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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몰렛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6.29 18: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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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담호걸_사슴과 늑대의 이야기 4

4.

어딘가 귀찮은듯, 짜증난 듯 들리는 그 몫소리의 주인은 연보라색의 두루마기를 걸친 회색 늑대였다.

“누구…세요..?”

“누가 할 소릴. 너야말로 누구냐?”

“저는 그… 저기 아랫마을 사는…”

“뭐야, 이 동네사람이냐?근데 왜…”

눈앞의 늑대는 내가 굳이 이 험한 산을 오른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말을 꺼냈다가 이내 말을 흐렸다. 내가 등에 이고 온 것을 보고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듯, 누그러진 표정과 함께.

늑대는 무언가 할 말이라도 있는지 나를 향해 다가와 내 옆애 앉았다.

“저..저기…”

“가만있어봐, 안 잡아먹으니까.”

“…네”

늑대는 그렇게 내가 막을새도 없이,내 쪽으로 코를 들이대며

내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무언가 켕기는게 있는지, 혹은 그냥 궁금한게 있는지 내 목덜미 부터 시작해 어께, 팔, 다리, 손까지.“

꼼꼼하고 집요하게도 맡는 그 모습은 무언가를 찾는것도 같았고, 혹은 쫒는것도 같았다.

한참이 지나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나는 늑대를 보며 먼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저기 그… 언제까지…“

”…거참, 팔자 한번 제대로 꼬인 꼬맹이네.“

”네..?”

“조실부모만 해도 만만찮게 꼬인 팔자인데, 하물며 다른 복마저 들어올 길마저 막혔으니… 세상 참 야속하구만.”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의 첫인상만큼이나 좋은 말은 아니였다. 말의 말미에 안타까운듯한 말에서도 보이듯 악의는 없는듯 했으나, 원하지도 않았는데 내 팔자를 읆는 그의 말에는 희망보다는 절망이 더 많을것이라 말하는 저주와도 다를 바 없었다.

나는 그런 그가 갑자기 미워진 탓일까, 방금까지 속절없이 흐르던 눈물이 멈추고 슬픔이 있던 자리를 분노가 채우기 시작했다. 나는 그의 말을 부정하듯, 내 팔과 다리에 다시 힘이돌았다.
나는 거칠게 자리에서 일어나며 늑대에게 눈길 한번 주지않은채, 다시 길을 걷기 시작했다.

“뭐야, 어디가냐?”

“...”

“이 산은 그냥 위험한게 아니라서 혼자 가면 위험할텐데?”

“... 그럼 뭐, 어쩌라고요.”

그가 등 뒤에서 네게 건넨 말은 분명 나를 걱정하는듯한 말이였지만, 나는 그 말조차도 가증스럽게만 느껴질 정도로 마음에 여유가 없었다. 물론 이 늑대의 태도 역시 마음에 들지 않는 탓도 있었다. 

“저는 여길 벗어나고 싶어요. 저는 평생을 매어사는 짐승이 아니라, 전 사람이에요.”

“... 그러냐.”

내가 씹어내듯 말을 뱉어내자, 늑대도 내 감정을 알았는지 말을 아끼는 듯 했다.

“그러니까… 제가 이 산에서 죽는다 해도, 저는 저 마을에서 평생을 사는게 더 싫어요.”

이게 내 진심이였다. 세상에 살아간 이유가 하나도 남지 않았던 난 그저 달아나고 싶었다. 과거의 슬픔으로부터, 나의 족쇄로부터. 설사 이런 생각으로 내가 죽게된다 하더라도 아깝지 않을 목숨을 가지고.

내게 남은건 없으니까.

“네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말이다…”

내 말을 가만히 듣고만 있던 늑대는 무언가 할 말이 있는듯, 입을 열기 시작했다.

“내 산에서 죽을 생각 마라.”

“네…?”

“난 이 산의 산신이다. 여기 산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다 내 책임이니까 말이지.”

자신이 이 산의 산신이라니. 보통 사람이 이런 말을 하면 그저 거짓이라 치부하고 넘어갔겠지만,
첫인상만큼이나  예사롭지 않았던 늑대의 말은, 한치의 거짓말도 없는 듯 했다.

“내가 200년간 이 산에 붙어먹으면서 별의별 꼴을 다 봤지만, 너같은 꼬맹이가 죽는 꼴은 못본다.”

늑대가 뱉는 말은 그저 불평과도 같은 말이였지만, 그 기저에 깔린 감정은 내가 엄마에게 느꼈던 감정과 그리 다르지 않은 감정이였다.

걱정과 연민.

이제 막 만난 낮선 이에게서 느끼기엔 생소한 감정이였다. 아니, 천성이 어지간히 선한 이가 아니라면 가지는것 조차 힘든 감정이였다. 그러나 나는 분명 느낄수 있었다. 이 늑대가 나게에 신경을 쓰고, 걱정을 하며, 연민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사람과 사람 사이, 수많은 시선과 그 사이에 오가는 감정을 싫증이 날 정도로 많이 봐 오던 나는, 이런 서투른 감정도 손바닥 뒤집듯 손쉽게 읽어낼 수 있었다.

어째서일까.

방금 만난 낮선 이, 그것도 200년을 살았다고 말하는 산의 주인이 나를 보고 그런 감정을 느낀다니.
나는 내가 의심스럽기도 하고, 늑대가 의심스럽기도 했으며, 세상이 의심스럽기까지 했다.

혼란스러운 나는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
물론 내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았지만.

“...걱정해 주시는건 고맙지만, 저로썬 할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은걸요. 저 마을에 있긴 싫고, 배운 일은 없고. 남은 가족이라 부를 사람은 아빠 뿐인데, 그 사람은 저에게 관심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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