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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벙글 해발 0m에서부터 한라산 오르기
이번 여름휴가 9박 10일 일본 여행이 승인되어 기뻤던 본인 항상 한번쯤 가보고 싶었던 후지산 정보를 알아보게 되는데... (정보) 후지노미야, 요시다 루트 등등 이런저런 루트가 있어요~ 근데 어느 루트던간에 해발 1000 넘는 곳에서 시작하는게 보통임~ 흠... 이거... 시작포인트부터 해발이 그렇게 높다니... 좀 게이같지 않나?? 라는 생각에서 모든 게 시작되었다 최근 불세출의 산악인 라인홀트 메스너의 "하얀 고독 검은 고독" 을 읽고 모두가 산소통 바리바리 싸가면서 도전하는 에베레스트급 고산을 라인홀트 메스너가 자신의 깡과 체력만 믿고 무산소 등정을 해낸 모습을 보며 깊은 감명을 받았던 본인. 그래 바로 이거야! 이런 고난이도 등산법이 뭐가 있을까? 그러던 내 눈에 띈 것이 가성비 브랜드 씨 투 써밋이 이름을 따온 "씨 투 써밋" 이었다 말그대로 바다에서 정상까지라는 뜻을 가진 이 등산법은 진짜로 노빠꾸로 바다에서 에베레스트 정상까지 오른 사람도 있을 정도로 나름 메이저한 등산법이다 그 대중성에 걸맞게 후지산 또한 시즈오카현 주도로 "루트 3776"이라는 씨투써밋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바다에서 후지산 정상까지 오르는 루트, 추천 숙소, 방법 등을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다시 고민에 빠진 본인... 대충 보니까 이거 총 길이만 42km에다가 3000m급 등산은 인도네시아 아궁산 이후 처음인데... 아무 준비 없이 무대뽀로 하는 건 좀 위험하지 않나? 그래! 우리나라에 후지산이랑 똑같이 화산이면서 최고봉이고 바다랑 가까운 한라산이 있잖아! 한라산을 씨투써밋으로 먼저 해보고 계획을 수정하면 되겠네! 라는 띵킹 프로세스가 있었기 때문에 한라산을 씨투써밋으로 오르게 된 것이다 결전 전날, 일단 제주도에 늦게 도착하고 목표지 주변에서 제일 싼 게스트하우스에서 일찍 잠에 들었다 한라산 씨투써밋도 일본처럼 대중화된 씨투써밋 루트가 존재하나 일본과는 달리 한국에선 공공기관이 아닌 모 업체가 총괄하고 있다 업체이름 언급했다간 바이럴 어쩌구 이야기할게 뻔하니 알아서들 검색해보도록 이 씨투써밋 루트는 바다와 이어진 하천 용진교에서 시작한다 용진교 너머로 보이는 유람선 터미널... 바다가 바로 앞이라는 걸 느끼게 해준다 참고로 이날 본인의 등산 셋업은 군시절 엑스반도 단독군장을 떠오르게 하는 버트팩이다 워낙 루트가 길다보니 날진 1l짜리를 2개 챙기고 하나는 빨대랑 연결해서 어깨 근처에 고정하여 쉽게쉽게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세팅해놓았다 관음사 입구까지 대강 찍어본 네이버지도 참고로 새벽 3시쯤 출발해야 대부분의 경우에 문제없이 하산할 수 있다 한라산은 통제가 빡센편이라 미리 입산신청을 해야 하는 것도 모자라서 13시 이전에 정상 주변 쉼터에 도착하지 않으면 백록담을 못 들어가게 막고 14시 30분 이후로는 백록담에 도착했든 아니든 모두 하산해야 되기 때문에 새벽 6시-8시 입산으로 예약하고 새벽 3시에 제주시에서 출발해서 6~7시 사이에 관음사에 도착해야 13시 이전에 백록담 주변 쉼터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에 별 문제없이 등산과 하산이 가능하다 참고로 후지산은 아직 이렇게까지 빡세진 않지만 앞으로 더 빡세질 예정이다, 관광객들이 별 개지랄을 다하기 때문... 