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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의 저서 "숏컷" 에서 나오는 임수정 이야기다.

저지먼트 2006.12.18 23:53:53
조회 364 추천 0 댓글 5


매력 넘치는 차가운 카리스마 나는 왜 임수정을 <장화, 홍련>의 주인공으로 캐스팅했는가?   오디션 때 임수정은 다른 또래 연기자들과 달리 말의 깊이가 느껴졌다. 다른 친구들과 얘기할 때는 말이 붕붕 떠다니는 것 같아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했는데 수정이랑 말할 때는 말이 착 달라붙는 것 같았다. 또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폐쇄적인 부분이 있었다. 남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사회성도 없는 것 같았고 그래서 스스로 마음의 감옥을 만들어 고립되어 가는 수미 역에 잘 맞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또래 다른 연기자들은 발랄하고 가볍고 거침없고 여성이기보다 중성적으로 다가왔는데, 그녀는 던지는 질문에 사려 깊게 생각하고, 고전적인 의미의 여성스러움과 차가움을 주었다. 쉽게 범접하기 어려운 차가운 카리스마랄까. 시나리오 많이 받고 있지 않냐는 질문에 받는 것 하나도 없다고 잘라 말하기도 하고, 진짜냐고 되물었을 때 왜 그런 걸 거짓말로 하겠냐며 당당하게 말했다. 그리고 나이보다 훨씬 어리게 보이는 느낌도 각별했고. 도톰하면서도 약간 위로 올라간 입술도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막 물에서 건져내 씻은 복숭아 같은 상쾌함이랄까. 그런 임수정의 분위기 자체가, 동생에 대한 집착이 지나쳐서 삶의 일부를 망가뜨리는 수미 역에 적합해 보였다.   처음 촬영 땐 자꾸 자기를 가둬놓는 것 때문에 힘들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런 자신을 깨고 나오는 듯했다. 그러니까 임수정은 연기자로서, 그리고 주인공으로서 자신의 문제는 자기 스스로 모든 것을 풀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장화, 홍련> 첫 촬영을 시작으로 그녀는 연기자로서뿐 아니라 자연인 임수정 자체로서도 가장 밑바닥까지 내려갔다가 중반을 넘어가면서 모든 마음의 벽을 허물기 시작하며 서서히 무언가 치고 올라오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것을 나도 보았고 그녀도 느끼고 있었다.   <장화, 홍련>도 좋았지만 나는 <...ing>를 보면서 정말 좋은 신인 연기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 민아 역은 슬픈 운명의 소녀이면서도 그 아픔을 몰래 혼자 삼키고 밝고 당당한 연기를 해야 하는데 그 해석과 표현을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고 정확하게 해냈다. <장화, 홍련>의 수미 역은 어느 정도 만들어진 범위 안의 연기였다면 민아 같은 경우는 배우 스스로 만들어낸 연기라고 생각한다.   나는 머지않은 미래에 임수정이 한국 최고 여배우 중에 하나가 될 것임을 의심치 않는다. 아무쪼록 자기 것 잃지 말고 좋은 감독, 좋은 시나리오를 만나길 바란다. 임수정과 관련한 <장화, 홍련>의 에피소드 하나   <장화, 홍련>을 찍으면서 공포영화답게 우리는 귀신 소동을 겪은 적이 있다. 귀신 소문의 출처는 염정아였다. 염정아는 촬영을 끝내고 숙소에 돌아오면 숙소 어디선가 여자 귀신이 우는 소리가 들린다고 했다. 그 소문은 여자 스태프들 사이에 삽시간에 퍼져 심지어는 자신들도 들었다는 여자 스태프들이 하나, 둘씩 나타나기도 하였다.   소문의 진상은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밝혀졌다. 그 여자 귀신 울음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임수정이었다. 임수정은 촬영을 끝내고 숙소에 돌아와서는 자신의 연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무언가 자신이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거의 매일 밤 그렇게 구슬프게 울었던 것이다. 마치 자신이 끝까지 책임지지 못해서 동생을 잃었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힌 수미처럼 주인공인 자신이 영화에 대한 책임을 지지 못하고 있다는 공포와 자책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임수정은 영화의 안과 밖, 허구와 현실에서 똑같이 수미가 되어가고 있었다.   영화에서는 동생 수연이를 지키지 못했지만 다행스럽게 현실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게 수미 역을 해내고 말았다. 자신의 부족한 연기 때문에 허구헌 날 촬영이 끝나고 숙소에 돌아와 흐느껴 울던 신인 여배우는 오늘날 가장 촉망받는 여자 연기자 중 하나가 되었다. 3년 전의 눈물이 오늘날 축복이 되어 돌아왔다. 축복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눈물이었다. 아까 누가 궁금해 하길레.. 올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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