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투데이 황의중 기자 = 두산건설의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신용등급이 투자 시 주의 대상으로 떨어진 데 이어 시공능력평가 13위 자리도 밀려날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24 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잠정실적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두산건설의 유동비율은 71.2%를 기록했다. 이는 대한건설협회가 2014년도 상장 건설사(128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유동비율 121.6%보다 50.4%포인트나 낮다. 또한 작년 3분기 기준으로 유동비율이 낮은 편에 속하는 한화건설(96.7%)·SK건설(113.0%)과 비교해도 떨어진다. 

유동비율은 기업의 단기부채 상환능력을 측정하는 지표로, 비율이 낮을수록 도산 위험이 커진다. 더욱이 건설사는 유동자산에 미회수 가능한 매출채권이 포함돼 실제 유동성은 비율보다 더 취약할 수 있다. 

게 다가 두산건설은 단기성차입금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 연결기준 두산건설의 2015년 12월말 총차입금 1조 3359억원(받을어음 할인 포함) 중 올해 만기 도래하는 단기성차입금은 1조789억원(제84회 CB 풋옵션 행사분 포함)에 달한다. 단기성차입금 비중도 2014년 81.9%에서 2015년 83.1%로 증가했다. 

결국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18일 “단기 채무비중과 금융비용 부담이 커서 영업현금창출을 통한 단기간 대응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투자 시 주의가 필요한 등급인 BB+로 내렸다.  

문제는 재무건전성 악화가 신용등급에 그치지 않고 시공능력평가 순위까지 흔들고 있다는 점이다.  

국 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부터 시공능력평가액 산출 때 공사실적평가액 비중은 작아지고 경영평가액 비중이 커진다. 또한 경영평가액의 산출 지표도 5가지(차입금 의존도, 이자보상비율, 자기자본비율, 매출액 대비 순이익율, 총자본회전율)로 변한다. 국토부 관계자도 “대형 건설사의 경우 시공능력평가에서 공사실적·신인도평가는 작년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며 “결국 올해의 순위는 재무건전성이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건설사들의 순위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두산건설의 경우는 새 지표 적용 시 경쟁사들에 비해 불리하다. 두산의 차입금 의존도는 2014년 33.5%에서 2015년 33.1%로 감소했고, 같은 기간 총자산회전비율은 120.4%에서 127.6%로 늘었다. 반면 자기자본비율은 38.2%에서 33.4%로 크게 줄었고, 이자보상비율은 1.0배에서 -1.1배로,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은 -3.6%에서 -27.6%로 악화됐기 때문이다.

김 가영 나이스신평 수석연구원은 “두산건설은 차입금 의존도와 총자산회전비율 수치가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차입금 상환압력에 못 이겨 차입금을 줄인 것이고, 잉여금이 줄면서 자본금이 감소된 것”이라며 “전년보다 재무가 악화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