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 경비는 보통 입구 차량통제가 주 업무인데
부지가 좁으면 차량들에게 순번을 정해주게 됨.
순번을 정하려면 기사들이 경비실에 와서 접수를 해야했고
접수는 높은 확률로 아래처럼 이뤄짐

경비: 어떤 것 때문에 오셨어요?
기사: 빠레뜨 싣고 왔는데
경비: 파렛트만 싣고 계신가요? 아니면 그 위에 상품이 있나요?
기사: 빠레뜨요
경비: 위에 상품 없으시죠? 만약 파렛트로 접수 했는데 상품 올라가 있으면 제일 후순번 되서 18시 넘어가야 들어가요
기사: 아 상품있지
경비: 뭐에요?
기사: 휴지
경비: 휴지가 두루마리에요? 곽티슈에요?
기사: 휴지
경비: 그니까 기사님 휴지도 달라요 어떤거에요?
기사: 모르지 나야
경비: 그러면 뭘 싣고 운반하시는지 모르시는거에요?
기사: 빠례뜨로 올렷으니까 몰러
경비: 그거 그럼 폭탄 같은데 곧 터지니까 빨리 차에 가서 보고 오세요!!
기사: ㅋㅋㅋㅋㅋㅋ 으이 보고오께! 순번 미루면안대야!!


이런 병신대화가 이뤄지는 이유는 보통 탑차에 상차 할 땐 출발지에서 파레트 위에 랩핑 끝난 제품을 지게차로 싣음.
그러면 기사는 당연히 "파렛트 N개" 로 수량을 체크하게 됨


하지만 물류센터는 센터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있던 곳은
내가 있던 곳은 제품군에 따라 시간이나 하차방법이 달라서 저게 되게 중요했음.

접수를 맞게 해줘야 기사가 시간낭비 없이 빠르게 납품 할 수 있고
많은 기사들이 나이가 있다보니까 그냥 무지성 빠레트라고함
(만약 억지로 접수 해달라하면 해주는데 100% 다시 나와서 재접수 하고 센터 문 닫을 때 쯤 나감)

그래서 적응 된 경비들은 농담하면서 웃으며 돌려보내서 물건 확인하고 오게했었음


근데 유독 내 사수만 저게 존나 싫었는지 기사들만 오면 (자기보다 2~30은 많음)
"기사님 똑바로 보고 쓰시라구요"
"글씨 못 읽어요?"
"아니 말을 좀 들으세요"

이런 식으로 신경질적으로 말하니까 가끔 기사들이
"자네는 말투가 왜 그런가? 내가 뭘 그리 잘못했다고" 하면서 싸움

그리고 나는 그거 말리느라 지쳐있었고 ㅇㅇ..



그래서 너무 좆같아서 싸웠음 (대충 대화가 아래처럼 흘러감)

나(23): 아니 적당히 좀 하시면 안되요?
사수(35): 왜 기사들이 이상하잖아
나: 애초에 좋게 말하면 그냥 좋게 끝나는데 싸워서 기분 나빠질 이유가 있어요?
사수: 기사들이 좋게 써야 좋게 넘어가지
나: 근데 ㅇㅇ선배가 먼저 공격조로 말하니까 싸우는거 아니에요
사수: 그럼 니도 나랑 말하지 말던가
나: 하 ㅋㅋㅋ 그럽시다


그리고 6개월 뒤에 사수 지 발로 퇴사함
감히 내 앞에서 가스라이팅을 하려고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