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영혼의 좌표

괴물해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2.07 01:09:22
조회 98 추천 0 댓글 0

제 영혼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제 영혼은 어디로 가버린 걸까요


제 영혼은 어디에 있기에,


이 두 눈은 현실과 동떨어진 광경을 보고 


이 두 귀는 가 본 적도 없는 도시를 빠르게 달리는 바퀴 소리를 들으며 


이 가슴은 금빛 길 위를 달리던 카트의 엔진처럼 떨리는 걸까요



황금문명 오르에트.


영원에 가깝게 바래지 않는 황금처럼 이 이름도 제 영혼에 아로새겨져 지워지지 않게 된 이유가 뭘까요



길을 걸으면 


아스팔트에 반사된 햇빛은 눈부신 금의 광택이 되고


높이 솟아오른 전봇대들은 신의 얼굴을 그린 토템이 되며


지하철 입구는 고대 유적으로 향하는 길이 되는 이것이 마술이나 저주가 아니면 무엇인가요?



어째서 저는 2024년에 삶과 동시에 2023년 미지의 유적 속에서도 살고 있는 걸까요.



세계를 그리고 재단하던 측량사들의 지도 속에서도,


온 세상의 서사를 기록하며 관리하던 서기관들의 책 속에서도,


노래를 지어 널리, 후대에까지 전하는 음유시인들의 가사 속에서도 


저는 한 번도 오르에트라는 단어를 본 적이 없습니다.



그토록 찬란히 빛나는 광경을 한 번이라도 보았다면,


그토록 웅장히 서있는 고디우스 형상의 조각상을 단 한 번이라도 보았다면,


누군가 그 기록을 남기지 않았을 리가 없습니다.


누군가 그 이야기를 전하지 않았을 리가 없단 말입니다.



아무도 기록을 남기지 않은 그곳의 기억이, 대체 왜 제 가슴 속에서만 살아있는 걸까요.


프레티온이라는 마을에서 오르에트까지 찾아왔다는 녹색 머리칼의 신비로운 소녀의 온기를,


한 번도 여자를 가까이 한 적 없는 제 몸이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 걸까요.



그 의문의 뒤를, 드래프트가 빨릴 만큼 바짝 쫓으면


고글로도 막을 수 없는 바람의 진동이 뺨을 타고 흐르고,


전자파 밴드로도 차단할 수 없는 전율이 온 몸을 타고 흐릅니다.



시속 300km를 넘는 바람같은 속도에도, 닿기만 해도 목숨이 위험한 비밀장치의 위협에도 주눅드는 일 없이


좁고 위험한 돌길을 빙판에서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꺾이는 스펙터 V1은 아름다운 스키드 마크를 그리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넓디 넓은 나라를 제패한 황제도


신의 권위를 등에 업은 교황도


셀 수 없이 많은 보물을 지닌 대부호도



하늘을 제외하곤 머리 위에 둔 것이 없으며 넘쳐흐르는 황금을 발 아래에 둔 우리에게는 부러울 것 하나 없었습니다.


온 세상을 황금과 고디우스의 힘으로 지배할 수 있을 줄만 알았던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역사에 기록된 황제들의 무덤 사이에 있습니까?


수많은 사람이 신으로 모시며 따르는 대현자들의 무덤 사이에 있습니까?


사전 공지도 아니고 뉴스 기사로 유출된 소식에 뒤이어 갑작스레 하드디스크의 저편, 휴지통 속에 들어간 데이터 더미들 사이에 있습니까?



그 시절, 자유롭던 우리의 영혼은 모두 어디로 갔단 말입니까?



우리의 방은 자유로웠습니다. 


누구도 우리의 방을 침범하지 못 했습니다.


누구도 우리의 채팅을 막지 못 했습니다.


아잉련과 응샛기만으로도 우리의 의지를 전하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허나 지금은 영혼의 대화가 단절되었으며 


모여야 할 영혼들은 뿔뿔이 흩어져 기억조차 잊은 채로 살고 있습니다.



황금의 신 고디우스조차 사악한 악마 조재윤을 막아내지 못 했다는 사실에,


나는 슬픔을 느낍니다. 공포를 느낍니다. 분노와 좌절과 온 몸이 쥐어짜이는 듯한 고통을 느낍니다.


그 시절, 미사일과 물폭탄이 난무하는 길에서도 끄떡없던 나의 몸은 오르에트의 토템처럼 무너져내렸으며,


외계인의 우주선이 쏘아대던 전자파에도 멀쩡하던 나의 정신은 빛바랜 황금처럼 흐려져버렸습니다.



그 시절엔, 설령 우리끼리 싸우고 갈라지고 등질지언정 서로 눈물을 보인 적이 없었는데,


지금은 눈물만이 하염없이 흐릅니다.



어린 아기의 눈물은 닦아줄 어머니가 있고 


술 한 잔을 삼키는 대신 토하는 한숨은 들어줄 친구가 있지만


저희의 슬픔은 달래줄 사람이 없습니다.



저희의 영혼이 되돌아올 장소를 돌려주십시오.


카트라이더를 되돌려주십시오.


