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개포 살아본 사람은 알지. 8학군이라는거 빼고 장점이 없었다는거.

아침마다 주차전쟁 벌어지는 5~7단지. 게다가 6,7단지는 언덕이라 울퉁불퉁, 복도식에 6단지 평면 보면 한숨만 나오고 ㅋㅋㅋ

위로는 일원동 반지하촌, 아래로는 민도씹창 1~4 저층 주공단지, 포이동 난민촌, 구룡마을에 세곡동 판자촌에 포위돼 있고, 교통도 ㅄ같아서 버스 안타면 어디를 못 감.

당연히 아파트 가격도 서울 다른 곳들과 비슷한 수준이었고 압구정, 청담 펄펄 날아다닐 때 그냥 서울 변두리 동네 중 하나 정도의 존재감으로 찌그러져 있었다. (개포동이 강남구인지 모르는 사람들도 부지기수였음)

근데 미스테리 했던건 그 장점 없는 동네에 판검사 의사 교사 대기업 임원들이 버글버글 했다는거.  돌샘 유치원 가면 젊은 사모님들이 넘쳐났고, 그랜드 백화점에서는 하루종일 아줌마를 실어 나르느라 바빴다. 그들은 알고 있었던 거지. "현재가치"는 미미할 지언정, 미래 가치는 무궁무진 했었다는걸. 물론 그 믿음의 바탕에는 경기여고 중동고와 같은 우량 학군이 있긴 했었지만.

다시 말하면...당시 나쁜 교통, 좋지 않은 주변환경, 불편한 거주인프라 등은 당시 시세에 정직하게 반영되어 가격을 억제하고 있었고, 그 억제요소들이 제거되었을 때의 폭발력을 많은 사람들이 underestimate 했었다는 것임.

대부분의 강남과 잠실은 이미 단점들이 대부분 보완된 상태이며 몇몇 호재 아닌 호재만 남아있는 상태기 때문에 투자 대상으로서 푼돈은 벌 수 있겠으나 큰 돈 벌로 빠지긴 어렵다. 

하지만 분당은 현재 단점만 시세에 반영되거 있고, 미래가치/호재는 전혀 반영되지 않은 전형적인 초저평가 주다.

더H의 대박을 보고 촉 좋은 형들은 이미 느꼈겠지만, 분당에서 과거 개포의 향기가 진하게 난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