관음사까지 일직선 루트상에 있는 제주 동문시장 원래는 활기찬 곳이고 본인도 제주도 올때마다 자주 들르는 곳인데 이렇게 조용한 걸 보니 영 적응이 안된다 본인을 보고 도망치는 시장 단또 제주도에서 렌터카 빌린 사람들을 괴롭히는 빨간 파란불 동시점등 대체 뭘 어쩌라는건지 알수가 없다 스산한 거리를 건너 가던 와중 아침은 먹어야겠길래 삼각김밥을 샀다 근데 참치마요가 대체 뭘 어떻게해야 국가권력급이노? 이때 혹시 몰라서 점심용 단백질바도 샀는데 이게 신의 한수가 된다 제주시를 벗어날 때쯤 되자 슬슬 올라오는 해 구름 꼬라지 보니 이번에도 백록담 보긴 틀렸다고 생각하고 계속 걸었다 도로 옆 길을 가다 보면 결국엔 인도가 사라진다 이런곳에 사람이 걸어서 갈거라고 고려 자체를 안했기 때문 해드램프 반사 스티커 등등으로 확실하게 잘 보이게 준비하고 차로 안으로 걷지 않는 등 각별한 준비가 필요하다 하여튼 그렇게 차도 옆을 걷다보니 드디어 처음으로 보이는 관음사루트 안내문 이미 출발한지 3시간을 넘어 시간은 6시에 달하고 있었다 6시 조금 넘어 도착한 관음사루트 입장문 6시보다 일찍 와봤자 못들어가기 때문에 딱 시간 잘 맞춘 도착이다 시내구간 지나오면서 마신 물 좀 보충해주고 관음사루트로 출발 아름다운 한라산 등산로의 모습 쭉쭉 올라가다보니 8시 반쯤에 삼각봉 휴게소에 도착했다 예전에 여기서 라면 팔았던거같은데 이젠 안파는 모양이다 반대편 휴게소에서 라면 팔겠지 생각하면서 쭉 올라감 삼각봉 여기서도 구름 보면서 백록담 보긴 글렸군 생각함 본인 한라산 등반은 이번이 5번째지만 백록담은 한번도 본적이 없었다 삼각봉에서부터 존나 고생해서 드디어 도착한 한라산 정상 사람들이 정상성 인증샷 찍으려고 줄슨 모습을 보라... 이때 시간이 대충 10시 반이었다 오 놀랍게도 어제 비가 와서인지 확실하게 물이 차있는 백록담의 모습 구름이 많았지만 바람이 셌기 때문인지 뜨문뜨문 백록담을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이 컵라면을 많이 먹고있는걸 보고 배가 고파졌고, 바람도 너무 세게 불고 있어서 한 10분만 쉬다가 성판악 코쓰로 하산 시작 캬 경치 오진다 진달래 대피소에 11시 반쯤 도착했더니 웬걸 여기도 라면을 안판다 뭐노 씨발?? 하고 검색해보니 한라산에서 라면 안판지 좀 오래되었다... 백록담에서 컵라면 먹던 사람들은 출발하는곳에서부터 보온병과 컵라면을 챙겨온 근성가이들이었던 거시다... 하...이렇게 또 하나가 틀딱의 추억으로 사라졌다 다행히도 아까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외에도 단백질바를 사놨었기 때문에 어떻게저떻게 점심은 먹을 수 있었다 대피소 뒤에있던 모노레일 맨날 레일만 봤지 실물은 이날 처음 봤다 슬슬 아파오는 발을 어떻게든 가다듬으며 드디어 2시 40분경 약 11시간의 여정 끝에 목적지인 성판악으로 하산을 완료했다 무려 38km에 달하는 거의 전술행군급 거리 그리고 1976m에 달하는 고도차이 실제 걸린 시간은 11시간 4분이지만 스트라바는 쉬는 시간은 등산 시간으로 안 치기 때문에 8시간 58분이라고 후하게 쳐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은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성판악 휴게소에서 바로 택시 타고 해수 온천으로 온천욕하러 와서 해수 온탕 조지기 -> 찜질방 -> 해수 냉탕 조지기 를 4회 반복해가며 몸을 조금이나마 회복해둔다 그래봤자 허벅지 존나 아픈거보니 적게 잡아도 3일은 다리 장애인 확정이다 온천 후에는 말고기를 야무지게 조진 후 지금 공항에서 비행기 기다리며 이 글을 작성 중이다 결과적으로 한라산 씨투써밋은 큰 문제없이 성공했으며 이번 여름에 진행할 후지산 씨투써밋을 할 용기가 붙었다 시간과 체력에 자신있는 사람은 한번 도전해보기를 권한다
작성자 : 기신고래(진)고정닉
백두대간 종주 ep.6 [fin]
