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에서 선수 교체는 신중해야 한다.
특히 팀의 핵심 선수라면 더 그렇다.

큰 부상이나,
사회적 논란,
혹은 개인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정상적으로 뛰던 선수를 바꾼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이번 시즌,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월즈 리핏을 달성했던 4211 원딜, 구마유시가
2군 동부 최하위권 원딜, 스매쉬와 교체됐다.
(참고로 레클레스가 원딜을 맡지 않았다면, 스매쉬 팀은 사실상 꼴찌였다.)

구마유시는 부상도 없었고,
사회적 논란도 없었다.
개인적인 사고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패배의 책임을 묻기엔,
상대는 우승권 라이벌 팀이었고,
결과도 대패가 아니라 접전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그는 아무런 설명 없이 벤치에 앉았다.

스매쉬에게는 행운이었다.

프로 무대에서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평생 2군에서 커리어를 마친다.
1군의 무대를 단 한 번도 밟지 못한 채.

그런데 스매쉬는,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화려한 팀에서 1군 자리를 얻었다.

기대는 크지 않았다.
"조용히 묻어가기만 해도 된다"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단 한 명이 바뀌었을 뿐인데,
팀은 무너졌다.

라인마다 약점이 드러났고,
밴픽 설계도 흔들렸다.
강팀이었던 팀은
단숨에 하위권 팀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기를 지켜본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느꼈다.
"구마유시가 정말 잘했던 거구나."
"스매쉬는 아직 준비가 안 됐구나."

결국 구마유시는 다시 복귀했다.
그리고 스매쉬는 2군으로 돌아갔다.

여기까지만 보면,
당연한 흐름처럼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일부 팬들은
오히려 구마유시를 비난하고,
스매쉬를 감싸기 시작했다.

그들은 말했다.
"고점이 다르다"고.

그러나 진짜 고점은,
말이 아니라 퍼포먼스로 증명하는 것이다.

진짜 슈퍼 루키들은
2군 시절부터 압도적인 개인 기량을 보여줬다.
그리고 1군에 올라와서도 그 무게를 견뎠다.

스매쉬는 2년 동안 그런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다.
첫해를 제외하면,
약점만 두드러졌을 뿐이다.

"고점이 다르다"는 말은
"나는 다이아 실력인데 팀운이 없어서 브론즈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

반면 구마유시는
4년 동안 성장했고,
월즈 리핏이라는 업적을 통해
진짜 고점을 증명해냈다.

그것이 실력이다.
그것이 결과다.

이번 사건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눈에 보이는 진실을 보는가, 아니면 믿고 싶은 것을 믿는가?"

스포츠는 냉정하다.
그리고 냉정해야 한다.
진짜 팬이라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