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이름 짓기 방식은 익숙한 낱말에 고유한 특징을 덧붙여서 짓는 거임.

1. 사람들에게 익숙하고 구체적인 의미를 전달하는 부분


학교, 식당, 아파트, 성, 닉네임, 상의어, 종개념, 일반명사

2. 그 자체는 아무 의미가 없더라도 다른 대상과 구분되는 고유한 특징을 보여주는 부분

인명, 지역명, 이름, 아이디, 하의어, 유개념, 고유명사

가령 가게 상호나 건물 이름 같은 거 보면 옥분이네 식당, 강남 페이커 타워 뭐 그런 식으로 인명이나 지역명 같은데 가게나 건물의 형태나 용도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짓는 경우가 많고, 사람 이름도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성 + 이름으로 되어있음.

그런데 당연히 이름이란 게 언제나 어떤 부분은 익숙한 의미를 담고 어떤 부분은 고유한 특징을 담고 그럴 수는 없음. 족보있는 양반들 이름에 항렬자가 들어가는 것처럼 경우에 따라선 각 부분이 의미와 특징을 둘 다 담고 있을 수도 있고, 고유명사가 대명사처럼 쓰이는 경우처럼 특징적인 요소였던 게 또 다른 전형적인 의미를 만들어낼 수도 있음.

그렇다고 하나의 이름에 너무 많은 의미를 담다 보면 동명이인이나 sf나 추리소설의 정의처럼 이름과 의미의 괴리가 일어나서 그 자체로는 의미도 특징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기 때문에, 의미도 있고 특징도 담은 이름을 고집하다 보면 갈수록 더 길고 복잡하고 생소한 이름이 필요해지게 되기 마련임.

그래서 보통 사람들은 적당히 익숙하고 의미있으면서도 적당히 생소하고 의미를 알 수 없는, 그 중간의 어느 지점에 있는 이름을 짓는 경향이 있음. 다시 말하면 지금 한창 유행하는 이름을 짓거나 아예 전혀 새로운 이름을 짓기 보다는 '이제 막 유행하기 시작한' 이름을 짓는 걸 좋아한다고 할까.