[시리즈] 백두대간 종주 · 백두대간 종주 ep.1 · 백두대간 종주 ep.2 · 백두대간 종주 ep.3 · 백두대간 종주 ep.4 · 백두대간 종주 ep.5 이왕 쓰는김에 몰아쳐서 쓰는게 좋겠더라구10~12일차를 끝으로 백두대간 종주는 끝이야! 시도해보려는 분들한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해10일차61. 작점고개 (2.67km/5%)무난무난한 고개였으나 그간의 데미지가 상당해서 좀 힘겹게 올랐어지금보니 3키로밖에 안되네,,, 꽤 길었던거같은데요 고개만 넘으면 바로 추풍령이야62. 추풍령 (개꿀ㅋ)추풍령은 다들 알다시피 그냥 동네야 표지석만 수집하고 얼른 다음고개로 갔지63. 괘방령 (3.28km/5.1%)예로부터 과거에 보러가는 사람들이 이 고개를 넘어만 가면 과거에 떡하니 붙어서 온다고 괘방령이야지금도 큰 시험 앞두고 기도하러 가는 사람들이 많은 고개괘방령 가는길에 있는 두루치기집인데 맛이 기가막혀.. 소주안주로도 굿..64. 우두령 (7.53km/5.3%)꽤 길고 험했던 고개야 괘방령 이후로는 민주지산 권역으로 들어오게 되는데 민주지산 이후 부터는 영남권이라고 믿겨지지 않을 만큼 난이도가 빡세져..멀리서 보면 소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우두령인데 우두령 아래에 마을 이름은 우랄마을이야.. 소 머리쪽이 있으니까 아래도 있겠지? x알 쪽에 있어서 그렇대..65. 봄내재 (2.4km/8.3%)별거 아닌 업힐이라 생각했는데 상당히 고각이야.. 엄청나날씨도 더워가지고 고생좀 했어더워진 날씨 탓에 맛이 가버린 가민45도가 말이냐구66. 부항령 (5.6km/6.1%)부항령은 찐 업힐보다는 초입부분에서 좀 조지는 타입이야그래서 도저히 안되겠어서 근처 계곡에 내려가서 몸에 물칠좀 하고 왔지시-원이 때 날씨가 무지 더워서 도저히 못가겠더라구그래서 다운힐 하면 나오는 무풍면 들어가서 그늘에서 해 좀 질 때까지 쉬었어디디67. 덕산재 (2.90km/5.9%)무풍에서 좀 쉬다보니 얼추 각이 나와서 얼른 덕산재를 올랐어원래는 거창까지 들어가려했다가 날씨 때문에 지지덕산재는 내가 올라간 방향 말고 반대편이 찐으로 힘들어덕산재 다운하고 나오는 김천시 대던면에는 숙박시설이 마땅치 않아서 저 멀리 지례면까지 10km나 가서 방을 잡았어여태까지 동선이 꼬인적은 없었는데 처음으로 꼬여버린 동선 ㅠ백두대간 덕에 찍어보는 전 세카이 순위권11일차전날 낮에 엄청 더워서 새벽같이 일어나서 움직였어68. 배티고개 (1.26km/5.7%)무난무난한 고개야거창에 입성했어내 고향이 거창이라서 감격이 두배!흑흑 좀만 더 가면 집이다69. 군암재 (1.65km/8.7%)짧은 거리를 무시하면 안대고각이 심심하면 등장하는 무시무시한 업힐임..!다운힐도 엄청 위험70. 소사고개 (4.76km/5.3%)은근한 약업힐이 꾸준히 지속되는 업힐이야중간에 목줄풀린 개 주의..아! 배티고개부터 칡목재 까지는 가게는 물론이고 민가도 드문 오지중에 오지야... 몇안되는 보급이 진짜 힘든구간이니까 참고해71. 오두재 (3.7km/11.6%)악명높은 무주그란폰도 오두재야무주는 메디오만 출전해봐서 여긴 집근처였음에도 불구하고 처음와봐죽는줄알았다.... 난이도로 따지면 마구령 다음이 오두재인거같아터널로 안가고 구 도로로 끝까지 왔어터널 이후부터는 노면이 급격하게 안 좋아져 ㅠ ㅠㅠ72. 빼재(신풍령) (2.33km/7.9%)나한테는 너무나도 익숙한 빼재야빼재 정상을 가려면 구길로 올라가야하는데 차단봉으로 막혀있어!차량 통제용이니까 자전거는 지나가도 무방해 관리는 하나도 안되어있으니까 자연으로 돌아가고 있는 포장도로라고 생각해..빼재에서 거창방면으로 내려가는 구 도로는 테마파크?가 건설되어서 조심해서 내려가야해 다운힐 중간에 차단기도 있으니 천천히73. 칡목재 (1.5km/11.5%)고각이 장난 아니야..그래도 좀만 올라가면 금방 정상이니까 근방 업힐중에서는 그나마 친절?한편 ㅋㅋㅋ74. 