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를 다시 되짚어 보자.

사실 그녀가 했던 행동 중 악행이라고 할만한 일은

남의 편지를 허락 없이 맘대로 열어본 것과

진부연에게 시체 검안약을 뿌린 일

이 두 가지가 전부다.

그 외에는 여자들끼리 할 수 있는 신경전이었고,

한 남자를 오랫동안 혼자 좋아한 일은 죄가 아니다.

도리어 윤옥의 존재 덕분에

무덕이가 질투라는 감정을 알게 됐고

그 질투의 감정 덕분에

장욱과 무덕이는 첫 입맞춤을 하게 됐다.

그녀의 악행 덕분에

진부연은 기억을 찾았고

그녀가 기억을 찾았기에

장욱은 진부연과 무덕이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만약 윤옥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일단 시즌1에서는

좋아하는 마음을 뻔히 알면서도

서로 다가가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진도로 고구마를 선사했을 테고.

시즌2에서는

미처 기억을 되찾기도 전에

진설란이 힘을 되찾아

그 안의 낙수의 혼은

자연스럽게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의도가 어떻든

그녀의 존재는 욱과 영 두 사람이

서로의 감정에 솔직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그녀가 있었기에

그토록 서로 그리워하고 원하던 두 사람은

다시 만나 영원히 함께 할 수 있게 됐다.

이쯤 되면

윤옥은 빌런이 아니라

욱과 영을 잇는 사랑의 오작교라고 불러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