그것만이, 오직 그것만이 제 유일한 소원입니다.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연예인 안됐으면 어쩔 뻔, 누가 봐도 천상 연예인은? 운영자 24/06/17 - -
3627131 카드맆 ㅈ망함 ㅋㅋ 자동사냥겜됨 ㅋㅋ 카갤러(223.33) 02.19 89 0
3627130 지금 원작견이랑 드맆견들 싸우는거 보면 그거 보는거 같음 ㅇㅇ(120.136) 02.19 80 0
3627129 근들갑 ㅈㄴ심해 [1] 카갤러(218.146) 02.19 112 2
3627128 드립 ㅈ노잼인이유 [2] ㅇㅇ(218.158) 02.19 196 8
3627126 드맆갤 가자 ㅇㅇ 카갤러(223.62) 02.19 77 0
3627125 조재윤은 남았어야했는데 카갤러(223.62) 02.19 77 1
3627124 중카 슬체 [1] 카갤러(172.56) 02.19 108 0
3627118 뉴커팅 어떻게 함? [2] ㅇㅇ(121.172) 02.19 156 0
3627114 드립갤에 빠는글만 보이는 이유 [4] ㅇㅇ(125.185) 02.19 274 2
3627112 아직도 리그타령하는 병신이 있다니 ㅇㅇ(182.221) 02.19 148 3
3627111 넥슨이 압박만 안 넣었어도.... [2] ㅇㅇ(220.93) 02.19 428 3
3627109 카드립 패치이후로 이새끼가 제일 짜증남 ㅇㅇ(110.35) 02.18 413 2
3627108 야 카드립 상태 괜찮아짐? [6] ㅇㅇ(125.139) 02.18 472 0
3627104 유창현,송용준,김응태 아이템전 하는중 카갤러(121.172) 02.18 306 0
3627103 원작유저 질문있습니다 [4] ㅇㅇ(210.126) 02.18 234 0
3627095 데스노트 1부 vs 강연금 [1] ㅇㅇ(118.235) 02.18 82 1
3627094 2024 1st 등급전 3일차 순위 [3] ㅈㄴㄱㄷ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8 686 6
3627093 싱카 공유 [2] 카갤러(62.212) 02.18 610 1
3627092 유저수 1만명 넘는다 [5] 수련회독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8 598 1
3627091 근데 드래프트는 언제까지 우려먹을거냐? 카갤러(211.54) 02.18 100 0
3627090 람보르 얼마임? 3만원하냐?? [4] 휘청거리고있지않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8 232 0
3627088 난 여기 카드립 까고 중카하는게 수련회독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8 129 2
3627084 갓겜 호소인은 들어봤어도 흥겜호소인은 첨보네 [1] ㅇㅇ(118.235) 02.18 164 2
3627083 리그 살려내~~ [7] ㅋㅁ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8 339 0
3627082 미소 지금 못얻음? [1] ㅇㅇ(175.211) 02.18 130 0
3627080 ㅎㅇ 오랜만 [8] 주행은전대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8 182 0
3627074 하디듀인가 뭔가 누군데? [10] ㅇㅇ(222.118) 02.18 1004 17
3627071 카드립 뉴비인데 양학당하고접어요.. [3] ㅇㅇ(106.102) 02.18 245 0
3627069 예전에는 수상비행장 지름길 때문에 세이버 탔는데 ㅇㅇ(106.102) 02.18 83 0
3627068 마일리지 람보랑 패키지 람보랑 다름? [2] ㅇㅇ(118.235) 02.18 140 0
3627067 하디듀???????????????? [2] o o(211.118) 02.18 818 21
3627066 해피예토리 = 하디듀 [6] 카갤러(59.15) 02.18 784 23
3627065 낚시 초대박떳다 씨발ㅋㅋㅋㅋㅋㅋㅋㅋ [2] ㅇㅇ(211.234) 02.18 486 14
3627064 쁘농이 다시 신분세탁하려고 준비중?? [2] 카갤러(39.119) 02.18 642 34
3627063 섭종견들이 부정해도 변하지 않는 팩트는 이번 패치로 떡상했다는거임 [2] ㅇㅇ(39.119) 02.18 372 11
3627061 조재윤 디렉터가 그립다 ㅇㅇ(125.185) 02.18 99 2
3627060 레이싱패스 노란색 카트 획득 경로가 [4] 럽리(210.113) 02.18 116 0
3627058 카트라이더도 북한이 만든거냐??????? 카갤러(220.119) 02.18 160 0
3627054 원작견들 여기모여서 뭐하고있노 ㅋㅋㅋㅋㅋㅋㅋㅋ ㅇㅇ(223.39) 02.18 92 2
3627053 짱깨돈으로 현질까지 했는데 카드립 패치돼서 억울한 도태중남이다 개추 ㅋㅋ ㅇㅇ(121.186) 02.18 141 10
3627052 캐릭터 스킬 << 좆병신 ㅇㅇ [6] 타갤분탕(211.234) 02.18 268 8
3627050 진짜 떡상을 이끌어셨던 디렉터....jpg [2] ㅇㅇ(211.234) 02.18 435 6
3627049 카드립 하는놈들 ㄹㅇ 존경스럽네 [2] ㅇㅇ(118.235) 02.18 320 8
3627032 대가리 깨진 새끼들 이젠 동접 만명이라고 자위중 [13] ㅇㅇ(118.235) 02.18 821 28
3627030 쟤네 한달후에는 또 욕하고 있을거임 ㅇㅇ(125.185) 02.18 88 1
3627029 조재윤 디렉터 시절이 좋았는데, 이대남들이 망쳤다. [1] ㅇㅇ(118.235) 02.18 144 8
3627026 레이싱패스에 있는 노란색 카트요 [1] 럽리(210.113) 02.18 90 0
3627024 우라칸 [3] 럽리(210.113) 02.18 122 0
3627012 피방 점유율 30위권에 스팀 동접 150인데 떡상이 맞냐 [6] ㅇㅇ(211.234) 02.18 243 3
3627010 유저들은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서버 종료를 희망합니다. ㅇㅇ(118.235) 02.18 88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