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김재원 기자] 베테랑은 무너지지 않는다.

박용택(39·LG)은 대기록을 앞두고 있다. 기존 양준혁의 통산 안타 1위 기록인 2318개에 접근 중이다. 30일 현재 통산 안타 수는 2287개다. 시즌 초 겪었던 슬럼프에서 빠져나온 터라 대기록이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박용택은 개막부터 4월까지 타율 0.330(115타수 38안타) 2홈런 15타점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하지만 30일 현재 0.291까지 떨어졌다. 특히 득점권에서 주춤하며 ‘찬물택’이라는 비아냥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점차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5일 2안타를 기록했고 26일은 무안타였지만 27일 3안타를 때렸다. 이어 29일은 2-3으로 지고 있던 9회 대타로 나와 롯데 마무리 손승락 상대로 2루타를 쳐내 대역전승의 교두보 역할을 했다. 30일에도 1안타를 기록했다.

박용택은 3번 타자다. 최근 잘 치는 타자들도 있지만 류중일 감독은 박용택을 전적으로 신임한다. ‘LG의 박용택’이라는 심리적 위압감이 상대 투수에게 전해지기 때문이다. 류중일 감독은 박용택이 주춤할 때 타순을 바꿀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단호하게 “없다”고 말하며 도리어 “박용택을 3번 아니면 몇 번에 두어야하냐”고 되물었을 정도다. 류 감독은 “라인업을 짤 때는 타순의 무게감을 본다. 상대 투수에게 부담감을 주는 중심타순을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살아난 박용택에게는 또 한 가지 대기록을 앞두고 있다. KBO리그 최초 200홈런-300도루다. 300도루는 일찌감치 2016시즌 달성해놓은 상태로 남은 것은 홈런뿐이다. 하지만 지난 3일 대전 한화전에서 시즌 3호포, 통산 198홈런을 기록한 이후 대포가 터지지 않고 있다. 최근 회복세가 장타로 이어진다면 조만간 대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박용택은 1998년 고졸 우선지명으로 LG 유니폼을 입기 시작했다. 2002년 첫 1군 무대를 밟아 현재까지 LG와 의리를 지키는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선수로 꼽힌다. 특히 2009년부터 0.300 이상의 타율을 보여주며 꾸준한 활약의 대명사로 꼽힌다. 그동안의 노력은 역사에 남을 대기록 수립을 앞두고 있다. 박용택은 KBO리그의 무게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