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해한 것들을 던져놓고 이해를 강요하는 무책임한 행위는 비겁하게도 주로 미성숙한 이들을 상대로 이루어진다

사상과 소리와 모습을 찾기 전 한없이 여리고 예민한 그들은 바닷속의 치어들과 같다

무리에 이탈없이 소속되는 것부터가 필수요 그 무리와 함께 거스를 수 없는, 운명과도 같은 해류에 몸을 맡긴다

강한 물보라를 일으키며 수면위로 뛰어오르거나 혹은 굳센 집념으로 어느 곳으로 향하는 것은 너무 무른 몸을 가진 그들에게는 아직 벅찬 것이다

내 생각엔 바다는 사회이며 치어들은 현재와 미래의 생명력 넘치는 구성원이다 약하지만 재빠르고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이들은 풍요로운 환경속에서 좋은 것을 먹고 보고 듣고 느끼며 살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대충 주워듣거나 어깨너머로 본 것들… 그것만이라도 이들에게 온전하게 줄 수 있으면 다행이련만
치어들에게 기생하는 충들과 다를 바 없는 우리는 하나같이 무능하기에 그것을 전달할 능력이 없다
제 멋대로 재단하고 여과시켜서 그저 뿌릴 뿐이다
뿌려대는 그것의 내용물은 사실 쓰레기와 다를 바 없으며
유행병같은 아니 유행병이라는 병에 걸리는 기현상이 일어난다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느끼는 척 하는 병
이해시키지도 못하면서 화내는 병

고작 어린 이들에게 기생하며 병을 퍼뜨리는 벌레따위들이 자신을 강태공이라 착각하는 꼴을 굳이 굳이 손수 찾아보면서 나는 스스로 기분을 망친다

동시에 과연 나는 익충인가 해충인가 생각해본다
아마도 후자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