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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 군대 빼려고 용쓰다가 나처럼 좆되는 수가 있다...명심해라

거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04.16 06:18:24
조회 706 추천 0 댓글 48


하아...

내가 2008년에 전역했으니 벌써 전역한 지도 2년이 지났네...

많이 늦은 나이에 미국 유학의 부푼 꿈을 안고 처음 jfk 공항에 발을 들였던 그 때였지.
뜨거운 뉴욕의 날씨도, 높은 빌딩들 사이로 세차게 불던 바람도 마냥 좋았어.

도시 바람만큼 차가운 이미지의 그녀를 도서관에서 처음 봤을 때가 기억난다.
평소에 여자들에게 펜 빌려달라는 한 마디 못하던 내가, 그 때만은 뭔가에 이끌린 듯 저녁 먹었냐는 말을 했지.
차가운 인상과는 다른 따뜻한 그녀의 손을 잡고 워싱턴 스퀘어 파크를 거닐던 봄날도 지나고, 우리는 연인으로 발전했어.
내 아파트 1년 계약이 끝나고 집을 구하다가 뉴저지 팰리사이드 파크의 그녀의 집에서 같이 살게 됐고, 행복한 날들을 보냈어.

그녀는 정치학에 관심이 많은 영화 전공이었고, 나는 영화 광인 경제학도였으니, 대화로 밤을 새는 경우도 많았고,
차로 1~2시간거리인 필라델피아에 계신 그녀의 부모님이 가끔 집으로 초대하기도 하셔서 부모님이랑도 친했고.
우리 부모님이 미국 여행 오셨을 때도 그 댁에서 며칠이고 묵으라고 하시고 환대해주실 정도로 친했으니깐.

그러다가 군대 문제가 걸려버리게 된 거야.
유학생은 학교 재학 여부에 상관 없이 나이로 입영연기를 하거든...난 늦깍이 유학생이었으니...

너무 속상한 마음에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왔어.
걔처럼 좋은 여자를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것 같은데, 군대때문에 놓치기는 너무 힘들고, 중학교 때 이민와서 한국 정서에 익숙하지 않은 그녀에게 군대때문에 2년을 기다려달라고 하기엔 너무 미안했지.
오죽하면 낚시줄에 목 매달고 죽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겠어...
결혼을 하면 영주권을 받아서 면제를 받을 수 있지만, 내가 능력도 없고, 나이 많은 학부생인데 쓸 돈만 많지 버는 돈이 없었기 때문에 눈치 없이 결혼하자는 얘기도 못꺼내고...

근데 술에 취하면 못할 얘기도 막 하잖아?
그래서 만취한 상태로 집에 와서 나 군대간다는 얘기를 했던 거야.

며칠간 어색해졌다가 나가서 오랜만에 밥을 먹는데, 걔가 나보고 결혼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물었지.
난 솔직히 너무 하고 싶은데 사정이 안되잖냐고 얘기했는데, 걔네 부모님은 내가 진실한 사람같고 가정 교육을 잘 받은 것 같다고, 나랑 결혼했으면 하셨다는 거야. 집은 양 쪽 다 어느 정도 사니깐 졸업할 때까지만 아기 안가지는 조건으로 돈은 보내주고.
난 솔직히 미안하면서도 며칠간 잠을 못 잘 정도로 너무 기뻤어.
꼭 군대를 빼서가 아니라, 그녀를 놓치는 건 상상할 수 없이 끔찍했거든.

근데, 우리 부모님이 죽어도 결혼식은 한국에서 올려야 한다고, 안 그러면 날 안 볼 거라고 그러시더라고.
그냥 그래서 라스베가스에서 걔네 친인척분들 조금 부르고, 대학 친구들 좀 불러서 조촐하게 결혼식 올리고, 혼인신고 하고 영주권이 나오면 한국에 가서 크게 식 올리자고 했지.

영주권이 나오고, 이제 미국에서 일도 할 수 있게 됐고, 한국에도 들어갈 수 있게 됐지.
한국에 오랜만에 들어간 만큼, 좋은 선물들을 많이 사갔어.
TODS에서 아버지 신발도 2개나 사고, 멀버리에서 어머니 가방도 사고, 에르메스에서 약혼녀 시계도 사주고, 아무튼 선물들을 많이 사갔는데, 너무 많이 사서 인천 공항에서 관세를 물었으니깐.

근데 막상 가족들하고, 친척들한테 선물을 드리니깐 결혼 준비하느라 돈도 많이 들 텐데 이런 걸 사왔냐면서 다들 거절하시더라고..수 번이나 얘기했는데, 이런 거 안받는다고 하시는 거야.
그래서 그냥 예전에 인터넷 쇼핑몰 작게 했었던 게 있어서 거기에다가 팔아서 돈을 좀 벌었어.

그리고 결혼식 날이 왔지.
사람들도 많이 와주고, 진짜 너무 행복했어. 내가 드디어 정식으로 이 사람의 남편이 되고, 곧 아빠가 될 거라는 게.
친구들도 신부 너무 예쁘시다면서 나보고 도둑놈이라고 그러는데, 정말 드레스 입은 그녀 모습은 말로 표현을 못할 정도로 예뻤어.

