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의 나열로 주는 서정의 내러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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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진지하게 빡글 캠프<--라는거 열어볼까 고민중인데 어케생각함 목마,
건전여우가 목마생파얘기하면. 참많은생각이들게됨. 슬렌더7.0
더 이상은 못참겠다 전쟁이다 양지로
칠슼이 갤에있네 푸슈
클럽파티 걍 빡친거 지금와서 생각하면 별거없엇는데 목마,

민서 진짜 너무 무섭네 앞으로 갤에서 볼때마다 눈깔고 다녀야겠다 작성자 : 당빠

단어의 나열로 주는 서정의 내러티브앱에서 작성

김해수

2022.01.23 11:57:36

조회 37 추천 0 댓글 1

28e98923e18060ff3de7d0e04ed0766cdecbc688103e5e4bb2a47f6f23e5db49cd23fcbb910c34dfbf39f3de3f7cff9575

a. 여기 세 단어의 나열이 3개 있다.

a.1. 이별, 눈물, 상처

a.2. 이별, 비누향, 카페

a.1.같은 경우는 이별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두 단어를 이어붙인 것이다. 우리는 나열된 단어 간의 관계가 밀접할 때 더욱 서정적이라 생각하기 쉽상이지만 일반적이고 지나치게 밀접한 단어의 배치는 진부한 느낌 외에 주기 어렵다.

그러나 a.2. 같은 경우는 이별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비누향, 카페 등을 배치했음에도 직관적이고, a.1.에 비해 보다 세련되고 아련한 서정을 느끼게 한다. 이별과 비누향, 카페는 물론 비누향과 카페 또한 서로 어떠한 연관이 없음에도 이런 느낌을 준다는 건 참으로 신비한 일이다.

그렇담 그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문학작품에서 눈물과 상처는 비극적인 이별의 메타포로 사용돼 왔다. a.1.은 누구나 즉각적으로 떠올릴 법한 눈물과 상처의 관계, 이별과 눈물, 또 이별과 상처의 관계를 차용하여 독자에게 비극적 이별의 서정을 알리려 했으나, 도리어 지나치게 직관적인 나머지 독자로 하여금 이별=눈물=상처 라고 인식하게 했다.

이는 이별, 이별, 이별의 단어 배열을 조금 더 비틀어놓았을 뿐, 문장의 표현 기교 중 하나인 점층법의 기대 효과에서 전혀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a.2. 같은 경우는 이별과 일반적, 혹은 직접적으로 먼 비누향과 카페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세 단어 사이의 밀도를 높이고 있다. 이별=눈물=상처로 받아들여지던 a.1.와 달리 이별→비누향→카페의 형태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동일시되지 않는 개념은 일반적으로 시간 순서대로 진행되는 사건으로 인식된다.)

→의 형태는 =와 달리 연속성을 가지게 되고 독자로 하여금 이별, 비누향, 카페의 순서로 이어지는 어떠한 내러티브를 상상하도록 한다. 일반적으로 떠올리기 쉬운 a.2.의 서사는 이렇다.

a.2.1. 이별한 화자가 욕실에서 연인의 비누향을 맡고 카페에서의 이별을 떠올리는 서사.

a.2.2. 이별한 화자가 연인의 비누향을 떠올리며 연인과에 추억이 깃든 카페에 앉아있는 서사.

a.2.1.에서는 중간의 비누향이 매개체가 되어 이별과 카페를 이어주고 있다. 세 단어 가운데 유일하게 장소의 속성의 띠는 카페는 일반적으로 이별의 장소, 혹은 연인과의 만남의 매개체로 받아들여진다. a.2.1.에서는 장소로 받아들여졌기에 이별과 카페(이별의 장소) 사이의 부족한 서사성을 비누향이 내러티브의 중심이자 매개체로서 역할한다.

a.2.2.에서는 카페가 연인과의 매개체로서 역할하며 내러티브의 중심이 되고 있다. 또한 이별과 비누향 사이의 부족한 연관성을 연인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등장을 통해 보완하며 하나의 서사성을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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