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술 마시다 분위기가 고조되자 결혼얘기 나왔다

난 생각없는데 혼자서 오케스트라 지휘 시작ㅋㅋㅋ

자기는 결혼하면 ‘내조’에 전념하고 싶다는

콘트라베이스로 악장을 열더라 ㅋㅋㅋ

뭔 개소리로 환장의 하모니를 이룰까 싶어서

가만히 들었다

경제권은 자기가 쥐어야겠대

남자한테 맡기면 허튼데 쓸 것 같다고ㅋㅋㅋ

그러면서 자기는 강북쪽 아파트로 시작해도

괜찮다며 날 바라보는데 일음지로

눈깔 도려낼 뻔 했다 ㅋㅋㅋ

술 좀 깨고나서 스스로 복기해보니 검은 속내를

여과없이 드러낸게 아차 싶었나봄ㅋㅋㅋ

세이콘이신가 씨벌ㅋㅋㅋㅋㅋ

뒷수습 하려고

용돈은 넉넉히 준다는 둥, 어머니 생활비도 잘

드리겠다는 둥 부랴부랴 카톡창을 개소리로 데코하기

시작했다 ㅋㅋㅋ

하지만 늦었다 썅년아 ㅋㅋㅋ

어디 내 통장에 기생하려고 드노 고래회충같은 년ㅋㅋㅋ

내일 만나면 이 핑계로 손절친다

중고보지 설거지 하고 싶은 마음없어서

손절각만 보고있었는데 각 나왔다 ㅋㅋㅋ

지금 당장 말하고 싶어서 입술이 씰룩거리는데

마지막 단도리까지 깔끔하게 잘쳐야지

아는 사람 소개로 만난거라 좆같이 헤어지면

골치 아프다

사실 이년 근무복 입고 떡치는 사나이의

로망만 받아줬어도

심각하게 고민 했을텐데 안된다고

개발광해서 빠른 손절로 가닥잡음ㅆㅆㅆㅆ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