주례는 아빠랑 막역한 지간인 교수분께서 해주셨는데, 아무 소리도 안들리고 아무 것도 안들리고 진짜 가슴은 터질 듯 두근두근댔어.

"신랑 입장"
아무 것도 들리지 않는 것 같더니 신랑 입장이라고 하니깐 정신이 확 들더라.
카펫을 걸어갔어.
연습한 대로 걸어가려고 했는데 왜 이렇게 다리가 후들거리던지...

그런데 갑자기 남자 세 명이서 뒤에서 뛰어오더니 내 앞을 막았어.
식장은 소란스러워졌지. 헌병 군복을 입고 있었거든.
한 명이 "안녕하십니까. 저희와 함께 가시죠."라고 얘기할 때까지만 해도 난 이게 뭔가.. 이벤트인가 해서 장난식으로 "안가요"라고 얘기했어.
난 이제 미국 영주권자 신분인데 당당해야 되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식은 땀이 줄줄 나더라고.
근데 갑자기 나머지 두 명이 내 팔을 잡고 끌고 가는 거였어.

난 깜짝 놀라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썼는데, 남자 셋을 이겨낼 수는 없었지.
"이봐요. 난 미국 영주권자라고요!!왜 그래요!!"라고 아무리 소리쳐봐도, 가족들과 친척들이 아무리 말리려 해봐도 소용이 없더라.

결국 대여받은 턱시도 입은 채로 그대로 끌려갔고, 논산에서 훈련 받고, 나보다 한참 어린 애들한테 갈굼 받으면서 육군 병장으로 제대했다.
영주권? 국가에서 포기 요구해서 이제 없어.

왜 그런 줄 아냐? 영주권 딴 후에 쇼핑몰에 선물로 산 명품들 좀 관세 내고 수입해서 팔고, 입국신고할 때 잘못 체크해서 그렇게 된 거야..

나와보니깐 그 여자도 이미 다른 남자랑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고 있었고, 주변 사람들도 나 개 병신으로 보고, 학교도 휴학 신청 안하고 갑자기 2년간 공백이 생겨서 아예 못다닐 뻔 하다가 간신히 잘 얘기해서 다시 다니고 있다.
군대에서 하도 갈굼받고, 상황도 너무 좆같아서 우울증으로 죽도록 고생해서 지금 나이 20대 후반인데 벌써 원형탈모 생겼어...진짜로...
솔직히 자살 시도도 몇 번 했다가, 그냥 인생 이렇게 끝내버리면 너무 억울해서, 지금은 벼랑 끝에 매달린 심정으로 죽도록 열심히 살고 있다.
내가 닉을 왜 하필 거지로 지은 줄 아냐?
예전에 집 괜찮게 산다고 그거 믿고 깝치고 살다가 병신돼서 지금은 집에서 거의 버린 자식처럼 돼서 불법으로 스시집에서 일하면서, 학비도 대출받아서 다니는데, 정말 빚만 산더미인 거지라서 그래. 그래서 장학금 주는 학교로 편입하는 거란다... 아니면 굳이 왜 귀찮게 편입을 하겠니.
땅값 비싼 이곳에서 집값도 못내서 진짜 세탁하러 갈 때 낚시바늘로 거미줄 걷어내면서 가야 되는 낡은 집에서 산다.
내가 내 사진이라고 여기 올렸던 것들도 다 내 사진 아니고 남의 사진 도용한 거야.
이렇게 떠돌아다니면서 사는 게 너무 힘들어서 디씨에서라도 스무살 어린애처럼 찌질대고 징징대야 좀 우울한 게 풀리거든.
사람들한테도 24살이라고 거짓말하면서 살아왔는데, 솔직히 얼굴이 폭삭 늙어서 다들 거짓말이란 거 알 거야.
근데 그렇게라도 말 안하고 다니면 내 자신이 너무 비참해지고, 사람들한테 복잡한 얘기 다 해야 돼서 누가 나이 물어보면 그냥 그렇게 얘기하고 다녀. 그리고는 그런 얘기 한 사람들 피해다니지.

알겠니?
너한테 힘든 상황이 닥치면 그냥 눈 딱 감고 헤쳐나가라. 니들은 아직 그럴 수 있는 젊은 나이거든.
지금 과제 많고 시험 많아서 다 피하고 딴 곳으로 뜨고 싶지?
군대도 가기 싫고, 돈도 없어서, 시험 전날 교수가 병에 걸린다든지, 시민권을 따서 군대 면제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힘든 거 다 피해서 놀면서 살고 싶다는 상상 하지?
그래. 안하는 사람이 어딨겠어.
근데 사람이 돈 믿고, 빽 믿고 그렇게 힘든 상황 슬쩍 슬쩍 피해 다니면서 살다 보면, 언젠가 한 번 크게 망하게 돼있단다.

인생 쉽게 살려고 하면 니 꿈을 이룰 수 없어.
내 말 명심하렴.
형이 너희들한테 좋은 얘기 더 많이 해주고 싶은데, 친한 동생놈이 호숫가에 낚시하러 가자고 자꾸 졸라서 이제 가봐야 될 것 같다.
다들 열심히 살아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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