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딸을 하버드(Harvard)에 보낼 수 있다면…."

교육열로는 세계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게 중국 부모들이다. 이들에게 요즘은 자녀를 \'아이비리그(Ivy league)\'로 불리는 미국 명문대에 보내는 것이 지상 최대의 목표로 등장했다. 중국 부모들은 서점으로 달려가 \'하버드 진학 체험기\'류의 서적을 탐독하고, 어린 자녀들의 손을 이끌고 \'하버드 진학반\'이 있는 사설학원 문을 두드린다.

중국에서 \'하버드 열풍\'이 불붙게 된 것은 1999년 하버드대에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입학한 첫 중국 학생이었던 천재소녀(IQ 183) 류이팅(劉亦�·28)의 부모가 이듬해 \'하버드 소녀 류이팅\'이라는 책을 출간한 것이 계기.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참을 수 있을 때까지 들고 있도록 해 인내심을 길러줬다" "초등학교 때 집에서 가장 시끄러운 곳에서 숙제를 시켜 집중력을 키웠다"등 딸을 \'하버드 대학생\'으로 키운 류이팅 부모의 독특한 교육법을 담은 이 책은 200만 부 이상 팔리면서 중국 부모들 사이에 자녀교육 필독서가 됐다.

이 책의 성공으로 서점가에는 \'스탠퍼드(Stanford)대의 은색 탄환\'(2005년), \'우리는 아이를 이렇게 예일(Yale) 대학에 보냈다\'(2007년) 등 아류작들이 줄을 이어 출간됐고, \'하버드 가훈(家訓)\'등 \'하버드\'라는 말로 시작되는 책들만 십여 종이 나왔다. 5일 만난 중국 최대 서점체인인 신화(新華)서점의 한 관계자는 "작년엔 전반적으로 서점가가 불황이었는데도 교육관련 서적은 판매량이 30% 늘었다"고 말했다.

\'하버드 진학 작전\'은 유치원부터 시작된다. \'100% 영어수업, 100% 원어민 교사\'를 내세운 상하이(上海)의 \'하버드 유치원\'에 들어가려면 최소 2년 전부터 예약을 해야 한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한다. 이 유치원들은 1년 학비가 일반 유치원의 20배도 넘는 6만 위안(약 1200만원)에 달하지만 부모들은 돈을 아끼지 않는다. 부모들은 인터넷을 통해 \'스탠퍼드 특효약\' \'하버드 진학 비법\'등 교육관련 정보들을 끊임없이 검색하고 교환한다.

이런 현상은 경제성장으로 가정에 금전적 여유가 생겼는데도 정부의 산아제한정책 때문에 \'한 자녀\'밖에 가질 수 없는 중국적 현실 때문에 발생한다. 부모 입장에선 하나뿐인 자식을 최고로 키우고 가능하면 이들을 통해 노후까지 보장받자는 일종의 \'보험\' 또는 \'투자\'의 의미도 있다. 덕분에 하버드 학부에 지원한 중국 고교생은 1999년에 44명(2명 합격)이었다가 작년에는 484명(5명 합격)으로 9년 사이에 11배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