2002년 한일월드컵 잉여금과 창원시비 등을 투입해 설립됐다. 당시 경남도에는 경남FC가 전용구장으로 사용할 것이기 때문에 도비 지원을 하기로 했다가 취소하면서 창원축구센터는 시비가 들어간 온전한 창원시의 시설물이 됐다. 이때부터 경남FC는 말만 전용구장이지 모든 이용은 유료로 하고 있다.
  

  경남FC는 연습은 물론 경기 때 사용료를 내며 경기장 내에 설치한 광고판 한개 한개에도 금액을 지불하고 있다. 광고판 사용료만도 경기 때마다 300만원이 넘는 돈을 내고 있다. 관중수입도 없는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이에 따라 경남FC는 사무실 임대료와 운동장 사용료, 광고판 이용료 등 연간 2억원가량을 창원시에 내고 있는 셈이다. 예산부족으로 허덕이는 경남FC로서는 상당한 부담이어서 홈 구장을 아예 진주 등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했을 정도다. 창원축구센터 내 숙소가 있지만 경남FC 선수들은 함안클럽하우스에서 숙박을 한다. 이동거리가 멀고 연습 때도 돈을 주고 경기장을 사용해야해 사실상 홈 구장의 이점이 없다.
  
  무엇보다 창원축구센터는 창원시 소유다보니 좌석을 개보수해 특별석을 만들려해도 손을 댈수가 없어 수익을 낼 방법이 없다. 경남FC가 창원축구센터를 무료로 사용하게 되면 실질적인 이익은 연 4~5억원대까지 가능할 전망이다. 창원시가 요구하는 200억원과 비교해 경남FC의 단기 이익이 적어보이지만 장기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효과까지 감안하면 경남FC의 팀 운영에도 적지 않은 이득이 된다.
  
  때문에 경남도와 창원시 등 양 기관은 상생을 고려해볼 만하다.
  
  창원시는 새 야구장 건립에 경남도의 지원이 필요하고, 경남도는 경남FC의 안정적인 구단운영이 절실하다.
  
  창원시는 이번 기회에 경남FC가 홈구장을 무료로 사용하도록 하고, 숙소문제와 운동장 개보수 등으로 관중수입도 올릴 수 있는 길을 터주며 새 야구장 건립비로 도비 200억원을 지원받는 것이다.
  
  경남도도 손해 볼 것 없다. 매년 경남FC의 예산지원에 허덕이기보다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면 안정적인 구단운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쉽지 않겠지만 양 기관이 머리를 맞대면 도내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를 동시에 살리는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이현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