남령 (13.76km/4.2%)무지무지 길고 막판에는 험준한 고각도 가진 남령이야여름철에는 여기 피서객들로 바글바글한 동네지거창구간 통과한다고 어머니가 마중 나와서 밥 사주심 ㅋㅋ남령 지날 때 즈음 오후 2시를 넘기고 있어서 너무너무 더운날씨에 또 근처 계곡으로 피서를 갔지한 두시간 뻐기다가 출발했어 내 카톡 배사 남령에서 육십령 넘어가는 구간이야75. 육십령 (4.1km/5.7%)아주 무난한 3등급 업힐이야 훈련하러 오기 좋아보이는 업힐이지내가 내려간 쪽 다운힐도 적당한 경사에 테크니컬해서 굉장히 재미남 ㅋㅋ그렇게 장계에 도착해서 마무리를 했다10일이 넘어가는 강행군에 심박계도 가민도 자전거도 내 몸도 너덜너덜해서 다들 제정신이 아니야-12일차-드디어 대망의 마지막날오늘은 겨우(?) 4개의 2등급 업힐만 오르면 된단다!10일동안 날씨가 전부 좋았는데 딱 마지막날에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어그래도 전날이랑 전전날이랑 더위에 개고생한거 생각하면 비가 차라리 나은거같아76. 무령고개 (5.88km/7%)무난한데 길이가 좀 긴 업힐이야산과 산 사이를 오르는 길이라 뷰는 썩 좋지못해비오는데 갑자기 풍경이 찍고싶었나봄77. 복성이재 (4.66km/6.9%)난이도 괜찮았던거같은데 비 맞느라 정신이 없어서 잘 기억이 안나 ㅋㅋㅋ 그냥 바닥만 보면서 페달질 했던 기억만78. 여원재 (개꿀ㅋ)사실 복성이재에서 정석적으로 루트를 밟아서 내려가면 여원재도 만만한 업힐은 아니야하지만 구 88고속도로쪽으로 가면 약간의 쇼트컷이 되면서 쉽게 여원재 정복가능해대신 구 88 고속도로 쪽이 엄청 업힐임79. 정령치 (6.27km/9%)대망의 하이라이트... 초 고난도 업힐인 정령치야비가와서 다행히 덜 덥게 갈 수 있었어가민이 여기서 고도를 잘 못잡더라고기압차로 측정하는 방식이라서 비 올때는 저기압이라 부정확하다나암튼 재작년에 지리산 그란폰도에서 다운힐로 갔던 길 떠올리면서 열심히 올라갔지여기서부터 아부지가 반차쓰고 서포트하러 오셨어와 달라 했던건 아닌데 관심이 많으시네 ㅋㅋㅋ진짜 마지막 헤어핀 구간은 죽고싶더라비가와도 아름다운 정령치 뷰80. 성삼재 (5.19km/6.8%)드디어 마지막 업힐인 성삼재야반대방향이었으면 죽었겠지? 다행히 정령치에서 성삼재 가는 방면이라 나름 무난하게 올라갔던거같아 아직도 성삼재 올라가면서 그간의 느낀점들을 고프로에 찍은거 가끔 돌려보는중이야괜히 울컥하는구만완주 !!!!!후련한 저 표정을 보라..!!저 까지 타고 아부지 트럭에 자전거 싣고 집으로 왔어 원래 비 안왔으면 집까지 타고 갈라했는데후후 전세계49등이렇게 혼자만의 아무런 보상없는 도전이 끝이 났어무미건조했던 내 삶에 촉촉한 미스트같은 여행이었다큰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더 단단해지는 계기가 되어서 결정도 잘 할 수 있었던거같아벌써 저걸 한지도 1년이 지났는데 나중에는 역방향도 해보려구언제 시간이 날지는 모르겠지만 ㅋㅋㅋ 다 젊어서 사서고생하는거 아니겠어?일에 치어서 살다보니 자전거 탈 시간은 없고 그래서 한번 기행기 써봤어내가 수학강사라서 글 쓰는 재주는 잘 없걸랑그래도 이 까지 읽어줬다는건 너무너무 감사한 일이지다시한번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궁금한점 있으면 성심성의껏 알려줄게준비물이라던지 루트구상이라던지 예산이라던지잡다하게 적으면 끝도 없을거같아서 ㅋㅋㅋ다시 한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https://youtu.be/HbBqK_LMW3Ahttps://youtu.be/r7AivBCN-js
작성자 : ㄹㄹㅈ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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